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권혁 "28살에 시작한 연기, 열정 불태울 일 처음 만났다"

[Y터뷰②] 권혁 "28살에 시작한 연기, 열정 불태울 일 처음 만났다"

2021.07.03.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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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권혁 "28살에 시작한 연기, 열정 불태울 일 처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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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하고 1년 정도는 영어 학원에 다녔어요. 취업하려고요. 토익 시험도 보고, 회사에 원서도 넣고, 면접도 보러다녔죠. 그러다 스물여덟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배우 권혁은 서른셋의 나이에 MBC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로 첫 지상파 주연을 맡았다. '첫 지상파 주연' 타이틀을 달기에 그리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이전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다. 20대를 무명 시절로 보내다 주연을 맡게 된 흔한 성장 스토리가 아니다. 스물여덟이라는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 서른둘에 대중매체 데뷔를 이뤘다.

권혁은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대학 때까지는 그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평범한 청춘이었다. 관광개발학과 경영학을 전공했고, 남들처럼 취업을 준비했다. 많은 20대들이 그렇듯,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졌다. 그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평범하지 않았다. 권혁은 마음 속 깊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 꿈을 떠올렸다. 그게 바로 연기였다.

"처음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중학교 때였어요.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거든요. '타이타닉'을 보면서 나도 저 화면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혼자서만 했었어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니까, 막연하게만 생각했었죠. 그러다 대학 때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 고민하다보니 마음 속에 있던 꿈이 생각나더라고요. 제가 가졌던 꿈을 한 번도 시도해보지도 못 하고 끝내는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스물여덟살이 되어서야 용기가 생겼어요."

[Y터뷰②] 권혁 "28살에 시작한 연기, 열정 불태울 일 처음 만났다"

대학을 졸업한 권혁은 무작정 연기학원 문을 두드렸다. 다소 늦은 시작이다보니, 주변에서 '진지하게 하려고 하는 거냐'는 의심 섞인 질문도 많이 들었다고. 권혁은 "20대 후반에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가 부끄러워서 아르바이트로 학원비를 벌어 1년 정도 학원을 다녔다"고 털어놨다.

연기를 배운 후 단편영화부터 출연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오디션도 보기 힘들었던 권혁은 "연기학원 다닌 게 내 경력의 전부였지만, 프로필을 만들어서 매일 같이 여기저기 보냈다. 전공도 아니었고, 경력도 없다 보니 첫 단편영화를 찍기까지도 좀 오래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첫 단편영화로 경력에 물꼬가 트였다. 오디션 기회가 점차 많아졌고, 단편영화에 출연하는 횟수도 늘었다. 그는 "2~3년 동안 스무편 가까이 찍었다. 그 때 경험도 많이 쌓았고, 작품으로 연이 닿은 분들이랑 아직도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서른이 다 되어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한다는 건 때로는 불안함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부모님의 걱정도 컸다. 그렇게 1년만 해보고 그만두겠다며 시작한 연기는 권혁의 마음에 열정을 불질렀다. 권혁은 "마냥 재미있었다. 뭔가를 배우면서 행복하다는 걸 처음 느껴봤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처음으로 생기더라"며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일을 처음 만난 것 같다. 연기를 하는 순간이 행복하니까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출발이 늦다는 것도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다. 권혁은 "배역은 30대, 40대, 50대도 많으니까 시작은 늦었어도 앞으로 나이가 들면서 맡을 수 있는 배역은 그 나이대에 맞는 배역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한 가지 아쉬운 건 중고등학생 역할을 못 해보는 거였는데, '밥이 되어라'에서 교복을 입고 연기를 했었다"며 "초반에 '우린 아직 스무살일 뿐이야' 같은 대사를 하려니까 보시는 분들께 죄송스럽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Y터뷰②] 권혁 "28살에 시작한 연기, 열정 불태울 일 처음 만났다"

늦은 출발임에도 누구보다 롱런하겠다는 각오는 남다르다. 권혁은 자신만의 무기로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을 꼽았다. 그는 "20대 초반에 이 꿈에 도전했으면 빨리 포기하고 벌써 그만뒀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남들보다 느린 출발일 수 있지만 이렇게 된 게 나에게는 좋은 출발선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고 긍정적인 기운을 내뿜었다. 행복한 일을 찾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기에 앞으로 종종 찾아올지도 모를 힘든 시간들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보여줬다.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이 더 많은 만큼, 권혁은 다양한 연기와 매력을 보여주는 데 정진할 예정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배역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배우의 욕심이니까"라며 "다음에는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밥이 되어라'를 촬영하는 동안, 매일 촬영장에서 느낀 점, 배운 점을 일기에 썼다는 권혁. 늦게 뗀 첫 걸음이지만 누구보다 성실히 달려가고 있는 그가 배우로서 걸어갈 발걸음이 어디까지 향할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사진제공 = 스튜디오앤뉴]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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