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자극의 펜트하우스-왜곡의 조선구마사

[Y초점] 자극의 펜트하우스-왜곡의 조선구마사

2021.03.25. 오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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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가 바람 잘 날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에 비해 시청자들의 호감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피로감을 더하는 자극적인 설정, 역사 왜곡 의혹 등 민감한 이슈에 늘 거론되고 있는 것.

먼저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보이며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1회 19.1%(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매회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20일 10회에서 26.6.%를 기록하며 금토 드라마의 범접할 수 없는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켰다.

이 작품은 자녀 교육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모의 뒤틀린 애정, 부동산과 재산을 기준으로 철저히 나눠진 계급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 인물들 간 대립 구도는 회차가 거듭될 수록 더욱 치열해졌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연출과 전개 속도는 이미 시청률이 보여주듯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다소 충격적이고 과하다는 평도 존재한다.

당장 지난 10회 방송만 보더라도 주단태(엄기준 분)가 배로나(김현수 분)를 죽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트로피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배로나의 머리를 내리 찍었고 피를 흘리는 모습이 여과없이 방송되면서 안방의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당초 해당 방송분은 19세 이상 시청가로 편성됐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의 특성상 미성년자들도 얼마든지 시청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섬세한 배려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날 방송은 주단태에 약점을 잡혀 살고 있는 천서진(김소연 분)의 모습도 자극적이었다. 주단태와 천서진의 결혼계약서 내용은 현실이었다면 범죄에 가까운 내용이 담겨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펜트하우스'는 명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빠른 전개로 인기몰이 중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과하고 폭력적인, 잔인한 일부 장면들은 시즌1부터 지금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루라도 피를 보지 않고 사람이 죽어나가지 않으면 지금의 시청률을 올릴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최근 첫 방송을 시작 한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펜트하우스’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앞서 지난 22일 방송된 '조선구마사'에서는 등장 인물들의 식사 장면이 전파를 탔다. 여기서 등장한 술상에 중국과자 월병과 중국음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태종, 양녕대군, 충녕대군, 최영 장군 등 이미 대중에게도 익히 알려진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해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 작품은 해외에도 소개되는 작품인 만큼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에서 8.9%라는 높은 시청률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방송 1회 만에 해당 논란에 휩싸이며 2회 시청률은 6.9%로 하락했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현재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글을 비롯, 제작 지원 광고에 참여한 기업들이 대거 광고 철회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조선구마사' 제작사 측은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하여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면서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SBS 측 역시 이 사안에 대해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SBS 드라마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도는 이미 급하락 중이다. 시청률은 빨간불을 켜고 상승 곡선을 그릴지 몰라도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막장 설정', '역사 왜곡 의혹'과 같은 논란들을 자초하는 SBS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눈초리가 따갑다. 시청률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되지 않고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주는 SBS 드라마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gshn@ytnplus.co.kr)
[사진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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