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유령', 세련된 스파이 액션 영화란 이런 것

[Y리뷰] '유령', 세련된 스파이 액션 영화란 이런 것

2023.01.12. 오전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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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유령', 세련된 스파이 액션 영화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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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스토리, 연기가 완벽한 세 박자를 이뤄 세련된 스파이 액션 영화를 탄생시켰다. 이해영 감독의 영화 '유령'이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영화는 마이지아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하는데, 가장 큰 차이는 구성이다. 원작이 유령이 누구인지를 유추해나가게 하다 마지막에 정체를 밝혔다면, 이해영 감독은 출발 시점을 반대로 뒀다. 유령의 시점으로 영화를 시작한 것.

그렇기에 영화는 정적으로 시작되는 듯했다가, 이야기가 본격화되고 다양한 캐릭터들과 얽히면서 가속이 붙는 느낌을 자아낸다. 중간중간 유령의 정체에 대해 아리송하게 만들고 반전도 넣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냈다.

영화는 박차경(이하늬 분)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시대 경성.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인 박차경은 재력가 집안의 딸이지만, 사실은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인 '유령'으로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다.

그는 조선총독부 내의 '유령'을 잡아내려는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 분)에 의해 벼랑 끝 외딴 호텔에 갇히게 된다. 호텔에 갇힌 인물은 박차경 뿐만 아니라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설경구 분),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박소담 분),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서현우 분), 통신과 직원 백호까지 5명.

유령을 색출하거나 자신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뿐이다. 총독 암살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유령과,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은 살벌한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설경구 씨, 이하늬 씨, 박소담 씨, 박해수 씨, 서현우 씨는 캐릭터 앙상블의 진수를 선보인다. 특히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이하늬 씨, 영화 초반 야생마 같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박소담 씨가 압권이다.

이야기가 본격화되면서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진 캐릭터들 간의 액션신이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데, 설경구 씨와 이하늬 씨의 성별을 넘은 맨몸 액션신, 이하늬 씨의 장총을 사용한 액션신 등이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에 강렬함을 더하는 것은 공간과 음악이다. 주요 배경은 해안 벼랑 끝에 자리 잡은 화려한 서양식 호텔이며, 건물 내부는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압도되는 높이의 층고와 강렬한 컬러, 디테일한 소품까지 더해져 색다른 볼거리를 안겨준다.

음악은 '유령'의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 현과 피아노, 일렉트로닉을 오가는 다양한 선율이 적재적소에 들어가 캐릭터의 서로 다른 개성을 표현해냈고, 중반부 이후 액션신이 많아지며 정점을 찍는 역동성을 극대화했다.

각본/감독 이해영. 설경구 씨, 이하늬 씨, 박소담 씨, 박해수 씨, 서현우 씨 등 출연. 러닝타임 132분 34초. 15세 이상 관람가. 1월 18일 개봉.

[사진제공 = CJ ENM]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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