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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를 두고 해학과 풍자의 민족이라고 한다지만 요즘의 추세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당장 양반을 비판하는 탈춤을 보고도 ‘양반 비하’ 논란으로 번질 것만 같다.
이처럼 ‘예능을 다큐로 받는 시대’가 된지는 오래다. ‘무한도전’에서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을 두고 마치 연산군 시대의 채홍사를 연상시킨다는 황당한 의견이 나오자 MC와 제작진이 곤장을 맞은 것은 웃자고 시작한 일에 죽자고 덤비는 것이 실제로 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런 분위기 아래 최근에는 이런 논란이 방송인의 생계를 끊어 놓는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논란을 침소봉대(針小棒大) 해서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하차시키고야 말겠다는 시청자들의 행동은 의견 제시를 넘어 폭력 그 자체다.
먼저 박나래는 지난 3월 24일 공개된 유튜버 헤이지니와 함께 한 콘텐츠 '헤이나래'에서 남자 인형의 팔을 늘려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는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며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박나래는 같은 채널에서 문제가 된 행동보다 더 수위가 높은 성적 소재의 개그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정작 첫 공개 당시에는 ‘웃기는 일’ 정도로 치부되었던 일이 시간이 흐르자 일종의 전과가 되어 버린 것.
결국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도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앞선 자필편지를 통해서도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사과했지만 성난 일부 대중은 박나래의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명특급’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재재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포토월에서 초콜릿을 먹었다는 이유로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초콜릿을 집어먹는 재재의 손가락 모양이 남성을 비하하는 특정 커뮤니티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청와대 국민 청원 사이트에는 재재의 지상파 출연 금지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글에는 재재가 대학교 재학 당시 사이버 불링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가 백상예술대상에서 보인 행동이 고의적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KBS 시청자 권익센터의 청원 게시판에는 KBS2 ‘연중 라이브’에서 활약 중인 리포터 김태진의 하차를 청원하는 글도 올라왔다.
김태진은 지난 18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문명특급’의 진행자 재재를 언급하며 “‘재재만큼 인터뷰를 해달라’는 글이 달리는데 나는 인터뷰를 준비할 때 네이버 10페이지를 다 보고 필모그래피도 다 외우고 가는 사람”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배우 송중기의 팬미팅 진행자 자리를 재재에게 빼앗긴 점을 지적하며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 “내가 재재를 울리려고 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태진은 대중에게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재재에게도 직접 연락해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음을 알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중은 김태진의 ‘연중 라이브’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그가 ‘연예가 중계’ 시절부터 활동 해 온 KBS 연예 프로그램의 상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가 이런 이유로 정말 하차까지 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왜 최근 대중은 이렇게 남의 밥줄을 끊어놓지 못해 안달인 것일까. 이에 대해 한 예능 관계자는 “복수가 복수를 낳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코미디가 웃음을 유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무언가를 깎아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런 방법을 불편해 하는 층이 생겨났고 이에 대한 반발로 그들을 고루한 사람들로 보는 세력도 생겨났다”며 “이 두 세력이 ‘네가 내가 좋아하는 예능인을 하차시켰으니 너네도 당해보라’는 식으로 무리한 하차 요구를 하는 것이다. 결국 논란이 발생하면 해당 예능인의 하차까지 봐야 직성이 풀리는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런 대중의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마피아나 야쿠자들 간의 세력 다툼을 보는 것만 같다. 적어도 그들은 자기 조직원들끼리 피를 보고 말지만 지금의 편 가르기는 엄한 예능인들만 쥐 잡고 있는 듯 하다.
YTN Star 곽현수 기자(abroad@ytnplus.co.kr)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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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예능을 다큐로 받는 시대’가 된지는 오래다. ‘무한도전’에서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을 두고 마치 연산군 시대의 채홍사를 연상시킨다는 황당한 의견이 나오자 MC와 제작진이 곤장을 맞은 것은 웃자고 시작한 일에 죽자고 덤비는 것이 실제로 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런 분위기 아래 최근에는 이런 논란이 방송인의 생계를 끊어 놓는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논란을 침소봉대(針小棒大) 해서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하차시키고야 말겠다는 시청자들의 행동은 의견 제시를 넘어 폭력 그 자체다.
먼저 박나래는 지난 3월 24일 공개된 유튜버 헤이지니와 함께 한 콘텐츠 '헤이나래'에서 남자 인형의 팔을 늘려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는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며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박나래는 같은 채널에서 문제가 된 행동보다 더 수위가 높은 성적 소재의 개그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정작 첫 공개 당시에는 ‘웃기는 일’ 정도로 치부되었던 일이 시간이 흐르자 일종의 전과가 되어 버린 것.
결국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도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앞선 자필편지를 통해서도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사과했지만 성난 일부 대중은 박나래의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명특급’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재재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포토월에서 초콜릿을 먹었다는 이유로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초콜릿을 집어먹는 재재의 손가락 모양이 남성을 비하하는 특정 커뮤니티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청와대 국민 청원 사이트에는 재재의 지상파 출연 금지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글에는 재재가 대학교 재학 당시 사이버 불링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가 백상예술대상에서 보인 행동이 고의적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KBS 시청자 권익센터의 청원 게시판에는 KBS2 ‘연중 라이브’에서 활약 중인 리포터 김태진의 하차를 청원하는 글도 올라왔다.
김태진은 지난 18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문명특급’의 진행자 재재를 언급하며 “‘재재만큼 인터뷰를 해달라’는 글이 달리는데 나는 인터뷰를 준비할 때 네이버 10페이지를 다 보고 필모그래피도 다 외우고 가는 사람”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배우 송중기의 팬미팅 진행자 자리를 재재에게 빼앗긴 점을 지적하며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 “내가 재재를 울리려고 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태진은 대중에게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재재에게도 직접 연락해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음을 알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중은 김태진의 ‘연중 라이브’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그가 ‘연예가 중계’ 시절부터 활동 해 온 KBS 연예 프로그램의 상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가 이런 이유로 정말 하차까지 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왜 최근 대중은 이렇게 남의 밥줄을 끊어놓지 못해 안달인 것일까. 이에 대해 한 예능 관계자는 “복수가 복수를 낳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코미디가 웃음을 유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무언가를 깎아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런 방법을 불편해 하는 층이 생겨났고 이에 대한 반발로 그들을 고루한 사람들로 보는 세력도 생겨났다”며 “이 두 세력이 ‘네가 내가 좋아하는 예능인을 하차시켰으니 너네도 당해보라’는 식으로 무리한 하차 요구를 하는 것이다. 결국 논란이 발생하면 해당 예능인의 하차까지 봐야 직성이 풀리는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런 대중의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마피아나 야쿠자들 간의 세력 다툼을 보는 것만 같다. 적어도 그들은 자기 조직원들끼리 피를 보고 말지만 지금의 편 가르기는 엄한 예능인들만 쥐 잡고 있는 듯 하다.
YTN Star 곽현수 기자(abroad@ytnplus.co.kr)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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