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2019.11.27.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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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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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운전을 할 때, 요리를 할 때... 책을 읽을 때, 산책을 할 때도 음악은 훌륭한 BGM이 되죠. 올 한해, 여러분들은 어떤 음악을 자주 들으셨나요?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지난주부터 저희가 2019 음악계 결산을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지난주 방송분 기사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보셨어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네, 봤습니다. 제가 항상 방송한 날 밤에 기사를 확인하는데, 저 뭐 잘못한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요. 댓글이 너무 많아서요. 다행히 악플 하나 없이 다들 각자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고 계시더라고요.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결산을 진행할 텐데, 모쪼록 오늘도 많은 분이 좋은 정보 얻어 가시면 좋겠습니다.

조현지 : 좋습니다. 오늘 준비하신 내용은 어떤 건가요?

정민재 : 지난 시간에는 저희가 올해 국내의 음악 이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오늘은 올해 뛰어났던 해외 음악에 관해 소개를 좀 하려고 합니다. 제가 그간 뉴스를 품은 음악 시간에 팝 가수들도 참 많이 소개했고 노래도 들려드렸는데, 오늘 시간은 2019년을 종합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올해 들은 팝송 중 기억에 남는 곡 어떤 곡 있으세요?

조현지 : 올해 좋은 팝송이 정말 많았는데,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인 것 같아요. 처음엔 조금 낯설고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들을수록 강렬한 중독성에 매료됐어요. 민재 씨는요?

정민재 : 올해도 좋은 노래가 참 많았죠. 현재 빌보드 차트 1위에 스코틀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루이스 카팔디의 ‘Someone you loved’라는 노래가 올라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발라드곡입니다. 2020년에 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오는 셀레나 고메즈의 ‘Lose you to love me’라는 팝 발라드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고요, 제가 방송 초기에 소개했던 조나스 브라더스의 ‘Sucker’ 이 노래도 훌륭했죠. 독일의 메탈 밴드람슈타인이 10년 만에 발표한 노래 ‘Deutschland’, 빌보드 차트에서 20주 1위 신화를 쓴 릴 나스 엑스의 ‘Old town road’, 국내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던 앤 마리의 ‘2002’, 총기 규제를 촉구했던 마돈나의 ‘God control’ 같은 노래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누구보다도 활약이 돋보였던 가수는 래퍼 리조와 팝 가수 빌리 아일리시 같아요. 조현지 아나운서는 리조라는 래퍼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조현지 :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어떤 가수인가요?

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정민재 : 리조는 미국 미시건 출신의 1988년생 가수인데요, 2011년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 올해 세 번째 정규 앨범 를 발표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분의 이력 중 특이한 건 플루티스트라는 건데, 대학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바 있고, 무대에서 플루트를 활용해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리조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이 가수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녹아있는 메시지입니다. 영어로는 ‘Body Positivity’, 이게 우리말로 옮기면 자기 몸 긍정주의 정도인데, 내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이든, 내 몸매가 어떻든 나는 내가 좋고 소중하다는 태도입니다. 리조가 올해 발표한 앨범 를 음원 사이트에서 검색해보시면 표지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리조가 나체 상태로 앉아서 카메라를 그윽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흔히 사회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몸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렇지만 리조의 태도는 자연스럽죠. 뭐가 문제냐는 듯 말입니다.

조현지 : 저도 사진을 봤는데, 그냥 정말 편안하게 앉아 있네요. 사실 이렇게 파격적인 사진을 찍는 인물은 대부분 균형 잡힌 몸매, 사회적으로 칭송받는 몸매가 많았잖아요.

정민재 : 그렇죠. 리조는 노래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잠시 후에 들어볼 ‘Juice’라는 노래에서 리조는 나는 참 멋져, 난 귀여운 애야, 나 이렇게 태어난 애고 노력하지 않아도 돼, 라며 자신감을 드러냅니다. 리조의 이러한 활동은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는데, 정작 리조는 이걸 두고 지나치게 의미부여 하는 건 경계합니다. 리조가 어느 라디오 방송에 나갔을 때, 진행자가 리조를 엄청나게 치켜세웠대요. 리조의 이런 앨범 커버는 아름다움에 관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것이며, 여성들을 위한 선언이며, 이런 식으로요. 리조가 그 말을 쭉 듣고 있다가 불쑥 끼어들면서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당신 내가 지금 뚱뚱해서 그런 소리만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이것도 선입견의 재생산이란 거죠. 자신은 그저 자연스러운 표현을 했을 뿐이라고요. 이런저런 메시지도 좋지만, 리조는 일단 음악을 참 잘한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빈티지한 소울 펑크 사운드를 재료로 아주 감각적인 힙합 트랙을 만들었어요. ‘Juice’ 들어보시면 분명 반하실 겁니다.

M. ‘Juice’ - Lizzo

조현지 : 노래 정말 매력적이네요. 이 가수의 뮤직비디오, 무대를 찾아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요. 올해의 뛰어난 해외 음악에 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하실 곡은 어떤 곡인가요?

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정민재 : 사실 이 노래는 제가 여러 번 방송에서 소개했고 저희 뉴스를 품은 음악에서도 집중적으로 조명한 적이 있습니다만, 오늘은 결산이라서 또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입니다. 저희가 그때 방송에서 이 곡을 소개하고 노래를 들으면서 솔직히 음악이 귀에 잘 들어오진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조현지 아나운서는 그 이후로 빌리 아일리시 좀 들어보셨어요?

조현지 : 최근 다른 음악 예능에서 우리나라 가수들이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를 커버한 영상을 봤는데요. 원곡과 느낌이 또 달라서 신선했고, 다시 빌리 아일리시의 원곡 들으니 강한 중독성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빌리 아일리시를 이렇게 거듭 강조할 만큼 빌리 아일리시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거죠?

정민재 : 그럼요. 이미 여러 지표가 올해는 빌리 아일리시의 해였음을 가리킵니다. 며칠 전에 내년 2월에 열리는 62회 그래미상 후보가 공개됐는데, 여기서 빌리 아일리시는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참고로 조금 전에 소개한 리조는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내년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후보에 오른 가수가 됐죠. 빌리 아일리시는 그래미의 4개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앨범상, 최고의 신인상 후보에 모두 올랐고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베스트 팝 보컬 앨범 후보까지 올랐습니다. 이미 내년 그래미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죠. 그리고 빌보드에서는 올해의 여성으로 빌리 아일리시를 선정했고요, 며칠 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선 올해의 신인상, 최고의 얼터너티브 록 가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조현지 : 이야. 저희가 방송에서 소개할 때만 해도 라이징 스타 정도였는데, 한 해가 다 가고 나니 엄청난 결실을 거뒀군요. 이 말은 빌리 아일리시를 대중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한편, 전문가들도 이 가수를 호평하고 인정했다는 건데, 빌리 아일리시의 힘을 뭐라고 보세요?

정민재 : 일단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음악을 가장 먼저 얘기해야죠. 힙합과 일렉트로닉의 시대에 이 둘의 황금 비율을 찾아내 배합하고, 중독성 강한 팝 멜로디를 얹어 대중을 사로잡는 음악이 매우 뛰어납니다. 여기에 가사와 콘셉트로 보여주는 선명한 개성이 빌리 아일리시의 인기를 견인했죠. 일종의 하드보일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어둡고 차가운 노랫말과 충격적이고도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이 10대, 20대를 정조준 했다고 봅니다. 이미 올 한 해 지겹도록 많이 들으셨을 테지만, 다시 한번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 들어보시죠.

M. ‘Bad Guy’ - Billie Eilish

조현지 : 2019년의 기억할 만한 팝송들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곡은 어떤 곡인가요?

2019 해외 팝 결산! 빌리 아일리시·리조·킬러스

정민재 : 마지막 곡을 두고 참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사실은 라나 델 레이의 음악이나 마돈나, 개리 클락 주니어의 음악을 틀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오늘은 미국의 밴드 킬러스가 올해 낸 신곡을 소개하겠습니다.

조현지 : 선곡을 고민하신 이유가 있나요?

정민재 : 물론 다들 음악도 좋지만, 조금 전 얘기한 라나 델 레이, 마돈나, 개리 클락 주니어, 킬러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별도, 장르도 각기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안티 트럼프‘ 성향의 음악을 발표했다는 것이죠. 물론 이들보다 훨씬 많은 가수들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트럼프 정권에 반기를 들어왔습니다. 힙합의 영역에선 셀 수 없이 많고요, 메이저와 인디를 막론하고 수많은 가수가 계속해서 음악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죠.

조현지 : 사실 국내에선 대중예술가가 작품으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요.

정민재 : 그렇죠. 반면 영미에선 오래 전부터 대중적인 영향력을 지닌 뮤지션들이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라나 델 레이는 올해 낸 새 앨범에서 신자유주의, 물질주의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오늘날 미국 사회와 트럼프 정부를 비판했고요, 마돈나는 총기 규제 법안에 소극적인 미 정권을 통렬하게 혼냈습니다. 킬러스와 개리 클락 주니어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거대한 국가 장벽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죠. 개리 클락 주니어의 ‘This Land’, 킬러스의 ‘Land of the Free’가 그런 노래인데요, 오늘은 킬러스의 노래를 들어보겠습니다. 가스펠 콰이어와 함께 감미로운 선율감을 들려주면서도 메시지의 측면에선 이민자의 힘으로 세워진 이 땅의 자유를 지켜나갈 것을 촉구하는 멋진 노래입니다.

조현지 : 네,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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