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지구망' 신현승 "화내는 연기 걱정, 속으로 욕하며 분노 만들어"

[Y터뷰②] '지구망' 신현승 "화내는 연기 걱정, 속으로 욕하며 분노 만들어"

2021.07.17.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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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지구망' 신현승 "화내는 연기 걱정, 속으로 욕하며 분노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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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1위, 시트콤 주인공 낙점 등 배우 신현승의 데뷔 행보는 치열하고 화려하다. 어떤 당찬 신예일까 싶었지만, 정작 신현승은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피터팬 같은 순수함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해사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는 미소의 느낌 그 자체였다.

신현승은 지난 2019년 유수의 매니지먼트사들이 함께 한 카카오M 통합 오디션에서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위를 차지하며 연예계에 말 그대로 혜성 같이 등장했다. 치열한 경쟁률 속에서 4단계의 심사를 거쳐 올라왔지만 정작 그는 "정말 잘생기고 예쁜 분들도 많았고, 연기 잘하는 분들도 많았다. 나는 운이 좋았다"며 "한 단계씩 합격할 때마다 '왜 자꾸 나를 부르는 거지?'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반드시 이 오디션을 통해서 데뷔해야겠다는 각오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 지원한 오디션이었다. 신현승은 "원래는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준비 잘해서 졸업하고 데뷔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카카오M 통합 오디션이 홍보를 많이 했었고, 1차 심사가 영상이니까 부담 없이 지원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이 1위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때였다.

"큰 소속사들이 심사를 하다 보니까, 솔직히 내정자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음이 편했어요. 지원해보고 떨어지나, 안 해보고 떨어지나 똑같으니까 한 번 해보자 싶었죠. 1차 영상도 휴대전화로 찍어서 보냈는데, 운 좋게 4차까지 잘 됐어요. 4차 테스트 보면서도 내정자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어요(웃음)."

[Y터뷰②] '지구망' 신현승 "화내는 연기 걱정, 속으로 욕하며 분노 만들어"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았지만, 곧바로 데뷔작을 만날 수는 없었다. 수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그는 "100번도 넘게 떨어져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떨어질 때마다 '아직 100번도 안 채웠으니까'라고 생각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5000대 1이라는 대형 오디션에 도전하면서도 부담이 없었다던 느긋한 성격이 그대로 엿보였다.

기다림 끝에 신현승은 넷플릭스의 첫 시트콤으로 주목 받은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지구망' 1차 오디션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봤다. 오디션 대본을 받았는데 캐릭터 이름이 다 외국인이고, 대사는 한국 말이니까 이게 뭔가 싶었다"고 오디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2차 오디션 때 대본을 4부까지 전달 받았는데 외워와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주말 내내 대본을 외워갔다. 그런데 현장 분위기가 '이걸 외워서 왔어?'라는 느낌이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본래 성격이 느긋하고 웃음이 많은 신현승은 조금은 차갑고 갈등을 겪는 제이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에 그는 "차갑게 보이질 않는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화를 내거나 갈등을 겪는 제이미를 연기할 때마다 '안 무서워 보이면 어떡하지?' '화 내는 것처럼 안 보이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이 많았다"고 어려웠던 순간들을 고백했다.

"주변에서 연기 조언을 해주신 지인들이 '속으로 계속 욕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욕을 하다보면 분노가 나올 거라고. 그래서 촬영할 때 속으로 욕을 엄청 하면서 분노를 만들어갔어요. 덕분에 조금 싸늘해보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신현승은 억지로 화를 만들어내야 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도 순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Y터뷰②] '지구망' 신현승 "화내는 연기 걱정, 속으로 욕하며 분노 만들어"

'지구망'이 끝난 후 신현승은 차기작을 찾고 있다. 곧바로 다음 작품을 이어가야 한다는 조급함은 찾아볼 수 없다. '꼭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냐'는 물음에도 그는 "판타지를 꼭 해보고 싶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작품을 너무 좋아한다"며 또 다시 순수한 미소를 내비쳤다.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 중 하나는 뭐든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현실에 있는 직업들은 지금이라도 열심히 하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인데, 마법을 쓰거나 하늘을 나는 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니까요. 연기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거 잖아요. 그래서 판타지는 한 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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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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