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서복’ 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부담감도 있었다”

[Y터뷰②] ‘서복’ 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부담감도 있었다”

2021.04.13.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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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서복’ 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부담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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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나리오 작업에만 9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시나리오 작업이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가 있다면?

이용주 감독 : 개인적으로 저도 궁금하다. 너무 경직됐던 것 같다. '건축학개론' 흥행이 되고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쉰 적은 없지만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초고가 나오기까지 3년이 걸렸다. 너무 오래 걸린 셈이다.

너무 진중한 이야기라 선뜻 발을 떼지 못한 것 같다. 이런 면에서도 개인적으로 반성을 하고 있다. 너무 긴장했던 것 같다. 다음 영화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Y터뷰②] ‘서복’ 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부담감도 있었다”

Q. ‘불신지옥’에 이어 두려움이라는 소재를 복제인간이라는 주제로 풀어내셨다. 두려움이라는 주제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용주 감독 :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두려움과 욕망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 무엇을 욕망하는지 바라보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넓은 집으로 가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가난해져서 작은 집에 사는 것이 두려움이다.

욕망과 두려움은 결국 해소되지 않고, 해소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이 믿음이다. 이러한 과정이 한 사람을 형성하는 근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두려움과 욕망을 잘 알고 있다면, 불필요하고 형체가 없는 욕망을 제어하면 두려움도 줄어들 것이다.

[Y터뷰②] ‘서복’ 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부담감도 있었다”

두려움을 없앨 수는 없는 인간의 숙명과 같다. 어떻게 응시하는지 그 태도가, 그 사람을 형성하는 근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이것이 영원히 영화적인 주제가 될 것 같다.

Q. 영화는 노골적으로 죽음과 두려움에 관하여 묻고 있습니다. 한 가지 질문이 여러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연속되고 반복되는데, 은유와 비유보다는 직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연출하신 의도가 있다면?

이용주 감독 : 이러한 반응을 경계하고 걱정도 했다. 편집할 때도 밸런스 맞추려고 노력했다. 주제가 직설적으로 느껴질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편집한 것이 지금의 완성본이다. 신경 썼던 지점이긴 하다.

[Y터뷰②] ‘서복’ 이용주 감독 “’건축학개론’ 이후 9년… 부담감도 있었다”

밸런스가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편집을 했기 때문에, 지금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있다.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 다음 작품을 할 때도 저에게는 ‘서복’이 중요한 타산지석이 될 것 같다. 영화가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반성의 자세로 바라보고 있다.

Q. 다소 철학적인 주제를 다룸에 있어 부담감은 없는지, 관객들에게 서복이 어떤 영화로 기억되길 바라시는지 궁금하다.

이용주 감독 : 부담이 있었지만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전에 했던 것보다는 조금 경직된, 진지한 자세로 임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시도도 저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필요했던.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다. 이러한 시국에 영화를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어떤 식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없다. 다만 관객들이 재밌게 즐기고, 어떤 분에게는 인상적인 영화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런 생각으로 영화를 찍는다. 이미 찍은 영화들과 앞으로 찍게 될지 모르는 영화들까지, 항상 바라는 것은 ‘오랫동안 회자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두고두고 회자하고 기억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서복’ 역시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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