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VIP' 표예진 "온유리, 불륜 상대인지 모르고 선택했죠"

"'VIP' 시놉시스에는 박성준(이상윤)이 만나는 여자가 온유리라 나와 있지 않았어요. 나중에 듣고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하고 싶었습니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끝내 유리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배우 표예진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드라마 'VIP'(극본 차해원, 연출 이정림) 종영 인터뷰에서 배역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이같이 답했다.

SBS 월화드라마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VIP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극'이다.

매회 놀라운 반전으로 전개를 이어간 이 드라마는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고, 지난 24일 대장정을 마쳤다.

표예진은 "가장 애정을 많이 쏟은 작품이라 오랫동안 못 보낼 것 같다. 끝난다는 게 실감도 안 난다"며 "연기하면서 마음이 힘들었지만, 촬영장이 행복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대장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이 드라마에서 표예진은 유일한 삶을 사는 의미였던 엄마를 잃은 후 박성준(이상윤)을 향한 마음이 더욱더 커진 온유리 역을 맡았다. 프라이빗 스캔들의 중심에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캐릭터로 매회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당신 팀 남편 여자'를 찾는 이야기로 한껏 궁금증을 모았던 이 드라마에서 중반부 불륜의 당사자로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당연히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심하더라고요. (웃음) 개인적인 욕도 많아 나중에는 잘 안 봤어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다행이었죠. 다만 '유리가 지나온 삶과 힘듦을 누구도 이해 못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좀 외로웠습니다."

표예진이 접한 시놉시스에는 박성준이 만나는 여자가 온유리라고 나와 있지 않았다고. 표예진은 "시놉시스에는 유리가 강인하고 사회 초년생의 아픔을 딛고 꿋꿋이 나가는 역할로 적혀있었다. 이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첫 미팅에서 유리가 성준의 여자라는 걸 듣고 깜짝 놀랐어요. 전 정말 아닌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하고 싶었습니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상황이 이해됐어요. '힘들고 외롭게 자란 유리라면 절실한 무언가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고요. 큰 도전임에도 재밌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컸죠."

도전이 쉽지만은 않았다. 늘 센 감정을 유지하는 게 때론 벅찼다. 할 수 있는 범위 그 이상을 해야 했기에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럴 때일수록 무엇보다 온유리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작품에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왔어요. 하지만 이 캐릭터는 저랑 살아온 게 너무 달라 이해가 쉽지 않았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고요. 유리만의 아픔이나 감정에 진실하게 다가가려 노력했고, 끝내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불륜 상대 찾기보다도 배우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사람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전자에 유독 쏠린 관심이 아쉽기도 했단다. "드라마를 다시 한 번 보면 각자의 세밀한 감정변화가 좀 더 잘 보이지 않을까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은 그다.

"결국 'VIP'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모두에게 사정이 있기에 남을 쉬이 알 수 없다는 걸 이야기해 좋았습니다. 전담팀 인물들은 현실에 있을 법한 고민을 해요. 그중 한 명이 유리인 거죠. 부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역할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온유리가 아닌 실제 자신의 입장으로 드라마를 봤을 땐 "실제 상황이라면 성준과 유리를 살려둘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다"며 웃었다.

"저라면 폭주할 것 같아요. 저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정선이가 대단해보이고,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몰입했구나' 이해되죠."

"그간 밝고 발랄한 캐릭터만 해서 도전적이고 악에 받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VIP'로 안방에 존재감을 단단히 새겼다.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더 많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조금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해보고 싶은 역할과 장르가 정말 많습니다.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의 청춘 드라마는 어떨까요? 털털하고 똑 부러진 친구, 열심히 사는 역할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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