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레드벨벳 웬디가 쏘아올린 작은 공, 앨범 쪼개기 이제 업계가 답해야

[Y초점] 레드벨벳 웬디가 쏘아올린 작은 공, 앨범 쪼개기 이제 업계가 답해야

2022.10.21.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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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레드벨벳 웬디가 쏘아올린 작은 공, 앨범 쪼개기 이제 업계가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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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의 웬디 씨가 팬과 나눈 소통이 여러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료 소통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이 대화에서 웬디 씨가 팬의 앨범 구매를 “한 장이면 충분하다”며 말렸기 때문.

최근 웬디 씨는 “돈 열심히 벌어서 콘서트도 가고 앨범도 사겠다”는 팬의 메시지에 “콘서트는 모르겠지만 앨범도 여러 장 사지 마요 제발”이라고 답변했다.

웬디 씨는 “요새 다들 앨범이 나오면 몇 장 팔았는지 너무 신경 쓰는 것 같은데, 그게 뭐가 중요한 건지 잘 모르겠다”며 “여러분들이 이렇게 앨범을 사니깐 앨범이 다양한 버전이 나오는 것 같다. 사지 말아보라”고 덧붙이며 팬들의 과소비를 우려했다.

실제로 웬디 씨의 지적처럼 최근 아이돌 업계, 나아가 가요계에서는 이른바 ‘앨범 쪼개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아이돌 그룹 앨범의 경우 각 버전을 나눠 앨범을 발매하고 앨범 재킷, 포토 카드 등도 버전별로 뽑아 팬들의 지갑을 무방비로 열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앨범 쪼개기는 팬사인회, 공개방송 참석, 영상통화 이벤트 등과도 직결되기에 팬들의 주머니 사정은 날로 궁핍해질 수밖에 없다. 웬디 씨는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수가 팬에게 앨범 구매를 자제 시키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대체 왜 언제부터 가수의 앨범은 CD만 들어 있으면 안 되는 일종의 화보집이 되어있으며, 최소 2~3개의 다른 버전이 나오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늘 그렇듯 성적과 기록에 얽매이는 업계의 못된 습성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음원보다 음반 판매가 중요했던 보이그룹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버전을 나눠 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음반 유통사가 신인 그룹에게도 2장 이상으로 발매하라고 권유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빌보드 차트, 국내 차트 순위, 연말 시상 등을 위해 경쟁이 과열 되다보니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숫자만 보면 90년대 말의 음반 전성시대처럼 보이지만 단일 앨범이 아니니 비교가 될 수 없다”며 “이런 과도한 앨범 쪼개기는 오히려 K팝씬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소개한 업계 관계자의 의견처럼 팬들 역시 이런 앨범 쪼개기 관행을 상술의 일종으로 본다. 또한, 이벤트 당첨과도 직결되어 있다 보니 마치 유명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만 챙기고 정작 빵은 길거리에 버리는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YTN star에 “분명히 상술로 볼 여지가 있으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 상업 예술이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즉, 어떤 식으로든 수익을 내야 살아남을 수 있고 그래야 다음 앨범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중소 업체의 경우 앨범 쪼개기는 상술이 아닌 아티스트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생존 전략의 하나”라면서 “지나친 쪼개기는 자제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업계의 파이를 키우고 많은 아티스트의 수명을 늘려 K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의견에도 강태규 평론가는 “하지만 콘텐츠 없이 앨범을 쪼개기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앨범을 아무리 쪼개고 다른 버전을 내놓아도 음악이 좋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현재 K팝을 소비하는 수용자들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만은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OSEN]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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