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내 아이돌 위협하는 사이버 렉카, 명분 있는데 방법이 없다?

[Y초점] 내 아이돌 위협하는 사이버 렉카, 명분 있는데 방법이 없다?

2022.08.12.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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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내 아이돌 위협하는 사이버 렉카, 명분 있는데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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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이 팬으로서 활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방해 요소는 무엇일까. 팬 활등을 바라보는 주변의 편견 가득한 시선, 팬 활동을 하기에 부족한 현재 재정 상태, 팬 활동보다 중요한 회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 다양한 요소들이 팬 활동을 가로 막을 것이다.

그러나 제일 아이돌 팬으로서 맥 빠지는 상황을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다. 그것도 정당한 비판이 아닌 억지로 쥐어 짜낸 비판이라면 이만큼 팬의 분노를 자아내는 경우도 찾기 힘들다.

최근 유튜브 상에는 이처럼 아이돌 팬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영상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 유튜브 채널들은 아이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각종 열애설과 멤버 간 불화설 등을 마음껏 쏟아내고 있다. 과거 안티 팬들이 한 그룹, 한 명의 멤버만 집중적으로 싫어했다면 위 성향의 유튜버들은 아이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전방위 폭격을 감행한다.

가장 악명을 떨치는 채널은 6만명 구독자를 지닌 모 유튜브다. 방탄소년단, 아이브, 엔하이픈, 에이핑크, 레드벨벳, 르세라핌에 이르기까지 이 채널에서 언급되지 않고, 피해를 보지 않은 아이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는 최근 급부상한 신인 걸그룹 멤버 두 명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부터 출처를 알 수 없는 인기 보이 그룹 멤버의 결혼설, 열애설 등을 다루고 있다. 구독자 수는 6만 정도지만 최근 6개월 동안 영상 하나당 조회수가 적어도 4~50만회를 훌쩍 넘기고 있다.

이 채널 외에도 아이돌 가십을 다룬 다수의 유튜버들이 낮은 품질의 영상에도 불구하고 그럴 듯하게 이야기를 꾸며 조회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과거 포털 연예 기사 댓글에서 가득했던 악의가 영상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이런 상황이니 팬들은 정작 영상에서 다뤄진 아이돌 당사자보다 더 억울하고 맥이 빠진다. 대체 왜 이런 유튜버들을 근절하지 못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소속사란 사람들은 뭘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 A 씨는 “익히 알려진 문제의 채널 외에도 유튜브에 아이돌을 다루는 이상한 채널들이 확산 중이다. 때문에 팬들 역시 소속사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근거 없는 루머로 인한 실제 피해를 입느냐는 질문에 “유명인들의 이름값을 이용해 조회수를 높이고 수익을 얻으려는 그런 채널들이 많이 생겼다. 정작 팬들은 그런 영상들에서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팬이 아닌 일반 시민들은 그 루머를 믿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때 발생하는 아티스트의 이미지 훼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분명한 피해 사례들이 발생 중임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먼저 유튜버를 통해 루머가 양산되고 만에 하나 기사화가 되면 이 때는 더 이상 유투버의 터무니 없는 루머 제기가 아니게 된다. 와전이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악성 댓글에도 법의 철퇴를 내리는 기조인 요즘, 왜 아이돌 시장의 문제아인 이들을 방치하는 것일까. 복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모든 소속사들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거나 진행 중일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B 씨는 “유튜브는 해외 사이트라 신상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고소를 제기하는 자체가 매우 까다롭다. 오히려 그 유튜버 쪽에서 소속사를 고소해서 신상이 노출되면 그에 대응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다. 모든 기획사들이 아마 이 부분을 가장 답답해 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여러 현실적 여건들로 인해 한동안 아이돌 판을 뒤흔드는 유튜버들의 존재는 하루 아침에 근절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가요 기획사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이 유튜버들의 의혹제기를 자체적으로 걸러서 들어줄 시민들의 판단 능력과 내 아이돌의 억울함을 대신해서 풀어줄 팬들의 적극적인 온라인 활동뿐인 상황이다.

[사진=AP]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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