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가장 행복한 순간? 지금”…‘영웅’으로 돌아온 60년 내공 나문희

[Y터뷰] “가장 행복한 순간? 지금”…‘영웅’으로 돌아온 60년 내공 나문희

2023.01.05.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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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에너지요? 나는 이 일을 굉장히 좋아해요. 지금도 저를 위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셨잖아요. 지금 이 순간이 배우로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껴요.”

국민 어머니, 모두의 할머니. 배우 나문희 씨가 영화 ‘영웅’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로 분해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에 나섰다.

지난 12월 21일 개봉한 영웅’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개봉 후부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현재 2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나문희 씨는 이번 작품에서 영웅 ‘안중근’을 키운 또 한 명의 영웅 ‘조마리아’ 여사 역할을 맡아 짧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강인한 모정을 바탕으로 거사 이후 사형을 선고받은 아들 ‘안중근’의 뜻을 지지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Y터뷰] “가장 행복한 순간? 지금”…‘영웅’으로 돌아온 60년 내공 나문희

이날 나문희 씨는 “조마리아 여사님에게 누를 끼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엄청난 분이라 어떻게 자식을 희생 시킬 수 있는지 아직도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아들이 죽을 것을 뻔히 알지만 굴하지 않고 큰 뜻대로 하라는 조마리아 여사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잘 표현하려고 했다지만, 그 속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존경의 뜻을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나에게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할 수 있는 차례가 왔는데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그에게 조금은 가까이 갔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이며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나문희 씨는 “정상화를 보낼 때도 정말 아들을 떠나보내는 것처럼 슬펐다. 어떻게 안중근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모르겠다. ‘영웅’을 통해 그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많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라는 희망도 함께 전했다.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모든 노래를 현장 라이브로 직접 부른 만큼, 나문희 씨가 부른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극의 감정을 절정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을까? 질문이 나오자 나문희 씨는 인터뷰 도중 직접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큰 뜻을 이루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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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는 내내 목이 잠겨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프다. 당시에는 목 끝까지 슬픔이 차올라서 되려 표출을 덜 했다. 속마음을 훨씬 더 슬펐고, 슬프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됐다”라며 가슴 아팠던 순간을 고백했다.

그는 “촬영을 끝내고 나서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다른 배우들이 촬영할 때 감정 잡는데 도움이 되라며 내가 부른 노래를 들려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하나 해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라며 뿌듯한 마음도 전했다.

60년이 넘는 연기 인생,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그에게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욕심과 갈망이 있을까?

나문희 씨는 “여전히 연기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대본을 받았을 때 엄두도 안 나지만 자꾸 반복해서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욕심은 내지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잘 찾아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Y터뷰] “가장 행복한 순간? 지금”…‘영웅’으로 돌아온 60년 내공 나문희

그는 “그간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는 비극적인 역할을 많이 맡았다. 하지만 다른 건 가벼운 역할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거침없이 하이킥’의 명대사 ‘호박고구마’를 외쳤다. 나문희 씨는 “호박고구마가 너무 좋다. 무겁고 무서운 것보다 호박고구마처럼 가벼운 것이 좋다. 할머니라고 무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재밌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라는 소망도 덧붙였다.

이날 나문희 씨와 함께 한 인터뷰는 마치 영화 ‘영웅’처럼 웃음과 울음을 쉴 틈 없이 오가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여전히 연기가 재미있고, 지금 이 순간이 배우로서 가장 즐겁다는 나문희 씨. 한 시대의 표상과 같은 그가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은 무엇일까. 나문희 씨의 소망처럼 한바탕 재밌게 노는 배우의 모습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길 바라본다.

[사진 제공 = CJ ENM]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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