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이승기=마이너스 가수'? 대체 수익 정산 뭐길래...

데뷔 이래 가요계와 예능계에서 최정상으로 군림해 온 이승기 씨와 그의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이승기 씨가 지난 18년 동안 음원 수익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중 역시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지난 17일 이승기 씨는 소속사인 후크 엔터테인먼트에 내용 증명을 보냈다. 이 내용 증명에는 음원 수익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고 후크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승기 씨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고, 그에 따라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 중이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쌍방 간에 오해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권진영 후크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승기 씨의 내용증명 발송 사실에 분노해 “내 남은 인생을 이승기를 죽이는데 쓰겠다” 등의 폭언을 한 녹취까지 공개되며 쌍방의 갈등이 최고점을 찍게 됐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가요계는 물론 대중 역시 경악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른 이도 아닌 이승기 씨의 지난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만약 그가 ‘마이너스 가수’라는 프레임에 갇혀 부당대우를 받았다면,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후크 엔터테인먼트는 25일 오전에 밝힌 공식입장에서 " 이승기씨의 문제제기에 따라 후크 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 씨에게 지급한 상당한 액수의 수익 정산 내역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 중이다. 더불어 최근 한 매체를 통하여 발표된 이승기씨와 소속사간의 계약 내용(수익 분배비율 등) 및 후크 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 씨에 대하여 단 한번도 음원 정산을 해주지 않았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밝힌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분쟁의 최고 쟁점인 수익 정산 문제는 가요계에서 늘 뜨거운 논쟁의 소재였다. 유명 아이돌 그룹부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온 밴드, 솔로 가수에 이르기까지 방송에 나와 “아직 제대로 수익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과연 연예인의 수익 정산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기획사가 연예인의 음반 및 콘텐츠 제작을 위해 비용을 투자하고, 데뷔 후 일정 수준의 수익을 거두면 앞서 투자한 비용을 제외한 수익이 연예인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때문에 정산을 받고 손에 쥐는 것이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상황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가요 관계자 A 씨는 “이번 이승기 씨 사건으로 정산 시스템 자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깊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회사마다 월별로 정산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분기별로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도 있다. 아티스트들도 본인의 활동량에 따라 정산서를 회사 측에 먼저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 씨는 “그렇다고 해도 첫 정산을 받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아티스트거나 스스로 활동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정산서를 요구하는 것 자체를 어렵게 느낀다”며 “회사 차원에서 수익 정산을 해줘야 할 시기에 투명하게 정산 내역을 공개하고 설명해 주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획사는 한 명 혹은 한 그룹을 만들기 위해 어느 분야에 투자를 하고 그 비용을 정산 과정에서 제하는 것일까.

가요 관계자 B 씨는 이 같은 질문에 “생각보다 꽤 자잘한 부분까지 회사의 투자 부문으로 포함된다. 앨범을 만드는 제작비용, 뮤직 비디오 제작비용 등은 당연하고 아티스트의 몸매 관리를 위한 비용이나 외국어 학습을 위한 비용, 아티스트를 돕는 스태프 식대까지 포함된다. 이렇다 보니 수익 정산 과정에서 회사는 회사대로, 아티스트는 아티스트대로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OSEN]

YTN 곽현수 (abroad@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