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4년 만의 ‘마녀2’, 속편을 위한 속편… ‘망실’된 전작의 영광

[Y리뷰] 4년 만의 ‘마녀2’, 속편을 위한 속편… ‘망실’된 전작의 영광

2022.06.07. 오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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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실됐습니다. 제 발로 걸어 나갔어요.”

‘마녀2’에서 소녀(신시아)의 행방을 쫓는 책임자 ‘장’ 역할을 맡은 배우 이종석이 마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백총괄(조민수)을 만나 건네는 말이다. 폐기된 것이 아니라 소녀를 잃어버렸다는 그의 대사는 마치 작품을 본 관객이 감독에게 전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4년 만에 돌아온 후속편은 제 발로 길을 잃고 137분 내내 부유하다 끝내 전작의 영광을 ‘망실’하고 만다.

앞선 ‘마녀’에서 박훈정 감독은 김다미라는 최고의 원석을 발굴한 것은 물론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 연출로도 호평을 끌어냈다.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318만 관객으로 흥행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많은 관객들이 속편을 기다리는 작품 중 하나가 됐다.

[Y리뷰] 4년 만의 ‘마녀2’, 속편을 위한 속편… ‘망실’된 전작의 영광

그러나 이번 작품은 전편이 세운 여러 성취들이 무색할 정도다. 허술한 시나리오는 진부하며, 캐릭터는 허망하게 소모된다. 전작에서 느껴졌던 미스터리함과 특유의 긴장감은 이번 작품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the other one’이라는 부제처럼 영화는 새로운 ‘소녀’의 등장과 활약을 전면에 내세우는 듯하지만, 자신의 이익과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여러 집단과 인물이 난입하며 ‘소녀’의 색은 옅어진다. 1408:1 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새로운 마녀로 발탁된 신예 신시아 씨는 극의 흐름에 따라 안타깝게 소비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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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김다미 씨는 소녀와 마녀 사이를 오가며 반전의 매력을 선사,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배우가 지닌 역량 외에도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며 캐릭터의 성격이 달라지는 극의 흐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그저 밋밋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또 다른 속편을 위한 복선을 제시하는데 급급하게 전개된다. 아쉽게도 신시아 씨는 ‘마녀2’의 히로인 보다는 그저 스토리 전개를 위한 하나의 장치로서 사용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진구 씨와 박은빈 씨 같은 배우들 역시 다르지 않다. 진구 씨가 맡은 조직폭력배 ‘용두’의 쓸데없고 무의미한 말장난 속에서 관객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최근 여러 작품에서 빼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받았던 박은빈 씨 역시 그저 극의 진행을 위해 소모된다.

[Y리뷰] 4년 만의 ‘마녀2’, 속편을 위한 속편… ‘망실’된 전작의 영광

액션과 CG 역시 4년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선 느낌을 준다. 속도감 넘치는 편집과 스크린 밖으로 타격감이 전해지는 듯한 액션신으로 호평을 끌어냈던 ‘마녀’와 달리 이번 속편은 전작에서 되레 퇴보한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은 시간이 지날수록 극에 몰입할 기회를 잃고, ‘마녀2’가 누구를 위한 영화인지, 무엇을 위한 영화인지 생각하게 된다. 영화의 후반부, 마지막 10분을 보고 있노라면 결국 이번 작품이 그저 ‘마녀3’를 위한 하나의 과정처럼 느껴질 뿐이다.

박훈정 감독 연출. 신시아 씨, 박은빈 씨, 서은수 씨, 진구 씨, 성유빈 씨, 조민수 씨, 이종석 씨, 김다미 씨 등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6월 15일 개봉.

[사진 제공 = NEW]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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