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이금희, 33년차 '갓교양' 예능 어린이

[Y터뷰] 이금희, 33년차 '갓교양' 예능 어린이

2021.06.06.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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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이금희, 33년차 '갓교양' 예능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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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쌓아가는 일만 남았어요. 거침없이 갈 수 있습니다." 마치 신인 연예인이 할 법한 당차고 열정 가득한 각오다. KBS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해 33년째 꾸준히 자신의 길을 닦아가고 있는 이금희는 방송에 대한 변함 없는 열정을 내비쳤다.

'아침마당'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등을 오랜 시간 함께하며 정갈한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이금희는 최근 '예능 어린이'로 다시 태어났다. 지상파의 전성기를 함께 누렸던 그는 이제 TV, 라디오를 넘어 모바일로, 교양프로그램에서 예능프로그램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베테랑 예능인 박명수와 노련한 유튜버 침착맨(이말년) 사이에 앉게 된 이금희는 카카오TV 웹예능프로그램 '거침마당'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미묘한 트라이앵글의 한 꼭짓점을 맡고 있다.

'거침마당'에 이어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도 출연해 활약한 이금희는 "예능 출연에 대한 부담감 전혀 없었다. 나는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며 "예능에서 쌓은 게 없지 않나"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KBS를 떠나 프리랜서 방송인이 된 후 교양프로그램 진행자 섭외가 몇 차례 있었지만 이금희는 대부분 거절했다. 하지만 평소 그가 잘하던 일과 거리가 먼 '거침마당'은 단번에 이금희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니까 재밌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망설임이 없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Y터뷰] 이금희, 33년차 '갓교양' 예능 어린이

어울리지 않을 듯 잘 어울리는 '거침마당' 세 MC의 신선한 조합이 이금희를 사로잡은 결정적 요소였다. 이금희는 "이건 대박이 안 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요즘 대세인 박명수와 이말년이 나오는데 내가 가운데 앉을 수 있다니. 더 들어보지도 않고 좋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빈 틈 없이 대화가 빠르게 오가는 사이 가운데 앉아 대화를 중재하는 이금희는 "하나도 안 지치고 너무 재밌다. 여덟 시간 정도 촬영을 해도 이게 일이라는 생각이 안 들고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며 두 사람과의 촬영 소감을 이야기했다.

셋 중 방송 경력이 가장 오래 된 사람은 이금희지만, 박명수와 이말년은 이금희에게 좋은 예능 교과서다. 이금희는 "박명수와 일을 하면서 이상벽 선배님과 'TV는 사랑을 싣고'를 진행하던 때가 떠오르더라. '이 사람은 방송의 도사구나' 싶었다"며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공이 어마어마하다. 예전의 이상벽 선생님을 보는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그가 가장 놀란 것은 교양프로그램 진행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법이다. 이금희는 "박명수는 예상할 수 없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질문을 던진다. 일반 시청자들과의 전화 연결을 하면 갑자기 개인기를 시키는데, 시청자들이 다 하시더라. 이렇게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구나 싶었다"고 박명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말년에 대해서도 칭찬을 늘어놨다. 이금희는 "이말년은 천재라고 본다. 순간에 정리하는 능력이 있는데 정말 부럽다"며 "요즘 워낙 대세다. 충성심 강한 팬들이 정말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테랑과 천재 사이에서 배울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박명수와 이말년이 일상 속의 시시콜콜한 주제를 놓고 끝 없는 토론을 펼치는 '거침마당'은 토크의 재미를 십분 살렸다. 말의 재미가 중요한 포인트인 만큼, 이금희는 거침 없는 두 토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씩 연구 중이다. 그는 "남들은 어떻게 웃기나 평소에 잘 지켜보고 있다. 댓글을 찾아보면서 언어 감각, 웃기는 방법, 요즘 쓰는 단어를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Y터뷰] 이금희, 33년차 '갓교양' 예능 어린이

'시민 자객'이라고 불리는 일반 시청자들과 즉석에서 SNS로 소통하는 코너도 '거침마당'의 시그니처다. 이금희는 "다들 거침이 없다. 프로그램 제목대로 가는 것 같다"며 "시민 자객들이 거침 없이 말씀하신다. 오히려 우리가 걱정돼서 '이거 방송 나가는 건데 괜찮겠냐'고 물을 때도 있다. 라이브 연결하는 시민 자객들이 진짜 다 자객이다. 다 쓰러트리고 나간다"고 설명했다. 즉흥적으로 시민 자객들과 연결되는 만큼,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도 웃음 포인트다. 이금희는 "박명수가 '제발 옷 좀 입고 연결하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집에서 그냥 '될까?' 하고 누르시나보더라. 가끔 보면 화면이 천장이 나온다. 급히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머리 묶으신다"고 시민들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처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능프로그램이 당황스러울 법도 하지만, 이금희는 베테랑 방송인답게 두 MC, 시민 자객들과 호흡을 맞춰나가고 있다. "'아침마당'만 생각하셔서 스튜디오에서만 일했다고 생각하시지만, 나도 이미 산전수전을 겪었다"는 이금희는 "'6시 내고향'을 하면서 전국을 다녔다. 야외에서 생방송 하는 게 익숙한 편이다. 그래서 전혀 어색하진 않다"고 노련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라디오스타'는 5시간 녹화했는데 4시간은 시청자 모드였다. 4시간 동안 적응 못 하다가 여기서 이런 말을 해야 되는구나 싶었다"며 '예능 어린이'의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능과 교양의 차이요? 정리된 상황과 정리되지 않은 상황의 차이인 것 같아요. 잘 닦인 길을 걷는 게 '아침마당'이라면, 수풀을 헤치면서 길을 내고 가는 게 예능인 것 같아요.(웃음)"

[Y터뷰] 이금희, 33년차 '갓교양' 예능 어린이

이금희의 새로운 도전은 단순히 교양프로그램에서 예능프로그램으로 옮긴 것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익숙한 지상파 채널을 떠나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문법을 익히는 것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금희는 "TV는 아직까지 벽에 걸려 있는데, 모바일은 24시간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 안에 TV, 라디오, 친구가 있는 거다. 그래서 당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 상에서 영상 콘텐츠의 성장세에 놀라워했다. 이어 "정말로 반응이 빠르다는 걸 느낀다"며 "공중파 제작진들도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앞날을 모색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최근 방송 업계의 상황을 짚었다.

이금희는 흐름에 따라 유튜브에도 도전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마이금희'를 운영 중이다. 자신의 장기를 살려 인터뷰, 시 낭송, 시청자 사연 상담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금희는 "마이금희는 아지트 같은 느낌"이라며 유튜브 활동을 시작으로 플리 마켓을 열고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30년이 훌쩍 넘어도 끊임 없이 도전하며 '예능 어린이'가 되기를 자처한 이금희는 즐거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배울 게 많다"며 예능, 유튜브 채널 등을 새로운 시작에 기뻐하고 열정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르침이 되고 있는 듯 했다. "정재욱 씨가 '예능 하시더니 밝아졌네요'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제가 밝아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지금도 몇 장면을 생각하면 너무 웃기다니까요."

YTN star 오지원 기자 (bluejiwon@ytnplus.co.kr)
[사진제공 = 카카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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