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MBC 이어 KBS·SBS도...타국 선수에 "여우" "홈쇼핑" 무례 중계 러쉬

[Y이슈] MBC 이어 KBS·SBS도...타국 선수에 "여우" "홈쇼핑" 무례 중계 러쉬

2021.07.27.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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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MBC 이어 KBS·SBS도...타국 선수에 "여우" "홈쇼핑" 무례 중계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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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MBC만의 문제는 아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중계하는 KBS와 SBS 역시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두고 무례한 언행을 일삼는 해설진들이 자중하고, 올바른 중계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최근 MBC가 제32회 도쿄 올림픽 중계 방송 중에 부적절한 자료와 자막을 사용하며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3일 저녁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한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등장하는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사건과 관련된 사진을 삽입하고,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어 엘살바도르를 소개하는 등 출전 국가들을 존중하지 않는 방송으로 전세계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에 박성제 MBC 사장은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성제 사장은 "MBC는 전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개막식과 축구 경기 중계에 부적절한 자료, 자막이 사용된 일을 언급한 사과문을 낭독했다.

또한 박성제 사장은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불구덩이처럼 활활 타오른 논란의 중심엔 MBC가 서 있지만, KBS와 SBS도 각성하여 올바른 중계 의식을 함양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상파 3사 방송국이 현재 올림픽 중계에 임하는 태도는 여타 국가들과 선수들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현저하게 격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Y이슈] MBC 이어 KBS·SBS도...타국 선수에 "여우" "홈쇼핑" 무례 중계 러쉬

먼저 공영방송 KBS의 탁구 해설진은 25일 열린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대한민국 신유빈 선수와 맞붙은 룩셈부르크 니시아리안 선수를 두고 "탁구장 가면 앉아 있는 숨은 동네 고수 같다" "여우 같다"는 막말로 입길에 올랐다. 니시아리안은 1963년생 만 58세의 선수로, 1983년 도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과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이번 도쿄올림픽까지 5회 연속 출전한 백전노장의 선수를 '동네 고수' '여우' 등으로 표현한 것은 굉장히 무례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KBS 양궁 해설진은 24일 열린 양궁 혼성 단체 결승전을 중계하던 중 네덜란드 선수가 10점을 쏜 장면에서 "네, 의미 없죠" 식의 비아냥거림으로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해설하던 SBS 해설진은 일본 선수가 러닝머신을 달리며 선보인 퍼포먼스에 "홈트레이닝하는 모습인데, 홈쇼핑하는 느낌도 난다"는 무례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막말을 일삼는 지상파 방송 해설진의 태도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변화되고 있다. 최근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설진들의 해설을 꼬집으며 "유치하고 무례하다" "공과 사를 구분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을 놀림감으로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등의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요 며칠간의 논란은 그간 올림픽 중계에 있어 쉽게 간과되어 온 문제점을 수면 위에 떠오르게 하고 각성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올림픽을 중계하는 특권을 지닌 방송사들은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올림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성제 MBC 사장이 언급한대로 올림픽 정신의 근간은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에 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으로 지구촌의 최대 축제를 바라보는 태도가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사진=MBC, KBS 중계 캡쳐]

YTN 이유나 (ly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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