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오매라' 김서형 "한석규 선배와 나? 부부 케미 어울릴까 걱정했죠"

[Y터뷰] '오매라' 김서형 "한석규 선배와 나? 부부 케미 어울릴까 걱정했죠"

2023.01.17.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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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오매라' 김서형 "한석규 선배와 나? 부부 케미 어울릴까 걱정했죠"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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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딘가 꼭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을 연기해요. 김서형이 캐릭터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원하는 인물을 직접 만들어가며 연기하죠."

'배우 김서형' 하면 또렷하게 떠오르는 배역들이 있다. 다른 배우가 했으면 어땠을지 상상조차 안 되는, 진한 여운의 역할을 많이 맡았다. 흔히 '악역'이라 불리는 매운맛 캐릭터를 주로 해 온 김서형 씨는 "절대적인 악역은 없다. 그를 그렇게 만든 상황이 있었을 뿐, 제겐 모두 애처로웠다"고 고백했다.

1994년 KBS 1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연기 30년 차라는 김서형 씨는 그간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굿와이프', '기황후', '아내의 유혹'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특히 'SKY 캐슬', '마인', '아무도 모른다' 속 김서형 씨 연기는 독보적이란 평을 듣는다.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여고괴담 리부트: 모교', '악녀', '봄'에서도 활약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순한맛이다. 왓챠 오리지널 휴먼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이하 '오매라')로 시청자를 찾는다. 극중 김서형 씨는 대장암에 걸려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워킹맘 다정 역을 맡았다. 배우 한석규 씨는 이런 아내를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넘치는 요리에 도전하는 남편 창욱이다. 이혼 부부인 두 사람은 다정의 시한부 판정으로 인해 다시 만나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김서형 씨는 YTN star와 만나 '오매라'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5일 1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 '오매라' 는 강창욱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에세이가 원작이다. 김서형 씨는 아직 원작을 보지 않았다며 "어차피 책엔 다정이 분량이 많지 않다. 또 저만이 그려낼 수 있는 다정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원작을 미리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OTT 시리즈 홍수 속에서 '오매라'는 잔잔한 힐링을 선사한다. 시한부 가족 이야기지만 어둡거나 슬프지만은 않다. 무섭게 소리지르거나 우는 게 아닌, 부드럽고 여유 넘치는 미소로 자신만의 굳은 심지를 드러내는 김서형 씨 연기가 힐링에 한몫했다. 그는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좋지 않아요? 지인들과 둘러앉아 함께 보고 싶어지잖아요"라고 했다.

김서형 씨는 극중 암을 앓다가 생을 마감하지만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십 여 년 전, 저도 암으로 아버지를 갑자기 잃었어요. 이번 촬영을 하며 아버지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아버지께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끝내 못 해보고 아버지를 보냈어요. 하지만 극중 다정인 가족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눌 시간이라도 있잖아요. 슬프기만 한 게 아니라 시한부 가족에겐 그런 소중한 순간도 중요하다는 걸 담아보고 싶었어요."

아내를 위해 저염식 요리를 하는 남편 역할을 맡은 한석규 씨와 호흡은 어땠을까.

"한석규 선배님은 제 연기를 어떻게든 다 받아줄거라고 믿었기에 호흡보단 케미스트리가 더 걱정됐어요. 멜로의 종류가 다양하니 이혼 부부로 나온 저희도 멜로긴 멜로였죠. 다만 제 기존 이미지가 있으니 그걸 돌파하고 싶었어요. '내가 어떤 모습으로 가야 부드러운 선배님과 케미가 맞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극중 선배님을 엄청 사랑하려고 노력했는데, 사랑이 아주 사라진 부부는 아니었으니까요. 의리와 정이 남은 부부였죠."

김서형 씨는 연기에 대해 "애정을 넘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맡은 역할을 진짜 '사람'으로 생각하다 보니 전사는 물론 사건 이후의 방향에까지 자연스레 마음이 간다. 작가님이 인물에 대해 아주 디테일하게 알려주진 않으니 그걸 고민하며 쓰는 에너지도 엄청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쉴 때도 연기 생각이 넘칠 만큼 열정이 커서 에너지 고갈도 빠르지 않냐 물으니, 역시 심지 굳은 답변이 돌아왔다.

"남과의 경쟁이 아닌 늘 저 자신과 경쟁한다고 생각해요. '전작에 비해 너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니?'하고 스스로 묻죠. 작품 후 쉬는 기간에도 이런 저런 헤어스타일 등 다음 연기를 위해 시간을 쓰는데, 에너지 소비가 큰 건 맞지만 사실 전 그게 설레고 즐거워요.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요? 제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예요."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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