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아버지가 재무부 장관, 대지 900평 집 살았다"(유퀴즈)

김혜자 "아버지가 재무부 장관, 대지 900평 집 살았다"(유퀴즈)

2023.01.12. 오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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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김혜자 씨가 넘치는 연기 열정과 함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11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인생 드라마' 특집이 그려졌다.

최근 데뷔 60주년을 맞아 에세이를 발간한 김혜자 씨는 "그동안 엄마 노릇도 아내 노릇도 정말 빵점이었다. 연기 아니면 난 아무것도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나를 정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김혜자 씨는 먼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사업가 남편에 대해 "참 좋은 사람이다"라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어떡하나.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라 하더라. '축의' 같은 문구를 우리 남편은 한문을 잘 써서 '나 이거 많이 써줘요. 자기 없으면 어떡해'라는 말에 봉투를 한가득 써주고 갔다. 내가 얼마나 철딱서니가 없냐"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순대가 먹고 싶다고 하면 고급 음식점에서 순대를 사다줬다. 내가 먹고 싶은 순대는 시장 순대였는데. 그래서 투정을 부리면 밤에 나가서 그걸 또 사온다. 산책하러 가는 것처럼 슬쩍 나가니까 몰랐다. 근데 지금 그걸 잊지 못하겠다. 저는 요즘 '제가 죽으면 천국은 못 가도 문 앞가지는 데려다 주세요'하고 빈다. 천국에 있는 남편에게 '미안해. 자기 살았을 때 너무 잘못했지?'라는 말을 해야 하니까. 내게 너무 좋은 남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나보다 11살이 많아서 날 항상 어리게 봤다. 다시 만나면 내가 누나처럼 해줄 거다. 그런데 그게 무슨 소용이냐"라며 "남편을 보내는 날 관에서 꺼내서 그냥 흙에다 넣고 딱딱하게 밟는데 몸부림치면서 울었다. 밟지 말라고. 아플 것만 같았다. 바보 같지 뭐. 너무나도 좋은 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아버지에 대한 언급도 했다. 어릴 때 유복했다는 김혜자 씨는 "아버지가 재무부 장관이었다. 우리나라 두 번째 경제학 박사다. 집이 굉장히 컸다. 우리 집이 공원인 줄 알고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랬다. 거실이 200평, 대지가 900평이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주인공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다작을 하지 않는다'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혜자 씨는 "맞는 말이다. 지금은 작가들이 다 잘 쓰지만 전에는 주인공 말고 다른 배역은 주인공만큼 안 쓴다. 그러면 주인공을 해야 되지 않나. 그래서 더 주인공만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김혜자 씨는 지난 연기인생을 돌아보며 "기억력이 없어지면 그만둬야 하는 게 걱정이다. 80세가 넘어가니까. 나에게 앞으로 무슨 역이 주어질까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러니까 연기를 해야지. 생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한편 김혜자 씨는 1961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전원일기', '엄마가 뿔났다', 영화 '마더' 등에 출연해 '국민 엄마' 수식어를 얻었다. 1966년 제 2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 연기상을 시작으로, 'MBC 연기대상' 대상,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각 4번씩 받은 대기록을 세웠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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