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이민정 "출산 후 감정 폭 넓어져…아들에게 '스위치' 보여줄 거예요"

[Y터뷰] 이민정 "출산 후 감정 폭 넓어져…아들에게 '스위치' 보여줄 거예요"

2022.12.31.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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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이민정 "출산 후 감정 폭 넓어져…아들에게 '스위치' 보여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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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는 배우 이민정 씨는 여전히 데뷔 때처럼 청초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다. 대신 연기하며 갖는 확신, 감정의 폭은 더 넓어진 듯 보였다. 연기 공백 동안 출산과 육아를 겪으며 엄마로서 이뤄낸 변화였다.

이민정 씨를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는 1월 4일 영화 '스위치'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 자리를 만든 것. 스크린 복귀가 꽤 오랜만이지만, 그는 특유의 밝고 털털한 매력으로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스위치'는 이민정 씨의 1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영화는 캐스팅 0순위 천만 배우이자 자타 공인 스캔들 메이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 '박강'이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서 이민정 씨는 1인 2색 연기를 펼쳤다. 초반에는 '박강'(권상우 분)과 10년 전 헤어진 후 아티스트로서 성공을 거둔 잘나가는 아티스트 '수현'으로 등장하는데, 뒤바뀐 세상에서는 결혼 10년 차 '박강'의 아내이자 생활력 만렙의 미술강사로 변신하는 것.

[Y터뷰] 이민정 "출산 후 감정 폭 넓어져…아들에게 '스위치' 보여줄 거예요"

언론 시사 후 '현실 아내'의 소탈한 모습이 위화감 없이 잘 표현됐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민정 씨는 "누구나 결혼을 하고 아기 낳고 살다 보면 다 비슷비슷하게 산다. 같이 놀고 정신없고, 특히 남자애들은 너무 뛰고 시끄럽기 때문에 엄마들끼리 모여있다가 커피 사기 내기를 하면 이기는 사람이 나갈 정도다"며 "그런 것들이 영화에서 잘 표현된 것 같고. 아역들의 나이가 제 아들과 비슷해서 같이 재미있게 놀고 해서 잘 맞았던 게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현' 캐릭터 준비 과정에서는 부담을 덜어냈다고. 그는 "후반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부분은 현실적으로 모든 엄마들이 느끼는 것도 있지만, 거기서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상상이고 꿈이라 현존하는 캐릭터가 아니어도 되니까 (표현하기에) 더 자유로웠던 것도 있다.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면 여러면들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고민했을텐데, 어렵게 접근을 안 해도 되고 어떻게 해도 익스큐즈가 되는 부분이 있어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아역배우들과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만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실제 엄마이자 아내로서의 삶에 대한 부분으로 이어졌다. 이민정 씨는 배우 이병헌 씨와 2013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 준후 군을 두고 있다. 워낙 왕성한 활동을 해온 톱스타 부부인데다, 이민정 씨가 가족과의 일상을 방송이나 SNS에서 간간이 공유한 바 있어 이번 영화 개봉을 앞두고도 가족들에게 영화를 보여줄지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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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서 이민정 씨는 어떨지 궁금해 하자, 그는 "열심히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 하는 편"이라며 "아기 때부터 애착 형성이 잘 되면 자존감도 높고, 독립심도 생긴다고 해서 아직 말을 못 할 때도 집에서 책을 30권씩 읽어주고, 앞에서 춤춰주곤 했다. 36개월 때까지 죽었다 생각하고 노력했더니 그다음이 편했다. 표현을 좀 더 빨리하니까 짜증도 덜 내고, 설명해 주면 빨리 받아들여서 나중에 편해지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모든 걸 끌어내릴 때, 제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을 정도로 제일 힘들었다. 또 아이가 잘 시간에 촬영을 하니 입안에 뭐가 5개씩 나고 그랬다. 그런데 육아는 한 레벨을 깨면 다음 더 센 레벨로 올라간다고 하더라. 나중에는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하던데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내가 선택을 해줘야 하는 지점이 있으니까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2~3살짜리 아기를 가진 엄마들한테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지 몰랐다"며 웃었다.

이렇듯 힘든 육아의 고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성장한 지점도 있다며 웃는 그는 엄마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민정 씨는 "이렇게 힘든데 애가 사랑스러우면 행복한 것"이라며 "출산 전에는 모든 게 내 위주였다면 이제는 내가 책임져야 할 한 생명체가 있고, 더 이상 내 중심이 아닌 거다. 책임감과, 감정의 폭, 내가 해내야 하는 역할이 2~3배 넓어지는 것 같다. 감정이 넓어졌다는 건 배우로서 어마어마한 장점이기도 하다. 엄마 연기를 진심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너무 좋은 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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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독박 육아에 시달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오늘도 (이병헌) 오빠가 아들을 직접 하키 대회에 데리고 갔다. 1월 1일에는 2차 대회를 하는데, 그날 제가 '스위치' 무대인사 일정이 있어서 오빠가 이번 대회를 책임지고 맡아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또 "저는 아빠들이 육아를 직접 해봐야 아이를 더 귀엽다고 생각하고, 어떤 게 힘든지 안다고 생각한다"며 확실한 육아관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이번 영화 '스위치'를 보여줄지 여부를 결정했냐는 질문에는 "보여주기로 결정했다"며 "아들이 보면서 옆에서 엄청나게 질문을 할텐데 옆자리에 누가 앉을 것이냐가 문제"라며 웃었다. 그는 "아빠가 열심히 봐야 할 것 같아 제 옆에 앉힐까 생각도 했지만, 저는 무대 인사도 해야 하고 뒤풀이도 있는데 괜찮을까 싶어서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당초 영화를 아들에게 보여줄지 여부를 고민했던 이유는 수위 때문. 그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키스신과 욕설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욕설은 '어른들이 쓰는 말 중에 제일 나쁜 말'이라는 걸 알려주고, 설명해 주면 알 것 같아서 보여주기로 했다. 아빠 영화는 죽이고, 자르고 하는 게 많아 못 보는 경우가 많으니까 '스위치'를 아주 기다리고 있다. 아빠가 출연한 작품 중에서는 '우리들의 블루스'를 봤고, 그때 되게 슬퍼했다"며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Y터뷰] 이민정 "출산 후 감정 폭 넓어져…아들에게 '스위치' 보여줄 거예요"

마지막으로 이민정 씨는 "스코어에 대한 부담은 없다. 제가 천만 배우였으면 스코어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텐데 그런 것도 없고, 게다가 10년 만이라 절대 관객 수 파이도 달라졌다. 다만, 영화관 자체에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새해 첫 한국 영화인 '스위치'가 잘 돼서 내년에 한국 영화가 더 부흥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편 영화 '스위치'는 내년 1월 4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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