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 이종건 미술감독 "한반도에 존재했던 많은 시대적 양식 모티브화"

'환혼' 이종건 미술감독 "한반도에 존재했던 많은 시대적 양식 모티브화"

2022.06.20.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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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혼' 이종건 미술감독 "한반도에 존재했던 많은 시대적 양식 모티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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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환혼' 이종건 미술감독이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술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직접 밝혔다. 이 감독은 "어떤 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에 여러 시대들의 자료들을 보면서 모티브 삼아 디자인하는 과정이 힘들면서도 즐거웠다"고 전했다.

tvN 토일드라마 '환혼'(연출 박준화/극본 홍정은 홍미란/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하이퀄리티)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

영화 '극한직업', '봉오동 전투'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종건 미술감독이 극 중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의 비주얼을 만들어낸 미술팀의 그간의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특히 이종건 미술감독은 '환혼'의 미술 컨셉을 "조선, 고려, 삼국시대 등 일정한 시대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한반도에 존재했던 많은 시대적 양식을 모티브화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디자인의 방향은 한국에 존재한 시대의 양식을 그대로 활용하기도 하고 한국 전통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 활극의 다른 방향성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미술팀의 가장 큰 숙제는 '환혼'이 그리는 가상의 나라를 구현해내는 것이었다. 배경의 특성상 미술 작업 자체가 큰 도전을 의미했다. 이종건 미술감독은 "경천대호가 있는 물의 도시 대호국은 신라 서라벌을 모티브했다. 동궁과 월자(안압지)의 풍경, 월정교 등 현재 경주의 모습과 신라 서라벌 복원도의 모습에서 운하가 흐르는 대호국의 기초적 형태를 잡을 수 있었다. 특히 가옥의 형태는 단순 단층 구조가 아닌 전통 한옥의 다양한 구조를, 가옥의 문살은 전통 꽃살문 중에서도 모던한 패턴을 보며 디자인했다"며 신라 서라벌을 기반으로 대호국을 현실화 시켜갔다고 밝혔다. 또한 대호국을 이루는 공간에 대해서는 "대호국에서도 송림은 극중 박씨 집안이 이끄는 최대 기업이자 거대한 상단을 중심으로 작은 도시처럼 형성된 생활 공동체를 이룬다. 송림 안에는 최대 교육기관 정진각, 의료기관 세죽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외 천기를 살피고 기록하는 왕실 직속 기관 천부관, 신비로운 힘을 지닌 물건들이 보관된 진요원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종건 미술감독은 준비 기간에 대해 "2020년 10월부터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해 2021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세트 시공을 시작한 걸로 기억한다"면서 "판타지 기반의 활극 디자인을 하다 보니 어떤 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에 여러 시대들의 자료들을 보면서 모티브 삼아 디자인하는 과정이 힘들면서도 즐거웠다"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함께 전했다.

이종건 미술감독은 특히 대호국 4대술사 가문의 공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힌다. 송림에 대해 "송림의 문장은 한국 전통 문장식과 전통 태극마크를 모티브로 디자인했고 본관의 웅장함을 위해 2층 구조를 선택하면서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를 모티브로 삼았다. 훈련장 내부는 한옥 구조에는 없는 복층 구조의 창조된 공간이다. 한옥에 없는 공간의 이질감을 줄이고자 화려함을 배제하고 들창, 교창, 머름 등 한옥의 모던한 특징을 이용했다. 송림의 입구는 미륵사지 당간지주를 모티브로 디자인했으며 단청의 문양을 패턴화해 조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진각 외부는 부용지의 ㅁ자 형태의 연못을 모티브로 연못이 마당 전체를 채우게 디자인했고 물 위 정자는 한옥 구조 중 지붕 이하의 구조 형태로만 디자인해 한옥 형태 안에서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봤다. 정진각 내부는 술사들이 근무하는 특수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육각의 정자가 여러 개 합쳐서 만들어진 듯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천부관의 문장은 조선 군기인 좌독기를 차용했다. 좌독기는 군의 총지위관을 상징하는 깃발이며 세상을 다스리는 통치자의 권력을 나타내는데 그 의미가 천부관을 상징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됐고 현재의 시각으로 봐도 세련된 한국 전통 깃발을 알리고자 함에 그대로 차용했다. 천부관 내부는 한옥의 부분적 형태만 기하학적으로 재해석한 창조된 공간이며 천부관은 비밀과 음모가 존재하는 공간이기에 가장 어두운 톤의 우드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세죽원 내부는 조선시대 온실이 있었다는 자료를 참조했다. 특히 2회에 등장한 진요원의 귀구 항아리는 고려시대의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를 모티브하는 등 진요원의 여러 물건들은 한국에 존재한 여러 유물을 모티브로 각 상황에 맞게 디자인됐다"며 부단한 노력의 결실을 전했다.

그런 가운데 '환혼'은 문양, 소품 등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 많았던 작품. 작업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이종건 미술감독은 "'환혼'의 세트 디자인, 문양, 소품 등의 디자인을 하면서 만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시도와 한글'"이라고 운을 뗀 뒤 "항상 작업을 하면서 과정과 결과는 아쉬움을 동반하며 '환혼'은 제 개인이 갖고 있는 기성적 사고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세트 디자인을 위해 한옥 고택의 다른 형태를 찾아 다녀 보기도 했고, 문양을 만들기 위해 전통 문장식, 꽃문살, 단청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여러 소품 디자인을 위해 박물관을 가거나 유물 자료를 찾아보며 새롭게 해본 시도에 만족한다. 특히 고증 기반의 사극이라면 한문을 사용했어야 했지만 '환혼'은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자 가상의 시대여서 한글을 적극적 차용했고 이에 만족한다. 어려운 점은 가볼 수도, 자료를 찾아볼 수도 없는 대호국의 생활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새로운 시도였기에 전부 다 어려웠다"며 녹록치 않았던 작업 과정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종건 미술감독은 "'환혼'의 대호국 모습을 만들어가는 입장에서는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향후 드라마가 나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첫 방송을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계속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첫 방송 이후 쏟아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감사를 표했다.

한편 tvN '환혼'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tvN '환혼']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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