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견디지 않고 즐겨요"…스타일리스트 겸 디자이너 김지혜

[Y메이커①] "견디지 않고 즐겨요"…스타일리스트 겸 디자이너 김지혜

2019.09.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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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고준희· 제시카·이하늬·윤승아·이주연 등. 한번 스타일링을 담당한 여배우들은 모두 패셔니스타 대열에 올려놓고 마는 '신의 손'이다. 바로 스타일리스트 겸 패션 브랜드 '인스턴트 펑크' 대표 김지혜(36)다.

YTN Star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김지혜 스타일리스트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스타일리스트로 시작해 패션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가 되고, 유튜브에도 도전한 그의 바쁜 일상을 들여다봤다.

◆ 인형 옷입히기를 좋아했던 아이

어릴 적부터 유달리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스타일리스트는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영화감독이었던 조부와 영화배우였던 조모, 그리고 미술을 전공한 고모들까지…예술을 가까이하고 사랑했던 집안의 가풍도 유년시절 그에게 큰 영향을 줬다.

"어릴 때부터 매거진을 많이 봤고, 패션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았어요. 인형놀이를 좋아해서 맨날 옷을 갈아입히고, 중학교 때는 친구들이 중요한 날 뭐 입냐고 하면 스타일링을 해주곤 했어요.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전공했고, 24살에 어시스턴트로 시작했죠."

김지혜는 송혜교, 이다해, 한지혜 등을 담당했던 채한석 실장의 어시스턴트로 시작했다. 4년 동안 실무를 배웠고, 28살에 독립했다. 독립 후 배우 고준희의 스타일링을 전담하면서 패션계에 이름을 알렸다. 채한석 실장과는 아직도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멘토를 묻는 말에도 망설임 없이 그를 꼽았다.

"제 멘토이자 롤모델은 항상 채한석 시장님이에요. 항상 의지하는 아빠 같은 분이고, 실장님은 지금까지도 스타일링을 열정적으로 하고 계세요. 예전엔 혼내기도 하셨지만, 지금은 너무 친근하고 편해요. 실장님이 잘 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나와서 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여배우를 패셔니스타로…고준희 패션의 완성

독립한 그는 스타일링을 맡는 배우들마다 대표 패셔니스타 대열에 올려놓으며 이름을 알렸다. 그의 스타일링을 보면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과 과감함이 눈에 띈다. 럭셔리한 의상이 대세였던 때에 믹스매치를 시도했고, 롱드레스 일색인 시상식에서 캐주얼한 원피스룩을 시도하기도 했다.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링은 믹스매치에요. 생각하는 패션 공식이 있어요. 온도가 0부터 100이라고 할 때, 드레시한 원피스를 입었다면 스니커즈를 매치해서 50 정도로 맞춰주는 거죠. 하나만 다른 느낌의 아이템을 매치하면 더 스타일리시하게 보일 수 있어요."

많은 여배우들의 수많은 의상을 스타일링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의상은 역시 고준희의 의상이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동료가 아닌 절친이 된 그들. 김지혜 실장은 새로운 아이템을 제안하면, 고준희가 늘 완벽하게 소화한다며 극찬했다.

"준희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입었던 의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미니스커트에 농구화를 매치해 화제를 모았죠. 지금 담당하고 있는 이하늬 언니도 패션에 대해 도전하는 걸 망설이지 않는 스타일이고, 제시카는 워낙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고 혼자 스타일링도 잘하죠."

◆ "패션 브랜드, 입고 싶은 옷 만들고파 론칭"

2015년부터는 패션 브랜드 '인스턴트 펑크'를 론칭해 더 바빠졌다. 그의 취향이 완벽하게 반영된 브랜드다. 자신이 좋아하는 옷,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어서 론칭했다고. 제일 좋아하는 민트색으로 로고를 디자인했고, '인스턴트 펑크'라는 이름은 좋아했던 재즈밴드의 이름에서 따왔다.

"클래식함을 기반으로 약간의 트렌디함을 넣어서 만드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트렌치코트는 어느 브랜드에나 있지만, 우리 제품은 소재적인 변형을 준다거나 오버사이즈 요소를 주는 식이죠. 옷을 많이 보는 스타일리스트다 보니 좋은 옷을 만들고 싶어서 무엇보다 소재를 제일 먼저 생각해요."

브랜드 론칭 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빠르게 왔다. 최근 면세점에 입점했고, 프랑스 파리의 쇼룸에도 입점하게 됐다. 탄탄한 실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 최근에는 포브스코리아 선정 2030 패션 분야 파워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만든 건 아니지만, 저희 브랜드의 옷은 국내 의류 중에서는 길이가 길고 오버사이즈라 유럽인들이 좋아해요. 앞으로도 예쁜 옷들을 제작해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다 아는 한국 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

◆ "최근 유튜브 도전…다양한 패션 콘텐츠 제작해보고파"

본업인 스타일리스트에서 브랜드 디렉터로 영역을 확장하고 겸업을 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그. 이도 모자라 올 초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소통에 나섰다. 스타일리스트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스타일링 팁부터 소소한 에피소드들까지 공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가 직업이 3개인데, 사실 지금 제 마음속 1위는 유튜브에요(웃음) 너무 호기심이 많고 추진력이 좋아서 이렇게 됐어요. 최근에는 위급할 때 쓸 수 있는 팁을 공개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앞으로도 스타일리스트가 알려줄 수 있는 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그는 스타일리스트이자 브랜드 디렉터 그리고 패션 유튜버로 왕성하게 활동해나갈 계획이다. 본업인 스타일리스트로서의 활동과 더불어 브랜드의 경우 파리 진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내년 여름 아이템 제작에 들어갔다고. 바쁜 일상이지만, 그는 "즐기며 한다"며 웃었다.

"힘들 때도 물론 있죠. 하지만 단순하고 긍정적이라 힘든 일이 있어도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견뎌야지' 생각만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 이 일을 좋아하고,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놀면서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늘 해 나가고 있어요."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 (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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