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미나리 to 오스카' 윤여정...가장 강력한 여우조연 라이벌은?

배우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SAG)을 비롯해 총 36개의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유력한 오스카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SAG 수상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아카데미상 투표권을 가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과 SAG 조합원 상당수가 겹치기 때문. 지난 10년간 SAG 여우조연상 수상자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일치하지 않았던 경우는 2019년 '콰이어트 플레이스'에 출연한 에밀리 블런트 한명 뿐이다.

또 다른 메이저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에선 '모리타니안'의 조디 포스터가 여우조연상을 가져갔지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조디 포스터가 들지 못하면서 윤여정에게로 수상 예측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변의 역사가 많은 오스카인만큼 끝까지 긴장을 놓아선 안된다. 미국 전역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오스카의 지지를 얻고 있는 여배우가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시즌에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보랏2'의 마리아 바칼로바가 그 주인공이다. 불가리아 출신의 배우 마리아 바칼로바는 '보랏2'로 할리우드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타국 출신의 배우가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오스카 후보에 지명됐다는 점이 윤여정과 닮아 있다.

13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보랏2'는 카자흐스탄에서 징역 생활을 하며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내던 보랏이 국가의 특명을 받고 다시 미국으로 가게 된 내용을 그린 풍자 코미디다. 픽션과 리얼리티를 오가는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제작된 '보랏2'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걸 막기 위해 기획됐으며, 실제 트럼프 지지자들의 리얼한 모습들을 담아내고 코로나19가 덮친 미국 사회를 풍자해 뜨거운 이슈로 군림했다.

극중 주인공 보랏의 딸 투타 역으로 출연한 마리아 바칼로바는 트럼프의 최측근이자 뉴욕 시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를 속이고 인터뷰를 나눠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바칼로바는 영화를 위해 루돌프 줄리아니와 호텔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침실에 가서 대화를 계속하자"고 제안해 장소를 옮겼다. 이때 줄리아니가 침실에서 바카로바의 신체를 만지고 자신의 바지 앞섶을 손으로 만지는 장면이 추후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논란이 일어났다.

마리아 바칼로바는 무도회 장면에서 다산을 기원하는 카자흐스탄 전통 댄스를 추며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다수의 외신은 마리아 바칼로바가 무도회 장면에서의 열연으로 관객, 언론, 평론가들에 이어 오스카까지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화제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고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로 자리매김한 마리아 바칼로바는 앞서 전미비평가협회상, 런던비평 협회상, 크리틱스초이스시상식, 뉴욕비평가협회상, 시카고비평가협회상 등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메이저 시상식에서 연달아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만큼 윤여정의 가장 막강한 라이벌이다.

윤여정은 이달 미국 LA에서 25일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마리아 바칼로바를 비롯해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에 도전하는 윤여정이 이들을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YTN Star 이유나 기자 (lyn@ytnplus.co.kr)
[사진제공 = 판씨네마, 아마존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