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나의 아저씨', 마지막까지 사랑보다 '사람' 말했다

[Y리뷰] '나의 아저씨', 마지막까지 사랑보다 '사람' 말했다

2018.05.18. 오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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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나의 아저씨', 마지막까지 사랑보다 '사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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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 사줄래요?"에서 "밥 한 끼 사줄게요!"

김밥 한 줄조차 맘 편히 먹지 못했던 이지안이 박동훈을 향해 따듯한 밥 한 끼를 약속하기까지. 그를 바꾼 건 결국 사람의 온기였다. 바쁜 일상, 삶의 무게에 치여 일상 속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았던 우리에게 '나의 아저씨'가 되새긴 사람의 가치는 뭉클하고도 강렬했다.

지난 17일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가 종영했다. 이날 최종회에서는 많은 변화를 겪은 지안(이지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안은 동훈(이선균 분)과 윤희(이지아 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청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유일한 가족이었던 봉애(손숙)의 죽음은 지안에게 커다란 슬픔을 안겼다. 그럼에도 지안의 곁에는 든든한 후계동 어른들이 있었다. 특히 동훈의 큰 형 상훈(박호산 분)은 그동안 모았던 돈을 내어 봉애의 장례를 치렀다.

지안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 내음이 가득한 곳에서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몇 년 후, 동훈과 지안은 각자의 행복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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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나의 아저씨'를 둘러싼 시선은 곱지 않았다. 캐스팅 교체부터 도청, 폭행 장면까지 잡음이 이어졌다. 주연 배우 이선균 아이유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었다. 젊은 여성에 대한 중년 남성의 로맨스 판타지를 연상시킨다는 제목에 대한 지적부터, 주인공의 나이 차이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두 배우의 실제 나이 차이는 18세, 극 중 24세다.

제작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소했다. 김원석 PD는 기자간담회에서 "사랑이 아니라 사람을 말하는 드라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도청과 폭력 장면에 대해서도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길 부탁했다. "극이 끝날 무렵에는 '차갑고 우울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따뜻한 이야기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도 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김원석 PD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종영의 순간까지 우려를 낳았던 '남녀 간 애정신'은 없었다. 포옹과 악수, "파이팅"라는 따듯한 위로가 전부였다. 사람에 대한 진솔한 사랑과 위로가 이성 간 사랑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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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의 아저씨'에서 빛난 건 사람 그 자체였다. 물질적 풍요로 인해 사람의 가치가 약해지거나 희석되어버린 세태. 그 속에서 '나의 아저씨'는 오히려 사람 간 연대가 주는 희망, 믿음, 사랑을 말했다. 신기루 아닌 지친 세상에 숨을 내 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했다.

아이유와 이선균은 그 중심에 있었다. 상처로 인해 경직돼 버린 이지안이 좋은 어른 박동훈을 만나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이 결국 시청자를 울렸다. 이밖에 어머니 고두심부터 큰 형 박호산, 술집 주인 오나라, 청소부 할아버지 이영석이 빠짐없이 극을 채웠다,

시청자 역시 이에 화답했다. 18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의 아저씨'는 평균 7.4%, 최고 8.8%를 나타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케이블-종편 동시간대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여러분은 모두 괜찮은 사람입니다. 평안함에 이르기까지 모두 파이팅!'. '나의 아저씨'는 엔딩 크레딧을 통해 이렇게 위로했다. 때로는 지옥 같지만,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 하나만 곁에 있다면 그래도 버텨볼 만한 세상을 선물했다. '나의 아저씨'가 남긴 여운이 짙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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