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놀토'PD "캐릭터와 케미는 반조리 상태, 제작진은 끓이기만"

[Y터뷰②] '놀토'PD "캐릭터와 케미는 반조리 상태, 제작진은 끓이기만"

2019.04.17.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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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놀토'PD "캐릭터와 케미는 반조리 상태, 제작진은 끓이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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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의 성공 조짐은 다양하지만, 흔히 멤버들의 캐릭터가 잡힐 때 가능성을 보게 된다. 두 번째는 그 캐릭터들의 조화로운 케미다.

tvN '놀라운 토요일'의 첫 번째 프로젝트 '도레미 마켓'이 1주년을 맞았다. 그 배경에는 신동엽, 박나래, 혜리, 문세윤, 키, 김동현, 한해, 붐이 빚어내는 차진 케미가 있다. 최근 한해와 키가 동시에 군에 입대하면서 우려도 있었지만, 도레미들의 포용력에 새 멤버 넉살과 블락비 피오의 빠른 적응력이 더해져 새로운 1년을 위한 시너지가 응축되고 있다.

연출자 이태경 PD는 "자연스럽게 멤버의 캐릭터와 케미가 만들어지는게 모든 제작진이 꿈꾸는 바람인데, 정말 얻어걸렸다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그건 제작진이 잘 하려고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라며 출연진들에게 고마워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합을 완성한 것 또한 제작진이니 아예 공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특히 포토샵까지 동원해 여러 후보군을 시뮬레이션하며 팀 전체의 분위기를 심사숙고 했기에 황금 케미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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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프로그램이 그렇듯 저희도 메인 MC 신동엽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을 팀으로 짜봤다. 조금 남달랐다면 신동엽을 중심에 두고 포토샵으로 후보군 조합을 여러가지로 바꿔보며 팀 전체 분위기를 눈여겨 봤다. 그렇게 초기 멤버 7명이 나왔다. 뭔가 설명할 수 없이 그 조합이 가장 좋아보였다. 뭐랄까, 다들 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팀은 기대 이상의 팀워크로 '도레미 마켓'을 1년간 끌어 왔다. 그런데 최근 군입대로 키와 한해, 멤버가 두 명이나 빠지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팀워크가 좋은 만큼 제작진의 고민도 컸을 것.

"만약 예상했으면 그랬으면 군 문제까지 생각했을텐데, 정말 1년이나 갈 줄 몰랐던게 이런 데서 드러난거다. 아쉽긴하지만 국가의 부름으로 가는거니까 기쁜 마음으로 환송해주고 싶었다. 또 후임자를 잘 선택해야하는 상황이었다."

후임 멤버들은 키·한해와 캐릭터가 겹치지 않되, 필드는 겹치도록 구성했다. 아이돌 음악과 랩 전문으로 활약하던 두 멤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또 기존 멤버들과 조화 또한 신경썼다. 고심 끝에 블락비 피오와 래퍼 넉살이 새로운 도레미로 합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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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에 대해 이 PD는 "현재 예능 제작진 중에 싫어하는 경우 별로 없을 것"이라며 "독보적인 캐릭터가 있고 저도 굉장히 좋아한다. 첫 녹화에서 가만히 있는데 자꾸만 눈이 가는 그런 매력이 있더라. 저희끼리 너무 사랑스럽지 않냐는 얘기도 했다. 피오가 녹화 중 잘 일어나는 편인데, 시선이 확 집중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가 된다. 다들 지치는 순간이 한 번씩 오는데 피오가 일어나며면 에너지가 부스트업이 되는 효과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넉살에 대해서는 "기존 섭외의 결을 유지해서 밑바탕이 선한 사람을 데려오고 싶었다. '오늘도 스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멤버들이 넉살이 되게 좋다고 추천하더라. 언더그라운드 때부터 작사·작곡 해 왔다는 점에서 음악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 같았다"라며 "또 방송을 잘 모른다. 하하. 카메라 앞에서 계산하지 않는달까. 아직 어떻게 갈지 명확히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포지셔닝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새 식구가 들어오면서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이제 샤이니와 한해의 노래도 문제로 출제될 수 있게 됐다는 것. 이 PD는 "샤이니와 한해의 노래 두 개를 문제로 띄워놓고 도레미들에게 선택하라고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는데,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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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마켓'의 매력 중 하나는 멤버들이 굉장히 편안해 보인다는 데 있다. 퀴즈를 풀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단순 명료한 미션에 집중한다. 방송 분량에 대한 고민 대신 빨리 퀴즈를 맞히면 맞히는대로, 난처한 상황마저 리얼하게 담아낸다. 제작진은 압박이나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려고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혜리는 실제 방탈출을 굉장히 좋아한다. 녹화장에 오면서 '제작진이 이번엔 무슨 게임 무슨 문제를 준비했을까?'하고 설레면서 오는, 그런 느낌이 좋은거 같다. 많은 프로그램이 대본을 안 주는데, 저희도 대본이 없다. 게스트를 위해 꼭 필요한 질문들이 있을 때 오프닝 대본만 있다. 그것 조차도 분량은 A4 반장도 안 된다."

그래서인지, 신동엽도 '도레미마켓'에서만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진행을 책임져야 하는 메인 MC의 무게를 벗은 그는 어느 때보다 자유롭다. 단어 하나로 지분을 챙기려다 동생들의 구박을 받는다. 잘 모르는 신조어 퀴즈에서 동생들의 답에 숟가락을 얻기도 한다.

"(롤에 있어서) 신동엽과 제작진 생각이 일치했다. 신동엽 형이 MC가 아닌 퀴즈 푸는 걸로 가야한다. 그런데 동생들한테 당하는걸 스스로 재미있어 하는거 같다. 간식 먹을 때 뛰어나오는거 보면, 학원 뺑뺑이 돌던 어린아이가 주말에 놀이공원간 느낌이다.(웃음) 대본 숙지, 제작진 미팅, 게스트 챙기기 등 할 게 많았을 텐데 그 짐을 내려 놓으니 그런거 같다. 저희는 출연자들이 녹화장 오면서 좋아하는게 제일 행복하다. 그게 제일 잘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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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신동엽을 대신해, 붐이 퀴즈 출제자로서 프로그램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명불허전 애드리브와 의외의 섬세함으로 '도레미마켓'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한다.

"출제자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쉽지 않잖나. 다행히 붐이 너무 잘 해주고 있다. 라디오 DJ를 오래 해서 음악에 대한 정보력과 입담이 좋다. 녹화 때는 출연자들도 잘 챙긴다. 특히 '붐카 힌트' 나 '연기 힌트' 같은 건 본인의 역량이지 제작진이 알려준 게 아니다. '지코, 개코, 최백호' 같은 멘트도 붐이기에 가능한것 같다."

팀워크가 단단해지면 제작진이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시청 포인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나래는 다음에 나올 음식을 맞히는 능력을 발휘해 제작진도 예상 못한 의외의 긴장감을 주기도.

"그 또한 제작진이 의도한게 아니라 오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긴거다. 하루는 녹화 중에 '다음 음식 뭘까'이런 얘기를 하는데 박나래가 '보통 탄수화물,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나와'라고 하더라. 별 생각없이 한 말인데 빵 터졌다. 이후에 VJ가 나름 힌트를 줘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찍게 됐고, 나래는 맞혀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서로 일을 준 셈이다. 하하."

'노래방 고인물' 문세윤과 '겨루기남' 김동현은 비록 퀴즈는 최약체지만 '도레미 마켓'에 웃음이 끊이지 않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김동현은 '시간탐험대' 때 함께 했었는데 '순진한' 사람이 아닌, '순수한' 사람 같았다. 때가 타거나 변하지 않을 거 같은 사람이라 좋았다. 문세윤은 제작진 입장에서 참 고마운 캐릭터다. 누가 재미있는 얘기를 하면 큰 리액션과 함께 한 마디를 더한다. 예능적 스킬 굉장히 좋다. 지금은 신동엽도 기대는 존재랄까. '반조리' 상태로 와서 제작진은 그야말로 '끓이기'만 했다."

[Y터뷰②] '놀토'PD "캐릭터와 케미는 반조리 상태, 제작진은 끓이기만"


멤버들 하나 하나 미소를 머금고 이야기하는 이 PD에게서 '도레미마켓' 팀에 대한 애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저희 출연진도 그렇고 제작진도 모두 성격적으로 잘 맞는다. 희한하게 다 착하달까. 그게 너무 좋다"라며 "제가 제일 못됐다"라는 농담으로 팀을 향한 애정을 거듭 드러냈다.

앞으로, 아니 이미 장기 프로젝트가 된 '도레미마켓'.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주년에 거창한 각오는 부끄럽다며, 이 PD는 서서히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진심어린 각오를 전했다.

"방송이 8~9개월 접어들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은데, 방송국에 진득한 정규 프로그램이 있다는건 구색적으로 좋다고 본다. 'SNL코리아'나 '코빅'이 그렇듯 '도레미마켓'도 안정적으로 평균 시청률을 잡아줄 수 있는 위치가 됐으면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 물론 프로그램도 더 발전해야 할 거다. 시기적으로 당장의 큰 변화는 어려울 거 같다. 일단 '호구들의 감빵 생활'이 시작을 했기에 자리가 잡힌 뒤에 변화를 보여주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나름 간식게임이나 힌트 등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선택의 묘미를 더 넓혀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생각이다. 1년은 상징적이긴하지만, 시청자에게 크게 의미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바람은 100회는 갔으면 하는건데, 그때가되면 해외나 야외 등 좀 다른 시도로 특집을 해보고 싶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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