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꼬꼬무'는 성장 중…유혜승PD "눈 떠보니 대박 맛집 된 기분"

[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로 대화의 맛을 전하는 유혜승PD입니다.

반말로 진행되는 교양프로그램이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어렵거나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세 명의 이야기꾼을 통해 전한다. 이야기꾼과 이야기 친구, 둘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이미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은 '교양 있는' 방송의 틀을 깨고(?) 반말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시청자를 이해시키기 쉽고, 친근함을 전할 수 있는 덕분에 이 '반말 방송'은 파일럿부터 시즌2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파일럿부터 시작된 '꼬꼬무'는 거듭 성장 중이다. 유혜승PD는 "시즌2로 넘어오면서 프로그램이 다루는 아이템들의 스케일이 더 커졌다. 훨씬 더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다"며 "하나의 사건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사적인 시선으로 확장해보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덕분에 '꼬꼬무' 시즌2는 전 시즌에 비해 이미 잘 알려진 사건들을 다시 되짚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지는 만큼, 제작진이 들여야 할 품도 많아졌다.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취재에 몰두하다보니 한 편의 에피소드를 준비하는 데에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유 PD는 "예전 기사를 찾거나, 당시 사건 담당 형사 혹은 기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 취재 과정이 기억의 조각 모음을 모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꼬꼬무' 시즌2에 투입된 연출자만 10명 남짓이고, 이들이 돌아가면서 에피소드를 맡는다. '꼬꼬무'만의 통일된 색깔을 내기 위해 10명 남짓의 연출자들은 인터뷰 장면 속 인물의 위치, 톤 등 미묘한 부분까지 약속한대로 연출하고 있다.

파일럿부터 시즌2까지 4~5편의 에피소드를 맡았던 유혜승PD는 가장 취재하기 힘들었던 에피소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취재할 때마다 매번 어렵다"고 답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서진 룸쌀롱 사건 편은 가해자였던 고금석이 사형을 당해서 이 세상에 없다 보니 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도 알 방법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만 고금석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편집 방향을 판단하기가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즌2의 첫 편이었던 12.12 사건의 경우에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시점을 잡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야기의 스케일 뿐만 아니라, '이야기꾼' 장트리오(장도연, 장성규, 장항준)의 성장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유 PD는 "파일럿 때는 이런 대화 형식이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에 출연진도 많이 긴장을 했었다. 하지만 시즌1, 2가 지나면서 출연진도 노하우를 많이 터득해서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다. 다들 스토리텔링 방식이나 색깔을 스스로 고민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야기꾼'에게 주어지는 대본은 없다. 이야기의 방향성을 표시한 키워드만 담긴 큐카드와 자료들을 받은 '이야기꾼'들은 각자 내용을 공부하고, 키워드에 맞게 이야기를 만들어 현장에서 '이야기 친구'에게 '그날 이야기'를 전한다. 즉, 이야기는 '이야기꾼'들의 몫이다. 이에 유 PD는 "세 명의 색깔이 다 달라서 세 명을 합쳐 놓으면 묘하게 재밌고 조화롭고 다채로운 느낌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대본을 주고 그대로 해달라고 한다면 부자연스러울 거예요. 각자의 '말 맛'이 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출연진도 어느 정도 이 콘텐츠나 주제에 대해 알고 있지 않으면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한 형식이에요. '이야기꾼'들도 애정이 있다 보니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제작진이 제공한 자료 외에 더 찾아보시고 준비해오셔서 이야기를 보태주시죠. 저희 입장에서는 다행이에요. 출연자들의 진심이 녹아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담을 수 있으니까요."

장트리오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장항준이다. 장도연, 장성규는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방송인이지만, 장항준의 본래 직업은 영화감독. 유 PD는 "사실 방송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지 예상을 할 수 없었다. 기대 반, 긴장 반이었는데 적중이 잘 된 것 같다"며 장항준까지 완성된 장트리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장항준 감독님이랑 잘 맞는다. 너무 재밌게 말씀하는 스타일이시고, 본인의 경험도 많으시다 보니 경험, 배경지식에서 오는 깊이가 상당하다"고 극찬했다.

오로지 대화로 진행되는 만큼, '이야기꾼'의 말을 들어주는 '이야기 친구'의 리액션도 중요한 요소다. 유 PD는 "각자 경험해온 것들, 성별, 나이, 배경에 따라 반응이 모두 다르다. 똑같은 이야기를 '이야기꾼'과 '이야기 친구'에 따라 세 번씩 촬영을 하는데도 모두 각자 다른 부분에서 감정이입을 하고,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게 흥미롭다"고 촬영 현장에 대해 말했다. 이어 "'이야기 친구'가 시청자를 대변하는 역할이지 않나. 그래서 이야기 친구의 반응, 생각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들도 아주 리얼한 반응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 PD는 "사람에 따라 누구에겐 별로 놀랍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 것들까지도 거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녹여내는 편이다. 그 사람들이 느끼는 게 진짜니까"라고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이야기꾼'의 섭외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이야기꾼'과 '이야기 친구'가 친분이 있는 관계여야 한다는 대원칙에서 출발해 성별, 연령 등을 다양하게 안배하고 있다. 유 PD는 "'이야기 친구'는 프로그램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고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무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고령의 시청자를 대표하는 '이야기 친구'로 이순재를 섭외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먼저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는 연예인들도 많아졌다고. 시즌이 진행될수록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 PD는 "세상이 바뀐 느낌이다. 눈 뜨고 나니까 대박 맛집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며 "우리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Y메이커②] 유혜승PD "'꼬꼬무', 결국 사람과 인생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YTN star 오지원 기자 (bluejiwon@ytnplus.co.kr)
[사진제공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