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하정우 벌금 1000만원 구형…"사회 환원 기회달라" 선처 호소 (종합)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하정우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이 구형됐다. 하정우는 최후의 변론에서 반성의 뜻을 전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하정우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등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하정우는 검은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법원에 들어섰다. 취재진 앞에서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인사한 하정우는 덤덤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법정에서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그는 재판부의 물음에 성실히 답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1월 25일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수면마취가 필요 없는 시술을 하며 약 1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며 공소 사실을 짚었다. 이와 더불어 김모씨의 인적 사항을 건네주고 김모씨가 투여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에 허위 기재하게 한 사실도 언급하며 차명 진료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하정우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대부분의 투약은 시술과 함께 사용되어졌고 의료인에 의해 이뤄졌단 사실, 프로포폴 투약량이 분산 기재된 사정 때문에 실제 방문해서 투약한 양은 진료기록부상 기재된 양보다 심히 적음을 참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본인 역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냐고 묻자, 하정우 역시 "네 맞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하정우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에 대해 벌금 1000만원 등을 구형했다.

변호인은 "하정우가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로서 안일한 판단을 한 것을 반성하고 있다"며 반성의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평소 피부 트러블이 상당했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필수적인 분장 등으로 인해 피부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배우로서 활동을 위해 피부 치료가 필요했고, 실력이 있는 병원이라며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이는 실제 시술로 이뤄졌으며 의사의 지시 하에 투약이 이뤄졌고 진료기록부에 기록된 양보다는 훨씬 적을 것으로 판단되는 등 불법성이 미약하다고 보여진다"며 "동기 및 경위와 관련해 참작해주시길 바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차명 진료로 인한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한 반성의 뜻 역시 전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하정우는 성실히 살아왔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다.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지인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사의 직원들을 비롯해 현재 하정우가 참여 중인 영화와 관련된 투자사, 제작사 등에도 경제적 손실을 끼칠 염려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변호인은 "피고인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있다. 현재까지 피고인이 활동하면서 사회에 기여한 점에 참작해달라"며 "마지막 기회를 주고 사회 환원의 기회를 달라"고 벌금형을 내려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최후 변론에는 하정우가 직접 나섰다. 그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준비해온 종이를 들고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제가 얼마나 주의 깊지 못했고 경솔했는지 깊이 반성했다"며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관심을 받는 대중 배우가 더 신중하고 모범을 보여야 했는데 제 잘못으로 인해 동료와 가족들에게 피해를 드린 점 깊이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많이 긴장한 듯 잠시 목을 가다듬기도 했다. 그는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는 이 자리에 서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과오를 갚을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하정우는 지난 2019년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1000만원의 벌금에 약식 기소됐으나, 법리적인 판단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벌금형 약식기소 처분이 내려졌을 당시, 하정우는 소속사를 통해 "처분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여드름 흉터로 인해 피부과 치료를 받아왔고 레이저 시술과 같은 고통이 따르는 경우 수면마취 상태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불법 투약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더불어 프로포폴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차명 투약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소속사는 "원장은 최초 방문 시부터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오라'고 하는 등 프라이버시를 중시했다"며 "원장이 소속사 대표인 동생과 매니저의 이름 등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고, 의사의 요청이라 별다른 의심 없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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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