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유희열 표절 사태...동료 작곡가들 "자기 검열은 생명"

[Y이슈] 유희열 표절 사태...동료 작곡가들 "자기 검열은 생명"

2022.06.21. 오후 4:1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이슈] 유희열 표절 사태...동료 작곡가들 "자기 검열은 생명"
AD
작곡가 겸 가수 유희열 씨가 표절 시비에 휘말린 가운데 다른 음악 작곡가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까.

유희열 씨는 최근 자신이 작곡한 곡들이 표절곡으로 제기돼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그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유명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유희열 씨는 직접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면서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 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유희열 씨의 입장문에 사카모토 류이치 씨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유희열 씨 곡은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고 유희열 씨를 감싸안았다. 사카모토 류이치 씨의 입장에도 불구, 유희열 씨가 작곡한 곡들에 대한 검증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제보가 꾸준이 이어지고 있으며 몇몇 곡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많은 커뮤니티를 통해 의심을 받고 있다.

[Y이슈] 유희열 표절 사태...동료 작곡가들 "자기 검열은 생명"

수많은 음악 업계의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A 작곡가는 "표절이라는 건 사실 애매한 부분이다. 재창작의 문제라고 보면 된다"면서 "음악을 만들 때 레퍼런스 자체가 없이 창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레퍼런스를 갖고 창작하면 너무 유사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표절 논란이 불러 일으켜지고 일반 사람들조차 들어보고 유사하네 이야기한다는 건 표절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라며 진한 아쉬움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어떤 곡을 레퍼런스로 갖고 작업을 하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원곡의 코드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멜로디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코드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 완전히 새로운 곡을 만들기 위해서는 레퍼런스 없이 시작하는 게 가장 좋다"라고 설명했다.

또 "무의식 속 나온 멜로디였다 해도 결과적으로 표절이다. 과거에도 '잠재의식적 표절'이라는 판결이 존재한다. 무의식 중에 작업한 곡이라도 원곡과 같다면 표절이 될 수 있다"며 "창작의 책임은 무한하지만 창작자의 자기 검열은 생명이다"라고 덧붙였다.

B 음악관계자 역시 "어느 정도 의도가 있었던 음악 작업이라고 보여진다. 많은 작곡가들이 레퍼런스를 한다고 해서 유희열 씨도 용납돼서는 안되는 부분이다"며 "일부 멜로디 라인만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창작하는 사람도 많고 그게 새로운 창작물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희열이라는 이름과 명성에 아쉬움이 남는 거 같아 안타깝다. 이 분의 수많은 음악 중 정말 작은 일부일텐데 왜 이렇게 작업했는지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C 작곡가의 시선 역시 같았다. 그는 "해외에서는 'A라는 곡이 없을때 B라는 곡이 나왔겠어?'라는 시선으로 표절 시비를 따진다. 그렇게 봤을때 B 곡이 탄생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 그건 표절인거고 잘못된거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빈 악보를 하나 놓고서는 절대 비슷한 곡이 나올 수 없다"며 "음악이라는 게 특정 음과 리듬, 화성 등 악기의 편곡 말고 음악의 이미지라는 게 있다. 그 이미지와 감정적인 측면이 다른 창작자에게 전달돼서 '나도 이렇게 멋진 곡 쓰고 싶다'로 끝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작곡가들은 '이런 비슷한 곡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곡을 만드는 관점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Y이슈] 유희열 표절 사태...동료 작곡가들 "자기 검열은 생명"

유희열 씨의 음악성을 이번 사태 하나로 치부할 순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건 사실. 이번 표절 시비가 어떤 방향으로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유희열의 생활음악'은 유희열 씨가 작년 8월부터 진행해 온 프로젝로, '일요일 오후', '아주 사적인 밤', '저녁 약속' 등 8곡과 연주용 악보집이 담긴 LP가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 안테나]

YTN 지승훈 (gsh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