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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유산, 가출, 폭력, 흡연. 열여덟살 소녀가 짊어지기에는 육중한 사회문제들을 꽉꽉 눌러 담았다. 십대 임산부의 좌충우돌 유산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다.
주인공 세진(이유미)은 같은 학교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안 그래도 살기 팍팍한 와중에 담임 선생과 교제하다가 임신까지 했다. 불안해하는 담임에게 세진은 말한다. 나 애 뗄 건데? 애 떼게 돈 좀 줘. 하지만 담임은 답답하게 굴기만 하고, 결국 세진은 교장 선생의 강요에 떠밀려 더 이상 임신으로 발설 금지 각서를 쓰게 되기에 이른다.
애를 떼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을 나선 세진은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을 만난다. 주영과 함께 온갖 사고만 치며 돌아다니던 중, 재필(이환)과 그의 친구를 만나 더 큰 사고를 치며 시궁창 같은 현실에 발을 내딛는다. 그 현실엔 진짜 어른들은 없다. 어른들의 부재 속에서 세진은 어른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원래 관심 없었잖아요, 우리한테. 우리도 살아야 되잖아요. 세진은 자신의 비행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망가진 채 살아가기를 선택하지만, 그 현실에 안주하기도 전에 더 큰 풍파를 맞으며 모든 관계가 무너져내린다.
영화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되고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KTH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이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 화제성의 근간에는 이환 감독의 전작 ‘박화영’이 있다. 유튜브 조회수 1185만 회를 기록하며 ‘비공식 천만 영화’로 불린 ‘박화영’은 마이너 영역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정작 감독은 ‘어른들은 몰라요’가 ‘박화영’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번 신작은 ‘박화영’의 스핀오프 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박화영’에 조연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 세진을 주인공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했다. 두 작품 사이엔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폭풍우처럼 휘몰아치고, 어른들의 부재로 각종 폭력과 탈선에 노출된 청소년 가출 팸의 적나라한 현실을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전해지는 메시지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 속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선을 농밀히 탐구했던 ‘박화영’과 달리 ‘어른들은 몰라요’ 속 인물들의 행동에는 공감성이 결여됐다. 관객들은 극중 인물들이 서로에게 부대끼며 도대체 무얼 확인하고 싶었던 건지 헤아릴 수가 없다. 비단 영화를 본 관객이 어른들이라 몰라서 때문만은 아닌 듯싶다. 영화를 받아들이려면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이 어느 정도 납득이 돼야 하는데, ‘어른들은 몰라요’는 이러한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애초에 불쾌하라고 만든 영화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뒤 관객이 얻어갈 수 있는 건 불쾌한 감상 뿐이다. 메시지를 내포한 영화라기엔 절망에 절망이 거듭되는 한 십대 소녀의 비극에 치중하다 보니 자극만이 난무하고 울림이 적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빛을 발한다. 주인공 세진을 연기한 이유미는 뛰어난 존재감으로 힘 있게 극을 이끈다. 걸그룹 EXID 멤버 하니가 아닌 신인배우로 출사표를 던진 안희연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을 보조한다. 이환 감독은 영화의 메가폰을 잡는 동시에 영화 속 재필 역을 맡아 ‘똥파리’에서의 활약을 잇는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러닝타임 127분. 15일 개봉.
YTN Star 이유나 기자 (lyn@ytnplus.co.kr)
[사진제공 =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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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세진(이유미)은 같은 학교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안 그래도 살기 팍팍한 와중에 담임 선생과 교제하다가 임신까지 했다. 불안해하는 담임에게 세진은 말한다. 나 애 뗄 건데? 애 떼게 돈 좀 줘. 하지만 담임은 답답하게 굴기만 하고, 결국 세진은 교장 선생의 강요에 떠밀려 더 이상 임신으로 발설 금지 각서를 쓰게 되기에 이른다.
애를 떼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을 나선 세진은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을 만난다. 주영과 함께 온갖 사고만 치며 돌아다니던 중, 재필(이환)과 그의 친구를 만나 더 큰 사고를 치며 시궁창 같은 현실에 발을 내딛는다. 그 현실엔 진짜 어른들은 없다. 어른들의 부재 속에서 세진은 어른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원래 관심 없었잖아요, 우리한테. 우리도 살아야 되잖아요. 세진은 자신의 비행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망가진 채 살아가기를 선택하지만, 그 현실에 안주하기도 전에 더 큰 풍파를 맞으며 모든 관계가 무너져내린다.
영화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되고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KTH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이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 화제성의 근간에는 이환 감독의 전작 ‘박화영’이 있다. 유튜브 조회수 1185만 회를 기록하며 ‘비공식 천만 영화’로 불린 ‘박화영’은 마이너 영역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정작 감독은 ‘어른들은 몰라요’가 ‘박화영’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번 신작은 ‘박화영’의 스핀오프 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박화영’에 조연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 세진을 주인공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했다. 두 작품 사이엔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폭풍우처럼 휘몰아치고, 어른들의 부재로 각종 폭력과 탈선에 노출된 청소년 가출 팸의 적나라한 현실을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전해지는 메시지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 속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선을 농밀히 탐구했던 ‘박화영’과 달리 ‘어른들은 몰라요’ 속 인물들의 행동에는 공감성이 결여됐다. 관객들은 극중 인물들이 서로에게 부대끼며 도대체 무얼 확인하고 싶었던 건지 헤아릴 수가 없다. 비단 영화를 본 관객이 어른들이라 몰라서 때문만은 아닌 듯싶다. 영화를 받아들이려면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이 어느 정도 납득이 돼야 하는데, ‘어른들은 몰라요’는 이러한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애초에 불쾌하라고 만든 영화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뒤 관객이 얻어갈 수 있는 건 불쾌한 감상 뿐이다. 메시지를 내포한 영화라기엔 절망에 절망이 거듭되는 한 십대 소녀의 비극에 치중하다 보니 자극만이 난무하고 울림이 적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빛을 발한다. 주인공 세진을 연기한 이유미는 뛰어난 존재감으로 힘 있게 극을 이끈다. 걸그룹 EXID 멤버 하니가 아닌 신인배우로 출사표를 던진 안희연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을 보조한다. 이환 감독은 영화의 메가폰을 잡는 동시에 영화 속 재필 역을 맡아 ‘똥파리’에서의 활약을 잇는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러닝타임 127분. 15일 개봉.
YTN Star 이유나 기자 (ly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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