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밥이되어라' 권혁 "첫 주연작, 부담 컸지만 성장의 계기 됐다"

[Y터뷰①] '밥이되어라' 권혁 "첫 주연작, 부담 컸지만 성장의 계기 됐다"

2021.07.03.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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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밥이되어라' 권혁 "첫 주연작, 부담 컸지만 성장의 계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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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어려움을 강인하게 헤쳐나가는 MBC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의 정훈을 연기한 사람이 맞나 싶었다. 배우 권혁은 연기했던 캐릭터와 전혀 다르게 수줍음도 많고, 조용히 말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지상파 드라마 데뷔작, 그것도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차분하게 지난 8개월을 돌이켜봤다. 그리고 조곤조곤 내뱉는 그의 대답에는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혼자 부담을 너무 많이 가졌어요. 왜 그랬는지 생각해보면 욕심을 많이 부렸던 것 같아요. 욕심이나 부담이 커지니까 힘든 순간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작가님, 감독님, 선배님들이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셨거든요. 그 분들 기운을 받아서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8개월 동안 촬영하고 6개월 방송하면서 거의 매일 보다가 이제는 그러지 못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요."

[Y터뷰①] '밥이되어라' 권혁 "첫 주연작, 부담 컸지만 성장의 계기 됐다"

잘 끝냈다는 안도감, 이젠 끝이라는 아쉬움이 섞인 미소가 눈에 띄었다. 그만큼 정훈에게 큰 애정이 쌓였다는 뜻일 테다. "처음엔 내가 정훈을 정말 잘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권혁은 막상 정훈을 연기하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정훈과 비슷한 경험이 있어 감정은 쉽게 이해가 됐지만, 표현 방식이 자신과 전혀 다른 인물이었기 때문. 권혁은 "나와 달리 정훈은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스타일인데, 그걸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은 드라마 중반부까지 점차 깊어졌다. 권혁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내 표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건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부족했던 점을 솔직하게 짚었다.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절정에 달했던 중반부엔 그에게 고비가 찾아오기도 했다. 권혁은 "내가 이걸 끝까지 잘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건 작품을 함께 한 수많은 선배 배우들 덕분이었다. 권혁은 "선배님들 대기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돌아다니면서 많이 여쭤보고 조언도 얻고, 편하게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럴 때마다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그가 가장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은 배우 한정호다. 권혁은 "한정호 선배님이 '너무 정훈이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정훈의 편에 서서 정훈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그 때부터 대본을 볼 때 정훈의 편에 서서 이야기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실제 권혁은 한정호와 여행을 계획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춘 또래 배우들에게서는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권혁은 "정우연, 조한준 같은 친구들에게는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내가 힘들어하는 게 그 친구들 눈에도 보였나보더라. 항상 안아주면서 응원해줬다"며 애정을 내비쳤다.

[Y터뷰①] '밥이되어라' 권혁 "첫 주연작, 부담 컸지만 성장의 계기 됐다"

욕심이 나고, 그래서 더 부담이 됐던 시간들을 배움의 자세로 잘 넘겨온 그는 "시간이 갈수록 촬영장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오히려 끝날 때쯤에는 컨디션이 좋더라. 후반부가 더 힘이 났고 재미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시간을 성실히 견뎌낸 그에게는 결국 배움이 남았다. 권혁은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접근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주변 반응도 달라졌다. 가장 가까이에서 기뻐한 1호 팬은 그의 부모님. 권혁은 "어머니는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셔서 평소에도 일일드라마도 잘 챙겨보시는데, 내가 그 드라마에 나오니까 되게 신기해하셨다.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시고, 시청자 입장에서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피드백도 바로 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아버지가 저녁 7시에 방송되는 '밥이 되어라'를 보기 위해 동료들과의 술자리도 마다하고 퇴근하자마자 곧장 귀가하는 날이 많아지기도 했다고. 권혁은 "아버지가 평일에 약주를 하시는 날이 줄어서 아들로서 뿌듯하더라"고 밝혔다.

달라진 반응은 식당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주로 중장년층 여성 시청자들이 즐기는 일일드라마 특성상, 권혁을 알아봐주는 사람들도 주로 '어머니들'이다. 권혁은 "어머니들이 좋아해주셔서 참 좋다. 밥 먹으러 가면, 어머니들의 리액션이 진짜 좋다. 정훈이라고 부르시면서 함성을 질러주시는데, 진짜 감사하다"며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못 했다.

꽤 긴 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오는 동안, 권혁의 '첫 지상파 주연작'이라는 과제는 좋은 성적으로 끝을 맺었다. 더욱이 그의 성실했던 8개월의 여정은 결과보다 더 빛나는 과정이었던 만큼, 권혁의 다음 행보는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Y터뷰②] 권혁 "28살에 시작한 연기, 열정 불태울 일 처음 만났다"'로 이어짐.

[사진제공 = 스튜디오앤뉴]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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