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김도훈 "'목표가 생겼다', 4부작 그 이상을 배웠어요"

[Y터뷰] 김도훈 "'목표가 생겼다', 4부작 그 이상을 배웠어요"

2021.05.31. 오전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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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김도훈 "'목표가 생겼다', 4부작 그 이상을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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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복슬복슬한 점퍼를 입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는 '목표가 생겼다'의 윤호. '다크홀' 속 비열하게 웃으며 무지시(市)를 혼란에 빠트린 동네 양아치이자 변종인간 이진석. 극과 극인 이 두 캐릭터를 같은 사람이 연기했다는 게 믿겨지는가. 전혀 다른 두 얼굴로 안방극장에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도훈이다.

SBS '절대그이' '의사요한', 영화 '게이트' '응징자2' 등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활약해온 김도훈은 지난 27일 종영한 MBC 4부작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에서 처음 지상파 드라마 주연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김도훈은 극 중 소현(김환희)과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며 따뜻한 위로를 안방극장에 전했다.

오디션을 통해 윤호 역에 발탁된 김도훈은 정작 대본을 받기 전까지 이렇게 큰 역할인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대본을 받고 제가 나오는 신에 스티커를 한 장씩 붙이는데 스티커를 계속 붙이고 있더라"며 "역할이 크다 보니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긴장이 너무 많이 됐다. 촬영 들어가는 상상만 하면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첫 주연 캐릭터인 만큼, 김도훈은 윤호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그는 "윤호는 부드러운 면만 있는 게 아니라, 소신 있고 강단 있는 외유내강 스타일"이라며 "극 중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 연기하면서 재밌었다"고 윤호를 소개했다. 과거 이야기로 얽혀 있는 소현, 재영(류수영), 유미(이영진)에 비해 복잡한 서사가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윤호는 주인공 소현을 변화시키는 열쇠다. 이에 김도훈은 "처음으로 소현이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가 윤호"라며 "소현이 '내 편이 있구나' '나도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고민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인물이 윤호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윤호는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어요. 진중하고, 김도훈이라는 사람보다 철이 더 많이 든 친구였죠. 윤호는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을 상황에서도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해서 행복하거든요. 윤호라는 친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감사하다고 느끼니까 행복한 친구예요. 그래서 이 친구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어요. 열아홉살의 저를 떠올려보면서 '과연 나도 이렇게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아홉살이지만, 열아홉살답지 않은 윤호를 이해하려고, 대본에 써있지 않은 부분들까지 생각해 녹여내보려고 노력했어요."

[Y터뷰] 김도훈 "'목표가 생겼다', 4부작 그 이상을 배웠어요"

점차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 중 하나는 열아홉이라는 나이였다. 열아홉살을 표현하면서도 10대의 풋풋함을 뻔하게 그리고 싶지는 않았던 김도훈. 그는 "나 역시 성인이다 보니 성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열아홉이라는 나이에 얽매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친구들(윤호, 소현)이 이른 나이에 자퇴를 하고 사회에 나온 친구들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많은 부분들이 해결됐다. 윤호도 나이는 열아홉이지만 실질적으로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어리숙함은 있을지 몰라도 어리다는 생각을 많이 버렸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풋풋한 로맨스 장면을 그릴 때도 비슷한 고민이 깊어졌다. 얼떨결에 입을 맞추게 되는 윤호와 소현의 키스신은 두 배우가 풋풋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김도훈은 "'요즘 10대들의 첫 키스는 조금 더 빠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극 중 두 인물 모두 연애가 처음이고, 좋아하는 이성이 있긴 했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온 친구들이어서 어리숙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 데서 오는 어색함을 표현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풋풋한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게 좀 어려웠다. 어두운 방 안이 배경이다보니 조금만 과감하게 하면 진한 키스신이 될까봐 적당한 수위를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해당 신은 이미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김환희의 첫 키스신이기도 했다. 김도훈은 "환희 씨가 '오빠가 많이 도와줘야 해'라고 했지만, 나도 딱히 도와줄 게 없었다"고 유쾌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Y터뷰] 김도훈 "'목표가 생겼다', 4부작 그 이상을 배웠어요"

완벽히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김도훈은 '목표가 생겼다' 윤호를 점차 생기 있게 그려나갔다.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연출을 맡은 심소연PD였다. 김도훈은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윤호는 멋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주문하셨는데, 그게 참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멋있을까 고민하다가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외유내강한 친구고 나무 같은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설명을 자세히 해주시더라. 그래서 이 친구가 멋있어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서 담백하게 그리자는 방향성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연기에 디테일을 더해준 사람은 선배 배우 류수영이었다. 김도훈은 "류수영 선배님이 옆에서 연기하는 걸 봐주시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밥을 먹을 때 허리를 세우는 게 더 윤호스러울 것 같아'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도 있다. 이런 디테일한 것들을 많이 알려주셨다"며 류수영에 대한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이어 "후배들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후 입장에서는 감사하고 배울 게 많았던 선배님"이라며 류수영을 추켜세웠다.

[Y터뷰] 김도훈 "'목표가 생겼다', 4부작 그 이상을 배웠어요"

깊이 있게 이해하기에 어려운 지점도 있었고,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기에 부담도 있었지만, 김도훈은 주변 도움에 힘입어 윤호를 완벽하게 그려내 '목표가 생겼다'의 큰 퍼즐 중 하나를 맞췄다. 이는 주연이라는 역할의 크기만큼 커다란 배움을 김도훈에게 남겼다.

"배운 점은 4부작 이상인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많이 없었거든요. 촬영하면서도 너무 불안하니까 '이번 신 괜찮나요?'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의심하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과감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실수할까 우려하는 마음에 가둬놨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자신에게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그게 연기하는 입장에서 크게 얻어 가는 부분인 것 같아요."

같은 사람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혀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해나가며 주연 역할까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해나가고 있는 김도훈. 그는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변신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금과 같을 거예요. 연기를 하면서 오는 즐거움은 내가 익숙한 걸 계속 보여주는 것보다는 겪어보지 않은 것을 풀어나가는 데에 있는 것 같거든요. 많이 도전해보고 싶어요."

YTN star 오지원 기자 (bluejiwon@ytnplus.co.kr)
[사진제공 =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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