[Y터뷰] 장기용 "집에 붙여놓은 장나라 사진, 아직 뗄 생각 없어요"

배우 장기용이 호평 속 종영한 KBS2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 속 최고의 수혜자로 등극했다. 뒤돌아보고 싶게 만든 제복 소화력과 깔끔하게 넘긴 헤어스타일 여기에 퉁명스럽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만큼은 자상한, 여심을 녹이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모델 출신으로 그간 단역과 조연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던 그는 '고백부부'에서 장나라가 연기한 마진주를 짝사랑하는 정남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합류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말문을 뗀 장기용은 "'이 역할은 내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임했다. 그 모습을 (제작진이) 예쁘게 봐줬고, 캐스팅이 됐다.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까 생각대로 안 되고, 어린 내가 드라마에서는 선배 역할을 해야 해서 압박도 커졌다. 위축도 되고 자신감이 없었다"면서 "그때 (장)나라 누나가 옆에서 힘이 되었다. 점점 편안해질 수 있었다. 드라마의 수혜자라는 글을 많이 봤는데, 부끄럽다. 내가 준비한 걸 잘 봐준 게 아닌가 싶다"고 미소 지었다.

장기용은 "모든 면에서 정남길에게 끌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남길에 대해 "차가운 이미지인데,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가 있는 아이"라면서 "내면의 아픔을 잘 표현하면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욕심이 많이 났고 최선을 다해 오디션도 봤다"고 말했다.

여심을 설레게 하는 큰 키는 그만의 장점이었다. 여기에 연출을 맡은 하병훈 PD는 "남길이는 무조건 멋있게 나와야한다"는 일념 하에 그를 카메라에 담았다. 장기용은 자신과 같은 모델 출신 연기자 선배인 김우빈을 따라 해보면서 자신만의 정남길을 만들어나갔다.

"정남길은 말도 툭툭 내뱉는, 시크한 느낌이에요. 그 느낌이 뭔지는 알겠는데, 감이 잡히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김우빈 선배님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거든요. 집에서 혼자 우빈 선배님이 나온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참고했죠. 후반부로 갈수록 (마)진주에 대한 감정이 커지면서 설레는 눈빛들도 표현을 해야 했는데, 극의 흐름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지켜보는 타입"이라고 말한 뒤 "무뚝뚝한 스타일이다.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좋아하는 여자를) 멀리서 지켜봤다가 이때가 싶으면 말할 타이밍을 잡는 편"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장기용은 정남길의 감정에 몰입하기 위해 집안 곳곳에 장나라의 사진을 붙여놨다고 고백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포털사이트에 장나라를 검색한 뒤 가장 예쁘게 나온 사진을 프린트해서 방에다가 붙여놨다"던 그는 "밥 먹을 때도 보고, 신발장 옆에도 붙여놓고 출근할 때도 봤다"고 웃었다. 그런 노력은 촬영을 할 때 확실히 그에게 도움을 줬다. "이사를 가기 전까지 그 사진을 떼어낼 생각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작가님께서 '처음에 서툰 거를 감추기 위해 밤낮으로 생각하면서 고민했던 것이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며 "나중에 그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준비했구나'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2012년 서울 컬렉션을 통해 모델로 데뷔한 장기용은 "울산에 사는 내가 모델로서 가치가 있는지가 궁금했다. 현직 프로들에게 평가를 받고 싶었다"며 연기자에 대한 꿈은 모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키워갔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연기에 도전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고 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어나가고 싶어요. 신인이니까 부족한 게 맞잖아요. 부족하지만 그걸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 더 배우로 보이지 않을까 해요. 진지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제가 영화 '신세계'를 좋아하거든요. 느와르 장르의 영화가 있다면 잘 준비해서 오디션을 보고 싶습니다. 키가 큰 사람이 액션을 잘하면 멋있잖아요. 하하."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YG엔터테인먼트,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