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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일리네어→VMC, 잘 나가던 레이블들은 왜 ‘하이브’가 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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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일리네어→VMC, 잘 나가던 레이블들은 왜 ‘하이브’가 되지 못했나
넉살, 딥플로우, 던밀스 등이 소속된 VMC(비스메이저컴퍼니)가 레이블에서 다시 크루로 돌아가는 결정을 내렸다. 한 때 힙합계를 이끄는 주요 레이블 중 하나였던 만큼 이들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VMC 측은 지난 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1년에 결성한 비스메이저 크루는 2014년 컴퍼니로 전환하여 9년간 레이블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월, VMC는 그동안의 사업 전개와 모든 아티스트의 전속계약을 종료하고 다시 크루로 돌아갑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VMC의 모든 아티스트들은 FA 신분이 되어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들이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무려 9년 동안 힙합계의 유명 레이블로서 존재감을 보여온 만큼 이번 선언은 힙합 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에도 큰 의문을 자아냈다.





[Y초점] 일리네어→VMC, 잘 나가던 레이블들은 왜 ‘하이브’가 되지 못했나


[Y초점] 일리네어→VMC, 잘 나가던 레이블들은 왜 ‘하이브’가 되지 못했나

그러나 VMC 외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이와 비슷한 결정을 한 레이블들이 적지 않다. 먼저 도끼 씨와 더 콰이엇이 수장으로 있던 일리네어 레코즈가 2020년 7월 6일에 공식적으로 해체 됐으며, 팔로알토가 이끌고 허클베리피, 레디, 스월비 등이 속해있던 하이라이트 레코즈가 2022년 4월 2일 해체를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남아 있는 레이블들도 대기업 자본의 투자를 받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메바 컬쳐 지분의 상당수는 CJ ENM이 소유 중이며, 밀리언 마켓은 SM 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레이블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 역시 YG 엔터테인먼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이어뮤직레코즈 역시 CJ ENM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상황이다.

[Y초점] 일리네어→VMC, 잘 나가던 레이블들은 왜 ‘하이브’가 되지 못했나

이런 구조의 힙합 레이블들 역시 대기업 자본의 투자를 받지만 표면적으로는 창작 활동이나 레이블 경영에는 간섭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만큼 힙합 레이블에서도 SM이나 하이브 같은 독립적인 체계와 존재감을 지닌 ‘거물’이 등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레이블들은 왜 SM, YG, JYP. 하이브 같은 거목으로 자라지 못했을까. 랩이라는 한 우물만 파 온 CEO의 능력 부족이었을까. 아니면 대한민국이라는 환경이 여전히 힙합 레이블이 자랄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인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드 래퍼로 활동해 온 A 씨는 “현 시점에서 힙합 레이블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영역을 나누기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음악 시장은 K-POP을 메인으로 하는 큰 기업과 작은 기업으로 나뉠 뿐이다. 하이라이트, 저스트 뮤직, VMC 역시 크루에서 레이블화 혹은 기업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K-POP 팬들을 흡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힙합 레이블들의 변화에 대해 “미국과 달리 실생활 구석구석 힙합 문화나 정서가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장르음악을 대중에게 너무 단시간 마케팅 해서 열매를 맺으려 했었다”며 마니아층을 견고하게 다지지 않고, 유행에 편승하는 과정에서 쇠락을 거듭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Y초점] 일리네어→VMC, 잘 나가던 레이블들은 왜 ‘하이브’가 되지 못했나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존재, 힙합 관련 프로그램이 다수 탄생함에 따라 ‘힙합은 이제 마이너한 장르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공유됐다. 그러나 현직 래퍼인 A 씨는 “객관적인 수치로만 봐도 타 장르에 비해 팬의 수가 굉장히 적기도 하고 소비 연령층이 10대와 20대 초중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면서 명망 있던 힙합 레이블들의 최근 결정이 이런 콘텐츠 소비 패턴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이와 더불어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름을 날리고 ‘쇼미더머니’에 지원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되어 갔고, 레이블들이 초기에 추구하던 음악을 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해짐에 따라 미디어를 활용할 수밖에 없던 악순환, 그리고 미디어를 활용해 번 돈을 재투자해 결과물을 내놓았으나 앞서 언급한 ‘얇고도 얕은 소비층’으로 인해 좋지 못한 성적표로 이어져 각 레이블들의 금전적 손해라는 결과가 탄생한 것이다.

이에 래퍼 A 씨는 “(힙합 레이블들이) 거시적인 기획보다는 졸부가 하는 얄팍한 선택을 했다. 순간의 명예와 관심을 얻고자 하는 아티스트와 경영진이 그런 선택을 하면서 지금의 암울한 엔딩을 맞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없어진 회사들과 현재 생존한 회사들의 차이는 무엇을 생존전략으로 삼았냐로 보여지는 것이 우연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각 소속사 제공 및 SNS 캡처]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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