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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④] 임지연 변호사 “곡 표절, 4마디 유사성만으로 판단하는 것 아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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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유희열 씨가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쿠아’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희열 씨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도 채 안돼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류이치 사카모토 측은 ‘아주 사적인 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유희열 씨는 ‘표절 작곡가’라는 수식어를 면치 못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표절의 피해자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법적인 대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일까. 표절의 기준은 무엇이며,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식으로 처벌해야 할까. 유희열 씨는 ‘아주 사적인 밤’의 유사성은 인정했으나 그 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수십여 개의 곡들에 대해서는 유사성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중들 사이에서도 유희열 씨의 곡이 표절을 했느냐 안 했느냐 갑론을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기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영역인 것이다.

이에 YTN 스타는 법무법인 고구려의 지식 재산권 전문 변호사 임지연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표절의 기준과 처벌, 사례들을 되짚어봤다. 아래는 임지연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Q. 법은 표절을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식으로 처벌을 하는가.

임지연 변호사 : 표절이라는 표현이 두 저작물의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한 경우 또는 단순히 아이디어가 비슷한 경우에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실제로 법에서 인정되는 저작권 침해와는 차이가 있다.

법에 따라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원저작물 중 표절되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창작성이 인정되는 저작물이어야 하고, 둘째, 문제되는 저작물이 원저작물에 의거해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고, 셋째, 문제가 되는 저작물과 원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돼야 하는 것.

[Y기획④] 임지연 변호사 “곡 표절, 4마디 유사성만으로 판단하는 것 아냐” (인터뷰)

유희열 씨의 논란과 같은 음악 저작물에서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할 때는 음악 저작물의 구성요소인 가락의 동일·유사성을 첫째로 고려하게 되고, 더 나아가 화음, 리듬. 박자, 템포 등의 요소에 대해서도 고려해 판단한다.

흔히 음악 저작물에 있어 4마디가 똑같으면 표절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도 많다. 물론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할 때 주로 멜로디 부분에 집중되는 건 맞지만, 화음이나 리듬, 음악의 형식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지 몇 마디 이상이 동일한지 양적인 부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 민사적으로 저작권 침해 정지 청구, 손해배상청구 등이 가능하고, 형사적으로는 저작재산권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 최대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Q. 표절이 친고죄라고 하는데 표절의 피해자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법적인 대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인가.

임지연 변호사 :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가 맞다. 다만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권 침해가 이루어진 경우, 저작권 등록을 거짓으로 한 경우, 저작자가 아닌 자를 저작자로 표시해 저작물을 공표한 경우에는 고소가 없어도 공소제기가 가능하다. (저작권법 제140조)

Q. 최근 들어 창작물과 관련해 표절 의혹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 때문으로 보는지.

임지연 변호사 :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저작권에 대한 지식과 인식 수준이 함양되면서 자신의권리에 대한 보호 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SNS 등의 발달로 전세계적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특정 음악과 비슷한 음악이 있는지에 대한 의견 교류가 활발해지는 과정 속에서 표절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이미 수많은 곡들이 창작돼 창작성이 인정되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는 창작의 한계도 있지 않을까 싶다.



Q. 음악창작물 쪽에서 최근 표절 의혹과 관련해 법적인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는지.

임지연 변호사 : 최근 사례로는 아기 상어 노래와 관련된 표절 의혹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건의 경우 1심 판결에서는 국내의 상어가족 노래는 표절곡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표절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는 많지만, 대표적인 분쟁 사례들은 손에 꼽힐 정도로 실제 법정 다툼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건 아마도 법적 다툼을 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일단 법적으로 표절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요건이 기본적으로 충족돼야 하는데, 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돼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다만 표절 논란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고 추상적이었던 음악저작권 침해에 관한 판단 기준이 점차 구체적으로 확립돼 온 것을 볼 때 앞으로 관련 법리도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과거 대중가요 표절과 관련된 주요 사건들이 있다면? 그 이후 판결은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

임지연 변호사 : 오래된 사건이긴 한데 2006년도에 있었던 가수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이 국내에서 법원의 판결로 가요의 표절을 인정한 거의 유일한 사례이고, 위자료로 1,000만 원 정도가 인정됐다. 그 외 2010년에는 씨엔블루의 ‘외톨이야’의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박진영 씨 작사, 작곡의 ‘썸데이’에 관한 소송이 있었는데 1, 2심에서는 저작권 침해가 일부 인정되었지만, 대법원에서 원저작물 중 표절되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의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기환송됐다. 또 2017년 경 있었던 가수 로이킴 씨의 ‘봄봄봄’에 대한 소송도 대법원까지 갔지만, 역시 원저작물 중 표절되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창작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사진=AP, 오센]

YTN star 이유나 (lyn@ytn.co.kr)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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