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김지영 캐스팅 디렉터 "모든 배우 소중…첫 방송 때 성취감 크죠"

[Y메이커]김지영 캐스팅 디렉터 "모든 배우 소중…첫 방송 때 성취감 크죠"

2021.10.09.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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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김지영 캐스팅 디렉터 "모든 배우 소중…첫 방송 때 성취감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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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무당 가두심', '별똥별', '트레이서' 등…. 인기리에 방영되었거나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바로 한 캐스팅 디렉터가 섭외를 완료한 작품이라는 것. 주인공은 바로 김지영 캐스팅 디렉터(35)다.

김 디렉터는 드라마 '나인룸', '스토브리그', '보이스2' 등 작품성은 물론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을 거둔 다수의 작품에 캐스팅을 진행한 베테랑 캐스팅 디렉터다. 지난 2011년 캐스팅 디렉터 일을 시작해 올해로 꼭 10년째를 맞이했다.

YTN Star는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그를 직접 만나 캐스팅 디렉터로서의 모든 것을 물었다. 대중과 직접 만나진 않기에, 시청자들에게는 베일에 싸인 것 마냥 생소하고, 어쩌면 신비롭게도 느껴지는 직업.

실제 캐스팅 디렉터의 일과는 어떠하며, 많은 작품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떤 게 있었는지 등을 물었다. 또 미래에 캐스팅 디렉터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들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까지도 알아봤다.

[Y메이커]김지영 캐스팅 디렉터 "모든 배우 소중…첫 방송 때 성취감 크죠"

◆ 의상디자인학도, 잘나가는 캐스팅 디렉터가 되기까지

캐스팅 디렉터라고 하면 연기 관련 학과를 전공했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다. 연기를 전공하면, 신인배우의 연기를 보고 섭외할 때 도움 되는 부분이 물론 있다. 하지만 캐스팅 디렉터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김 디렉터 역시 연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의상디자인학과를 나왔다.

"의상디자인과를 나와 VMD(비주얼 머천다이저)로 일했어요. 하지만 사실 저와 맞지 않았어요. 원래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고, 방송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알아보다 캐스팅 디렉터 회사에 지원을 했던 게 일을 시작하게 된 첫 계기였어요. 회사를 나와 독립한지는 2년 정도 됐고요. 연기를 전공하면 좋긴 하겠지만 사실 어떤 전공이어도 무관해요."

VMD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캐스팅 디렉터로 직업을 바꿨지만, 둘 사이에 공통점도 있었다. VMD는 판매 전략을 짜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각적으로 연출한다. 캐스팅 디렉터은 대본이 나오면 주인공부터 단역까지, 역할에 맞게 조화로운 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다고. 계속적으로 어울리는 조합을 만들어내기 위해 계속적인 자기개발은 필수다.

"요즘은 채널도, 작품도 더 많아졌죠. 그래서 새로운 배우들을 끊임없이 찾으려고 하죠. 예전보다 SNS가 활발해졌지만, 사진만 봐서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공연, 전시회, 단편영화도 열심히 보러다니고, 자체적으로 오디션도 진행해요. 만약 연극에서 연기가 너무 좋았어도, 매체 연기는 또 다르기 때문에 어떤지 한 번 더 체크해요."

[Y메이커]김지영 캐스팅 디렉터 "모든 배우 소중…첫 방송 때 성취감 크죠"

◆ 캐스팅 디렉터의 일과는?…인내력·성실함 필요해

그렇다면 캐스팅 디렉터의 일과는 어떨까. 루틴하게 진행하는 업무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업무가 추가될 때도 많다. 드라마 첫 촬영 전 주요 캐스팅을 끝냈더라도, 드라마의 경우 회차가 진행되면서 필요한 배역들을 적재적소에 캐스팅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오디션을 진행해야 될 때가 많다고. 그렇기에 모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캐스팅 디렉터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출근하면 배우 프로필을 정리해요. 데일리 업무에요. 그리고 드라마 시놉시스가 나오면 배역이 어느 정도가 될지 알아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파악에 들어가고요. 배우분들이 프로필을 많이 보내주시는데 신인 프로필을 보면서 좋은 배우가 있으면 그때그때 체크해두죠. 또 촬영 중인 작품이 있으면 스케줄표부터 체크해서 급한 캐스팅부터 우선순위로 캐스팅해요."

바쁘게 돌아가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함은 물론 많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늘 깨어있어야 하는 직업니다. 쉬는 날에도 기획 단계의 대본과 시놉시스를 읽으며 파악을 멈추지 않는다고. 그런가 하면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는 8천 개를 넘는다. 이마저도 핸드폰 연락처가 삭제돼 일부가 지워진 뒤 새롭게 저장한 연락처들이라고.

"감성을 차곡차곡 쌓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미술관에 가거나 음악을 듣는 등 쉬지 않고 무언가를 찾으며 배움을 즐기는 편이에요. 또 넓은 시야와 센스, 성실함, 인내력이 필요한 직업 같아요. 저도 원래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전화를 별로 안 좋아했지만 지금은 일 때문에 전화를 정말 많이 해요. 모든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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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역까지 모두 소중해…대본리딩·첫 방송 때 성취감 제일 크죠"

캐스팅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우여곡절도 겪는다. 보통 몇 달을 앞두고 캐스팅을 진행하지만 첫 촬영 몇 주 전까지 주연 캐스팅을 확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김 디렉터는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인 새 드라마 '트레이서'의 여주인공 고아성을 캐스팅하는데 성공한 기억을 떠올렸다.

"감독님도 저도 처음부터 고아성 배우를 원했지만,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스케줄상 포기를 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제가 진행 중이던 드라마 촬영을 고아성 씨가 촬영 중인 다른 드라마와 같은 세트장에서 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우연이 운명이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드렸는데 최종적으로 출연을 결정해줬어요. 너무 기뻤죠."

지난 10년을 캐스팅 디렉터로 한 길을 걸어오며 여러 작품을 진행했다 보니 신인 때 발굴해 이제는 큰 스타로 성장한 배우들도 여럿 생겼다. 김 디렉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를 꼽아달라는 말에 '38사기동대'의 이선빈과 '황금빛 내인생'의 위하준을 언급했다. 특히 위하준은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상황. 하지만 잘 성장한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소중하다고 그는 강조해 말했다.

"저는 캐스팅을 진행한 단역배우까지 모두 소중해요. 저는 성취감 때문에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첫 대본 리딩에서 그분들이 읽어주시는 걸 보고 '내가 생각한대로 캐스팅이 잘 됐네' 하고 느낄 때, 첫 방송이 공개될 때의 그 성취감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게 크고 행복해요. 캐스팅 한 명이 잘 됐다고 성공한 캐스팅이라 생각하진 않아요.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

[사진 = YTN Star 김성현 기자]

YTN 강내리 (nrk@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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