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체르노빌이 웬 말?" MBC 사장 사과→글로벌 망신 어떡해

[Y이슈] "체르노빌이 웬 말?" MBC 사장 사과→글로벌 망신 어떡해

2021.07.27. 오전 09: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박성제 MBC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섰다. 하지만 방송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 사장은 지난 26일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사과 입장을 전했다. 취재진 앞에서 90도로 허리 굽혀 사과한 박 사장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진정성을 느꼈을까.

국민들의 불편한 시각도 중요하지만 방송을 접했을 해당 국가들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다. 이와 관련 박 사장은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아이티 경우 대사관이 철수해 아직 서한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서 외신들에 사과문과 영상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공영방송이라고 여겨졌던 MBC에서 이같은 실수로 국가적 망신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박 사장은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으로 그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분명 여러 차례 자료 화면을 확인했을 터. 제작진 내부적으로 아무도 이를 잡아내서 수정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의문이며 전체적인 윤리 의식 개선이 시급해 보이는 부분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도 퍼지며 국제적 망신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영국 가디언, ABC 등 주요 외신들은 MBC의 올림픽 이미지 화면에 대해 크게 꼬집으며 기사를 내보냈다. 국내에서의 비판을 넘어 대대적인 실수라는 게 전 세계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가장 중요한 스포맨십, 특히 사람 대 사람, 국가 대 국가 성격이 강한 올림픽에서 이같은 방송 행태는 굉장히 치명적이다. 한 방송사의 이미지가 아닌 국가 전체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빠른 사과가 유효하긴 했으나, 한국 언론과 국민을 바라보는 글로벌적 비판과 눈초리는 쉽게 사라들지 않을 모양새다.

최근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흥미롭고 자극적인 멘트, 사진들을 종종 걸곤 한다. 이번 올림픽 경우에도 복수의 방송사가 대회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내기 위한 그릇된 인지에 비롯돼 벌어진 일로 해석된다.

MBC는 지난 23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사용하고, 엘살바도르 소개 시에는 비트코인, 아이티 소개 시에는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는 등의 방송으로 물의를 빚었다.

또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루마니아 간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 팀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를 겨냥,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노출해 논란이 격화됐다.

[사진제공 = MBC]

YTN 지승훈 (gshn@ytnplus.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press@ytnplus.co.kr/ winter@ytnplus.co.kr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