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헌트' 이정재 "올해, 내게 믿을 수 없는 일 일어나"

[Y터뷰②] '헌트' 이정재 "올해, 내게 믿을 수 없는 일 일어나"

2022.08.0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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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헌트' 이정재 "올해, 내게 믿을 수 없는 일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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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 씨가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이미 K스타 반열에 오른 30년차 배우는 여기서 안주하고 싶지 않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이정재 씨는 '헌트' 비하인드는 물론 최근 세계적 찬사를 받게 된 소감 등을 전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헌트'는 이정재 씨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조직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을 맞닥뜨리며 각자의 신념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우리나라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날선 대립이 주를 이룬다. 역사적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해 개연성을 뒀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다양한 액션신들은 관객들에게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이정재 씨는 평소 절친인 정우성 씨와 1998년 '태양은 없다’에서 처음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 23년 만에 다시 한 스크린 안에 담겨 주목 받고 있다. 1973년생 동갑인 두 사람은 국내 연예계에서 '청담동 부부'로 불릴 만큼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1990년대 청춘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도 두 사람은 닮아있다.

이정재 씨는 "이번에 함께 한 게 기쁘고 의미 있지만 정우성 씨는 제 출연 제의를 4번이나 거절했었다. 영화계에서 오래 전부터 ‘너희 둘 데리고 영화 찍어야 되는데’ ‘너희들 같이 뭐 좀 해 봐’ 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그런데 우리가 함께했을 때 흥행하지 못하면 작품성이라도 인정받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 연출도 하고 배우도 하면서 그런 세간의 기대를 넘는 게 어렵다는 걸 저나 우성 씨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처음 박평호 역도 원래 제 것이 아니었다. 캐스팅은 모두에게 열려있었지만 결국 제가 맡게 됐다”고 돌이켰다.

그는 "정우성 씨와 워낙 가깝다 보니 시나리오가 큰 틀에서 바뀔 때마다 한 번 씩 보여줬는데 그 주기가 보통 1년이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친구의 출연 거절에 서운한 마음이 들진 않았는지 물으니 “그런 건 없었다. 그냥 일이라고 생각했다. 저 역시 그런 과정을 오래 경험해왔기 때문에 서운하지 않았다. 만약 3번만 거절했으면 '오징어 게임'과 일정이 겹쳐 영화를 못 찍을 뻔 했다. 오히려 4번 거절해서 잘 찍었다"며 웃었다.

정우성 씨가 작품을 승낙했던 순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술에 너무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도 했다.

극중 정도와 평호 두 캐릭터는 초반부터 아주 첨예하게 날을 세우고 계단을 구르며 몸싸움을 하고 총격전을 벌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두 사람의 친분이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이정재 씨는 유난히 많았던 액션신 비하인드에 대해 "이제 몸도 무겁고 힘들어서 액션은 싫다. 계단신을 찍은 후 '아이고' 하는 소리들을 냈다”면서도 "하지만 우성씨와 제가 친하다는 걸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알기 때문에, 대립각이 점점 커져야 관객들이 저희를 보면서 ‘청담 부부’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Y터뷰②] '헌트' 이정재 "올해, 내게 믿을 수 없는 일 일어나"

이정재 씨에게 2022년은 특별하다. '헌트'는 앞선 칸 영화제에 이어 내달 열리는 토론토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 정우성 씨의 연출작인 '보호자'도 함께 가게 됐다.

또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올 초 미국 배우조합상(SAG)과 크리틱스초이스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이정재 씨는 글로벌 스타가 됐다. 다음 달 열리는 에미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이정재 씨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오징어게임’이 해외에서 이렇게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어 연기가 외국인들에게 얼마나 전달될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해외 시청자들도 즐겁게 볼 수 있게 했다고 했는데 그 자체가 훌륭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징어게임’ 시나리오가 내게 온 것은 진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성공이든 운 또는 실력, 스태프들이나 상대 연기자의 도움이 작용한다”고 했다.

또 "아이돌도 아닌데 해외에서 알아봐 주시고 외국 식당에서 서비스 음식까지 받는 배우가 됐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이제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나올 기회를 갖게 된 것 같다. 영화인으로서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갈 거다. 동료들이 축하 문자를 줄 때마다 항상 ‘다음은 당신이야’라고 답장한다"고 말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오센]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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