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익숙해서 독특하다! 황정민·차인표...자기 자신을 연기한 배우들

반갑고 익숙해서 더 독특하다. 배우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등장해 열연을 펼친 작품들이 차례대로 화제성을 흩뿌리고 있다.

올 여름 그 선두에는 황정민 주연의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이 있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다. '베테랑' '공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을 흥행시키며 국민배우로 거듭난 황정민이 '배우 황정민이 인질로 사로잡혔다'라는 세계관 안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펼치는 내용이다.

개봉도 전부터 황정민을 소재로 한 참신한 줄거리로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올 여름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어제(18일) 개봉한 영화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연예인이라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 이야기와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에 대한 호평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질'은 황정민의 소탈한 성격과 그의 생활상을 그대로 녹여내며 리얼리티를 높였다. 영화 중간중간 "드루와 드루와" 같은 실제 황정민과 관련된 대사들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철저하게 황정민으로서 연기했다"는 황정민은 자신의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를 연기한 소감에 대해 "일단 어렵다. 차이점이 없었고 굉장히 어려웠다"며 "차라리 가상의 인물이었다면 감정을 조율할 수 있겠는데, 실제 황정민을 연기해야 하다 보니 진짜와 가짜를 고민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라고 설명해 흥미를 배가하기도 했다.

이렇듯 배우가 본인 스스로를 연기하는 것은 배우 본인에게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숙제일 터. 이러한 설정의 영화는 배우 존 말코비치가 존 말코비치를 연기한 '존 말코비치 되기'(1999년) 이후로 꾸준히 존재해 왔지만 국내 영화계에서는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가운데, 최근 '인질'에 앞서 배우 차인표가 차인표를 연기한 영화 '차인표'도 '인질'과 비슷한 이유로 뜨거운 화제로 올라선 바 있다. 지난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자체는 호평 받지 못했지만 90년대 ‘차인표 신드롬’을 일으켰던 차인표의 자조적인 개그와 열연은 넷상에서 대중의 열띤 관심을 받았다.

차인표는 "스스로 마음속에 있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이왕 이미지를 확실하게 깨뜨려버릴 거면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차인표'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다"며 영화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배우 이희준 역시 9월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습도 다소 높음'(감독 고봉수)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배역으로 등장한다. 다만,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앞선 영화들과는 결이 다르지만 어디서도 보지 못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통해 웃음을 선사할 전망이다.

한편, 영화 '인질'은 8월 18일 개봉해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NEW/외유내강, 넷플릭스, 백지수표㈜/㈜곰픽쳐스/㈜씨엠닉스]

YTN 이유나 (ly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