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가오도,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故 강수연 영결식·발인 엄수 (종합)

[Y현장] "가오도,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故 강수연 영결식·발인 엄수 (종합)

2022.05.11.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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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가오도,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故 강수연 영결식·발인 엄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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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배우 강수연 씨가 오늘(11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강수연 씨의 영결식이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열렸다. 장례가 영화인장(葬)으로 치러진만큼 영결식은 동료 영화인들의 애도 속에서 진헹됐다.

영결식은 묵념으로 시작해 장례위원장의 인사 및 추도사, 고인 소개 영상 및 해외 영화인 추도 영상 상영, 세 번의 추도사, 추모 영상 상영, 네 번째 추도사, 유족 답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 44분 경 유족 입장을 시작으로, 조문객들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왔다. 추도사 맡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 문소리 씨, 설경구 씨 등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배우 예지원 씨, 김아중 씨, 정웅인 씨 등 동료 배우들이 차례로 입장했고 임권택 감독이 가장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고인의 관이 운구됐다.

영결식 사회는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유지태 씨는 참담한 목소리로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수연 선배님을 떠나보내는 자리에 오신 가족분들과 영화인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추도사는 김동호 장례위원회 위원장, 임권택·연상호 감독, 배우 문소리·설경구가 맡았다. 강수연 씨가 평소 아버지처럼 따랐던 인물인 김동호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수연씨, 이게 어찌된 일인가. 우리가 자주 다니던 만두집에서 만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졸지에 제 곁을 떠나다니.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가 있는가"라며 애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때 화색도 좋았고 건강하게 보였는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모스코바에서 처음 만난지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가 있는가요"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연 씨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영화제를 빛내주는 별이었고 또 섬김이었다. 스물한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더 명예롭게 더 스타답게 잘 견디며 살아왔다"라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범접할 수 없는 미모와 위용을 갖추면서, 남자 못지 않은 강한 리더십과 표용력으로 후배들을 사랑하고 또 믿음으로 따르게 하면서 살아왔다. 이제 오랜 침묵 끝에 새로운 영화로, 타고난 연기력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강수연의 모습을 보게 되리라고 누군나 믿고 기뻐했었다.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애통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당신을 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오늘 우리 곁을 떠나 천상의 별로 강수연씨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라고 추모했다.

이어 해외 영화인 추도 영상도 공개됐다. 대만 배우 제니퍼 자오 씨는 "강수연님 저희 곁을 떠났네요. 당신은 전 세계 영화계 모범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존경했고 그리워한다. 다른 세상에서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추모했다. 배우 양귀매 씨도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다. 최고 영화 예술가이며 따뜻한 친구였다. 신을 따라 아름다운 곳을 가길 기원한다. 가장 눈부신 여인이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Y현장] "가오도,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故 강수연 영결식·발인 엄수 (종합)

임권택 감독은 강수연과 영화 '씨받이'(1987)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를 함께하며 그의 전성기를 열었다. 감독은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떠나시나"라는 짧은 추도사를 남기며 눈물을 훔쳤다. 짧지만 먹먹한 추도사였다.

영화 '송어'(1999)에서 강수연 씨와 호흡을 맞춘 설경구 씨는 "강수연 선배님, 두 달 전에 오랜만에 통화하면서 할 얘기가 많으니 빨리 보자 했는데, 선배님의 추모사를 읽고 있네요"라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너무 비현실적이고 이것이 영화의 한 장면이라 해도 찍기 싫은 끔찍한 장면이다. 뒤죽박죽 추도사가 될 것 같다. 용서하고 이해하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배님의 막내고 퍼스트고 조수였다. 제게 영화를 계속 할 희망과 용기를 주셨다. 선배님은 제 영화의 사수였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이런 애정을 주신 거라 알고 있다. 우리 배우들의 스타였다. 새카만 후배들부터 한참 위의 선배들까지 다 아우를 수 있는, 거인 같은 대장부였다"라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감사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 보고싶다"며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고인과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문소리 씨는 "언니 가오도, 목소리 잊지 않을게요.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라고 말하며 오열해 보는 이들을 더욱 먹먹하게 했다.

고인의 유작인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 역시 슬픔을 고스란히 전했다. 연 감독은 "개인적인 기억 하나. 부산영화제는 신기했다. 그중에서도 현실감 없었던 건 바로 강수연 선배님이었다"라며 "어린시절 티비로만 보던 배우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그 자체가 초현실 그 자체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고인의 유작 '정이'를 언급하며 "한국영화 아이콘인 강수연 선배님과 영화를 함께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보내드리고 한번 해보자 했을 때 뛸듯이 기뻤다. 든든한 백이 생긴거 같았다"라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강수연이라는 거대한 배우와 제가 각별한 사이가 될 줄은 몰랐다"며 "영결식 끝난 후 다시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과 얼굴 마주하고 새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배우 강수연의 연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선배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선배님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마지막까지 든든한 백이 되겠다"라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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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 이후 유족의 답사가 진행됐고 영화인들은 고인과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후 유지태 씨는 "가족으로서 선배로서 후배로서 우리 모두는 강수연이라는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선배가 밝혀놓은 찬란한 빛을 따라 영화를 하게 된 후배들을 앞으로도 지켜봐 주실거라 믿는다. 선배님 보고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발인식을 위한 운구 행렬이 이어졌다. 운구 행렬의 맨 앞에는 배우 정우성 씨, 설경구 씨, 연상호 감독이 함께 했다. 유족과 고인의 지인들 모두가 슬픔의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운구 행렬을 따랐다. 배우 예지원 씨, 김아중 씨, 정웅인 씨 등이 슬픔에 잠긴 채 고인이 가는 길을 함께 했다. 몸이 불편한 임권택 감독 역시 부축을 받으며 그 길을 따라갔다.

운구차가 장례식을 떠나는 순간에도 동료 영화인들은 눈물로 고인과 작별인사를 했다. 설경구 씨, 정우성 씨 등의 후배 배우들은 침울한 낯이 아닌, 고인의 평안을 바라는 굳건한 눈길로 고인의 마지막을 바라봤다.

고인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며, 장지는 경기도 용인공원이다. 고인은 최근 연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 촬영을 마치고 약 9년 만의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한편, 강수연 씨는 지난 5일 오후 5시 40분 경 서울 강남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사흘만에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 = 오센, YTN Star]

YTN 이유나 (ly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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