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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서인국 고생? 조인성·이민호에 비해 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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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서인국 고생? 조인성·이민호에 비해 덜 미안해”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1970’... 거친 야수들의 세계를 펼쳐보이며 충무로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한 유하 감독이 신작 ‘파이프라인’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케이퍼 무비다. ‘파이프라인’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용되지 못한 ‘도유’를 소재로 풀어내는 범죄 오락 영화로,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다.

2019년 11월에 크랭크업한 영화는 긴긴 기다림 끝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물론 여러 가지 내부 여건들로 인해 개봉이 거듭 미뤄지기만 하다가 이달 26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강남1970’(2015) 이후로 유하 감독이 야심차게 선보이게 된 차기작이다. 그 사이 ‘노비 반란’을 다룬 영화 ‘화척’을 추진했다가 제작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어도 보고, 영화 소재에 대한 제작사의 요구사항도 점차 바뀌어나갔다. 그 과정을 거쳐 탄생한 영화가 바로 ‘파이프라인’이었다.

“제작사는 어쨌거나 썩쎄스 스토리를 요구했다. 워낙 모두가 살기 어려워지다 보니 비극적인 소재는 지양하자는 주의였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를 받아서 각색해봤다. 평소 기름도둑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도유 소재는 저에게도 굉장히 새로웠다.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를 만들고 싶진 않아서 공식을 따라가되 비트는 작업을 시도했다. 도둑들이 기름을 훔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재앙을 막아내는 결말로 장르를 좀 뒤집어봤다.”

[Y터뷰①]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서인국 고생? 조인성·이민호에 비해 덜 미안해”

대한민국 최고의 천공 기술자 핀돌이(서인국)를 주축으로 오합지졸의 팀이 뭉쳐, 수천억 가치의 기름이 흐르는 송유관을 뚫는다. 소재며 줄거리며 애시당초 지난한 고생이 예견된 작품이었다. 배우들은 공식 자리에서 좁고 폐쇄적인 땅굴에서 고군분투하며 영화 촬영을 했던 지난날들을 회상했고, 특히 서인국은 밧줄에 묶여있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손가락이 마비됐다는 일화를 풀기도 했다. 하지만 유하 감독은 “전작 배우들에 비하면 덜 미안하다”는 솔직한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비열한 거리’에 출연한 조인성씨나 ‘강남1970’에 출연한 이민호씨야말로 진창에서 제대로 구르지 않았나. 적어도 ‘파이프라인’ 촬영 현장은 에어컨은 나왔다(웃음). 게다가 요즘은 52시간의 제한이 있어 오래 촬영을 할 수도 없었다. 물론 전작들에 비해 ‘파이프라인’이 정신적으로는 좀 더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유하 감독은 ‘파이프라인’을 ‘비루한 인간들의 카니발’이라고 정의했다. 영화라는 장르가 곧 루저들의 예술이기 때문이라는 게 감독의 설명. 창작자이다 보니 ‘파이프라인’ 주인공들처럼 마이너한 인생에 더욱 관심이 간다고 한다.

“있는 자들의 이야기보다는 루저들, 결핍된 자들, 출구가 막힌 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영화에 나오는 도둑들이 핀돌이를 제외하고 전부 초보다.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지하로 내려온 이들. 방탕해서 카니발이 아니라, 버티기 위해 여는 카니발이다. 젊은 애들 표현대로 ‘존버’ 카니발이랄까. 어떻게든 악착같이 버티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묘사해봤다.”

[Y터뷰①]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서인국 고생? 조인성·이민호에 비해 덜 미안해”

‘파이프라인’을 연출하는 데 있어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는 코엔 형제의 ‘레이디 킬러’를 언급했다. 도둑들이 땅굴을 파고 지하실에서 금고를 훔치는 내용의 케이퍼 무비로 공식을 따라가지만 전형성에 대한 조롱과 전복을 꾀한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 외에도 감독은 ‘델리카트슨 사람들’ ‘언더그라운드’ 등의 영화들을 추천하기도 했다.

스스로 변화를 꾀한 ‘파이프라인’에 이어 차기작 역시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웹툰 ‘친애하는 X’ 실사화를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하게 된 유하 감독은 “현재 대본 작업중”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것만 듣고 바로 오케이를 외쳤다. 그동안 여성 중심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면 투자가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침 자극이 필요하던 차에 새로운 세계에 나아가 신인 감독처럼 일하게 됐다. 낯설기도 하고, 기대감도 크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관객들을 향해 “바라는 건 없다. 그저 영화를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물론 모든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많은 배우들이 저마다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 찍은 영화다. 배우들의 면면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배우들의 에너지를 관객분들도 느껴주시길 바란다.”

‘파이프라인’은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중이다.

YTN Star 이유나 기자 (lyn@ytnplus.co.kr)
[사진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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