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아는형님' 고인 물에 고작 이진호 한 방울

[Y초점] '아는형님' 고인 물에 고작 이진호 한 방울

2021.11.15.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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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아는형님' 고인 물에 고작 이진호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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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새로운 막내로 합류하는 이진호가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지난달 최창수 PD는 이진호의 '아는 형님' 합류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진호가 몰고 올 것이라던 신선한 바람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이진호의 합류는 JTBC의 장수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5년 만에 단행한 변화였다. 7인의 출연자들이 똘똘 뭉쳐 뚜렷한 캐릭터 플레이로 케미스트리를 뽐냈던 '아는 형님'. 그 판도를 뒤흔들 인물로 낙점된 이진호에 대한 기대는 합류 소식이 전해지던 그 날부터 남달랐다.

이진호는 그간 공개 코미디 무대, 예능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사랑받아왔다. 무난한 매력보다는 누구보다 개성이 강한 코미디언인 그는 갑작스러운 순간에 엉뚱한 코드의 개그를 던지며 판도를 뒤흔드는 매력이 돋보이는 인물. 그런 매력이 5년 동안 매주 방송을 해오며 머물러 있던 '아는 형님'의 판도를 뒤흔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뚜껑이 열린 지난달 30일, 이진호는 게스트로 초대된 동료 코미디언들의 응원 속에 '아는 형님'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이진호는 자연스럽게 빈 자리를 찾아 앉았지만, 그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진호와 절친한 이들을 초대했지만, 게스트들과 이진호의 '티키타카'는 방송 초반 친분을 과시하는 과정에만 그쳤다. 언제나처럼 게스트들에게 말을 걸고, 에피소드를 이끌어내고, 그들을 놀리고, '밀당'을 하는 일은 7인 멤버들의 캐릭터에 따라 진행됐다.

[Y초점] '아는형님' 고인 물에 고작 이진호 한 방울

'아는 형님'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을까. 이진호는 좋게 말해 적응을 잘했고, 달리 말해 지나치게 '아는 형님'스럽게 녹아들었다. 이진호가 가진 뾰족함은 온데간데 없고, '아는 형님' 고정 출연진 중 한 명의 몫을 일부 떼어내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이진호가 합류했지만, 여전히 강호동은 강호동 식의 개그를 하고, 김희철은 김희철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이상민은 이상민처럼 소리치고 있다.

이진호가 가진 장점 중 콩트 연기조차도 가려지는 상황이다. 콘셉트에 맞춰 콩트 연기를 뒤섞는 '아는 형님'의 후반부 코너에서도 이진호의 활약상은 적다. 공개 코미디 무대를 날아다니던 이진호의 반짝이는 연기력은 '아는 형님' 식 콩트에 희석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Y초점] '아는형님' 고인 물에 고작 이진호 한 방울

진짜 문제는 이진호의 뾰족함으로도 깰 수 없는 '아는 형님'의 습관이다. 누가 합류하더라도 달라지기 어려운 '아는 형님' 식 캐릭터 플레이, 매 번 맞춰진 듯한 '티키타카', 예상 가능한 콩트 연기 등 오랜 시간 고착화된 방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아는 형님'이 극적으로 달라지긴 어렵다.

진정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고 있는가. 기압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 바람이 불어오듯, '아는 형님'의 지나치게 안정적인 균형을 깨는 도전이 필요한 때다.

[사진제공 = JTBC]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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