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2022.12.2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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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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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자부심, ‘영웅’이라는 작품이 저에게 갖는 의미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를 포함한 배우와 스태프 들 모두가 도전했고 해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심이 관객에게 닿기를 바라며 평가를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 등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신작 ‘영웅’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웅’은 2009년 처음 무대에 오른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YTN star는 윤제균 감독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금처럼 떨렸던 적이 없어요. 떨리는데 여러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가장 큰 건 코로나 상황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개봉을 하니까 떨려요. 세계 1등 ‘아바타2’와 동시기에 개봉해서 또 떨리고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의 작품이라 또 떨립니다. 뮤지컬 영화 불모지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라 떨리기도 하네요”

20년간 영화를 만들어온 베테랑 영화인. 윤제균 감독은 이날 “떨린다”라는 말로 인터뷰의 시작을 알렸다. ‘영웅’은 그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이토록 긴장감을 안겨주는 것일까?

[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자세를 고쳐 앉은 그는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영웅’을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을 보았던 관객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목표와 전 세계가 인정할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

윤 감독은 “두 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감독인 나를 비롯해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그 목표를 공유하며 지금까지 왔다. 정말 잘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절대 쉬운 길은 가지 않았다. 허투루 찍지 않고 진심과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라며 작품의 진정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그는 작품에 나오는 모든 노래를 녹음이 아닌 현장 라이브로 고집했다. 덕분에 소음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스태프과 배우들이 한겨울에 패딩조차 입지 못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가 됐다.

이외에도 노래와 감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뮤지컬 넘버를 롱테이크로 촬영하며 한 장면에 많게는 20번까지 촬영한 에피소드 또한 윤 감독의 집요함을 보여준다. 연기에서 노래로 넘어가는 어색함과 이질감을 줄이려고 애썼다는 그의 말처럼 영화는 연출 측면에서도 꽤나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그의 진심은 14년간 뮤지컬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온 정성화 씨를 다시 한번 완벽한 안중근 그 자체로 재탄생시켰고 김고은, 나문희 씨 등의 배우를 성공적으로 뮤지컬 장르에 녹여냈다는 호평까지 끌어냈다.

그간 ‘공조’, ‘그것만이 내 세상’, ‘협상’, ‘공조2: 인터내셔날’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한 윤 감독이 안중근 의사 이야기, 그것도 한국 시장에서는 다소 약세인 뮤지컬 영화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윤 감독은 “솔직히 고백하자면 도전이라는 단어보다도 ‘영웅’에 ‘꽂혔다’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영화 제작을 결심한 그때나 지금이나 ‘영웅’과 사랑에 빠져 있다”라고 답했다.

[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뮤지컬을 처음 봤던 당시 붉어진 눈시울과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는 그는 “뮤지컬을 보고 안중근 의사가 멋있고 자랑스럽기보다 안쓰러웠다. 나였다면 저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라며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부채 의식이 영화 작업의 큰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고백했다.

이후 윤 감독은 5분 가까이 화령전투부터 단지동맹과 이토 히로부미 사살까지, 안중근 의사의 삶과 역사를 줄줄 읊었다.

그는 “만약 단순히 신파나 국뽕(극심한 국수주의나 민족주의)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다면 안중근과 이토의 대결구도를 주요 서사로 삼고, 하얼빈 거사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연출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아들이자 남편 그리고 아빠이자 친구인 인간 안중근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이며 안중근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인터뷰 말미 윤제균 감독은 예비 관객을 향한 러브콜이나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는 요청에 “그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진심이 그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 딱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영화가 안중근 의사 유해를 찾는 데 조그마한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사명감”이라고 답했다.

[Y터뷰] ‘영웅’으로 돌아온 쌍천만 신화 윤제균… “쉬운 길보다 진심이 이끄는 곳으로”

희망 관객 스코어나 작품에 대한 홍보보다 그는 마지막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중근 의사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유해를 모시고 오는 건 둘째 치고 일단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 모두가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는데 관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윤제균 감독의 뜨거운 진심만큼은 얼어붙은 국내 극장가를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연출.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등 출연.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12월 21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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