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라디오스타' 800회…"우린 여전히 건재하다" (종합)

[Y현장] '라디오스타' 800회…"우린 여전히 건재하다" (종합)

2023.01.18. 오후 2: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현장] '라디오스타' 800회…"우린 여전히 건재하다" (종합)
사진제공 = MBC
AD
"모든 프로그램에는 끝이 있습니다. '라디오스타'에도 끝은 있겠지만, 근시일 내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코미디언 김구라 씨)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18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코미디언 김국진 씨, 김구라 씨, 유세윤 씨, 안영미 씨, 이윤화 PD가 참석했다.

지난 2007년 5월 첫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MBC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시작해 'B급 토크쇼' '매운맛 토크쇼'로 사랑받았다. '황금어장'은 사라졌지만, '라디오스타'는 단독 프로그램으로 독립해 위기와 전성기를 오가며 800회까지 15년 간 MBC 대표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온 김구라 씨는 "아무래도 오래 되면 익숙하다. 그런데 16년이 됐는데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의미인데, 그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며 800회를 맞이한 소감을 덤덤히 밝혔다.

"'라디오스타'는 내 복귀작이었다"는 김국진 씨는 "나는 평범한 편인데, 라디오스타는 특이한 친구다. 그럭저럭 잘 지내면서 800회까지 왔다. '벌써 800회라고?'라는 느낌이 든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특히 그 역시 "'라디오스타'에 복귀하고 난 다음 딱 한 주만 녹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걸 보면 나도 건강하고, '라디오스타'도 아직 건강하다는 걸 느낀다"고 장수 프로그램의 자부심을 표현했다.

800회는 기록적인 숫자지만, 두 MC는 오히려 덤덤했다.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도 김구라 씨는 "매주 최선을 다해온 게 원동력"이라고 평범한 답을 내놨다. 유세윤 씨는 그런 안정감 있는 두 기둥 같은 MC를 장수의 원동력으로 꼽으며 "김국진이라는 사람이 가장 김국진다운 공간, 김구라라는 사람이 가장 김구라다운 공간이다. 형들이 편안함과 날카로움을 도맡아서 해주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라디오스타'의 800회는 그간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해왔기에 더욱 특별하다. 여러 사정으로 MC들이 갑작스럽게 하차하기도 했고,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던 날들도 있었다. 이 각종 위기에도 자리를 지켜왔던 김국진 씨는 "위기는 계속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국진 씨는 "위기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그게 진짜 위기"라며 "이 정도는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상대 프로그램이 잘 돼서 우리가 위기면 매번 위기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답게 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이 아닌가 싶다. 안정됐다는 생각도, 큰일났다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우리답게 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위기를 넘어온 비결을 밝혔다.

김구라 씨는 "윤종신 씨가 떠나면서 '하는 게 내가 재미가 없다'는 말을 했었다. 그것처럼 위기는 우리 스스로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아닐까 싶다"며 "다행히 나는 아직 그런 적은 없다. 다만 녹화가 길다는 생각은 물론 한 적이 있다. 그래도 녹화 후에는 '항상 재밌었네' 하면서 집으로 돌아간다"고 '라디오스타'에 진짜 위기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MC 조합 역시 몇 번의 변화 끝에 현재 4명의 구도가 완성됐다. 이윤화 PD는 MC 조합에 대해 "내가 모두 뒤엎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이라고 입을 열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라디오스타'다운 질문을 대본 이상으로 던질 수 있는 두 명의 OB와, 최근의 유행을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YB의 조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 중 최초 여성 MC로 주목 받았던 안영미 씨는 견고했던 MC 조합에 자리잡기까지 부담을 느꼈던 순간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안영미 씨는 "이전에 계셨던 'S오빠'(신정환 씨)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비교를 많이 당했다. 워낙 재치 있고 센스 있는 분이셨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 할 수 있을까 두려워 힘들었고, 슬럼프도 있었다"며 "게스트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을 내려놓으면서 편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라디오스타'의 위기를 말하는 데에는 '순한 맛'이 되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B급 토크쇼로 성공했던 전성기를 기억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김구라 씨는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라디오스타'를 노포에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순한 맛'이 됐다는 말도 실제 MC들을 흔드는 위기는 아니었다. 김구라 씨는 "노포가 요즘 전통도 있으면서 핫하지 않나. 우리는 다 갖춰진 상황에서 하는 토크쇼"라고 안정감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 안영미 씨는 "장수의 비결이 그 '순한 맛'"이라며 "논란이 있었으면 지금 시대에는 장수할 수 없지 않았을까. MC들이 순해졌기 때문에 더 편하게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장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국진 씨도 "과거 우리의 분위기는 게스트들에게 겨울이었을 것 같다. 요즘은 우리에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다. 두루두루 춥지만은 않다. 온기도 있는 것이 요즘의 '라디오스타'"라며 프로그램의 새로운 색깔을 이야기했다.

이윤화 PD 역시 오랜 시간 변화를 통해 마모되고, 다듬어져 만들어진 새로운 방향성을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그는 "예능 전반의 정서일 수 있지만, 게스트들에게 불편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시청자들도 불편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 '순한 맛'이라고 말한다기보다는 최대한 불편함을 드리지 않는 선에서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