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디즈니+ 합류…OTT 대전 속 韓 토종 주자들이 가진 열쇠

[Y초점] 디즈니+ 합류…OTT 대전 속 韓 토종 주자들이 가진 열쇠

2021.09.10.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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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디즈니+ 합류…OTT 대전 속 韓 토종 주자들이 가진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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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은 그야말로 소용돌이다. 올해 국내 시장은 더욱 그렇다. 디즈니플러스 등이 합류하면서 경쟁은 치열해져가고 있다. 여전히 고군분투 중인 기존의 토종 OTT들은 이 대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무기를 갈고 닦고 있다.

8일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오는 11월 12일부터 한국에서 디즈니플러스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구독료는 월 9900원. 디즈니, 픽사, 마블 등 세계적인 인기 콘텐츠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디즈니의 메가 히트 콘텐츠에 대한 인기는 국내에서도 뜨겁다. 디즈니 영화가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오랜 시간 지키고, 어린 아이들이 디즈니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에 국내에서도 수요가 두터운 디즈니 콘텐츠가 국내 이용자들의 정기 구독을 이끌어낼 강력한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발표한 구독료 역시 꽤 합리적인 수준이다. 국내 이용자 수 1위인 넷플릭스의 구독료인 9500원~1만45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기존 OTT 이용자들이 지불할 만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이다. 한 계정으로 최대 7명이 사용할 수 있고, 동시 접속자가 4명까지 가능해 '공동구매'도 가능한 구조다.

디즈니플러스까지 합류하면서 2022년에는 국내 OTT 시장 경쟁의 본편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들과의 대전을 앞두고 토종 OTT들의 고뇌는 깊다. 2022년까지 4개월 남은 이 시점, 토종 OTT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전을 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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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콘텐츠',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토종 OTT들은 최근 강력한 히트 콘텐츠를 보유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직 웨이브, 티빙 혹은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구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토종 OTT들은 이 전략에 확신을 갖고 있다. 웨이브 이희주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7일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의 기조세션에서 "첫 오리지널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의 시청 데이터가 상당히 유의미한 수준을 기록했다"며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의 긍정적인 결과를 암시했다. 티빙 황혜정 국장 역시 "앞으로 기술적인 차별점도 중요하지만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우리가 잘하는 건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왓챠도 배우 이제훈, 박정민이 연출로 참여하는 '언프레임드'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지현 COO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마케팅 영역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토종 OTT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기존 채널, 기존 콘텐츠 등과의 연관성이다. 티빙의 첫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은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 '대탈출'의 세계관을 활용한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황혜정 국장은 "티빙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인기 1위가 '대탈출'이어서 이를 활용하자는 전략을 세웠었다"고 설명했다. 왓챠는 인기 웹드라마 '좋좋소'의 IP를 확보해 후속 시즌을 오리지널로 제작 중이다. 원지현 COO는 "처음엔 제작비를 투자해서 왓챠에서 선공개하는 방식이었다가, 결과가 좋아서 왓챠 오리지널로 후속 시즌을 제작해 내년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인기 콘텐츠를 활용해 조금이나마 안정성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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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본질, 개인화 추천 시스템

재밌는 콘텐츠만 있으면 반드시 흥행이 보장될까? 넷플릭스의 성공을 돌이켜보면, 이에 대한 답변은 다소 회의적이다. 넷플릭스의 무기는 오리지널 콘텐츠 이전에 개인화 추천 서비스였다.

토종 OTT 중에는 왓챠가 이 성공 모델과 가장 유사하다. 비디오 대여 사업을 통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만든 넷플릭스처럼, 왓챠는 영화, 드라마 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한다. 왓챠는 이 추천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원지현 COO는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적절하게 전달해 꾸준한 시청량을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원 COO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OTT의 모든 것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는 일부만 맞는 말"이라며 "소수의 콘텐츠만 시청하고 구독을 해지하는 패턴이 나오기 때문에 소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가지고는 OTT 비즈니스가 장기적으로 한계에 부딪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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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협업 전략 가능성은?

당장 협업 전략이 실행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이희주 실장은 "글로벌 OTT 기업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토종 OTT들이 같은 입장에 있긴 하지만, 미디어 기업들이 협업해야 한다는 당위성, 공감이 선행되어야 협업 전략도 나눠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논의가 되기 시작한다면, 협업의 방식은 여러 방향이 될 수 있다. 이희주 실장은 "각 기업의 장점을 살린 공동제작을 해보면 어떨까 상상해봤다"며 "상호 간의 콘텐츠를 교차 제공한다거나, 국내 기업들이 함께 지원해 큰 규모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같이 편성하는 것도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나"라고 가능성을 열었다.

[사진제공 = 티빙, 왓챠,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한국콘텐츠진흥원]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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