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미끼' 빌런 허성태, 뻔한 악역 연기가 진짜 빌런

[Y피플] '미끼' 빌런 허성태, 뻔한 악역 연기가 진짜 빌런

2023.01.2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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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피플] '미끼' 빌런 허성태, 뻔한 악역 연기가 진짜 빌런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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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요한 역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남들보다 뒤늦게 연기를 시작해 벌써 10년의 경력을 쌓은 배우 허성태 씨가 쿠팡플레이 '미끼'의 빌런 노상천 역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노상천은 배우에게 아주 중요한 필모그래피로 남을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문제는 비중에 비해 빌런으로서 대중에게 남겨야 할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것. 여러 악역을 선보였던 허성태 씨가 또 다시 악역을 택한 것도 대중 입장에선 새롭지 않고, 뚜껑을 열어 본 허성태 씨의 악역 연기 역시 익숙하다 못해 뻔하다.

27일 저녁 8시 공개를 앞둔 '미끼'는 유사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의 범인 노상천이 사망한 지 8년 후, 그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범죄 스릴러다. 노상천이 희대의 사기꾼이 되어가던 2010년대 초반 서사와 2023년 현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시간을 오가며 그려진다.

특히 노상천은 5조 원대 폰지 사기를 저지른 후 중국으로 도피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캐릭터로, 실제 사건인 '조희팔 사건'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다. 사기를 저지르고, 주변 동료에게도 잔악한 이 악인을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작품 내용의 특성상,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위해 악인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 그러나 극 중 '최강 빌런'의 임팩트가 떨어지니 작품도 긴장감을 이끌어 내야 할 힘을 잃은 모양새다.

무대에 서서 마치 사이비 종교의 교주처럼 사람들을 홀리는 노상천의 첫 등장신부터 아쉬움은 크다. 흰 머리에 흰 정장을 입은 허성태 씨의 모습은 과거 다른 작품 속 진짜 사이비 교주였던 캐릭터를 연상케 하며 '어디서 본 듯한'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압도적인 성량과 능글거리는 화술로 청중을 압도하는 노상천을 표현하기에도 허성태 씨의 카리스마는 부족한 듯 보였다. 여기에 분장마저 어색하니, 연기는 더욱 어색해졌다.

이후 잔인한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눈 하나 깜짝 않는 노상천의 모습은 최근 어느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악역들과 다르지 않았다. 허성태 씨의 연기 역시 특별할 것이 없이 평범했다.

분량은 적었지만 강렬한 인상이 남달랐던 5년 전 영화 '범죄도시' 속 허성태 씨를 기억하고 있다면, '미끼' 속 허성태 씨의 연기는 더욱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분량도 많아졌고 극 중 중요도도 높아졌는데, 배우가 주는 임팩트는 짧게 등장했던 캐릭터들보다 흐려졌다.

오히려 허성태 씨의 새로운 발견은 노상천의 평범했던 시절이 그려진 장면에 있다. 지질했던 노상천을 연기하는 것이 오히려 버거움 없이 자연스러워 보였고, 미완성 빌런의 노상천을 애써 힘주지 않고 표현하는 연기가 예상 밖의 지점이었다. 그래서 더욱이 진짜 악인이 된 노상천은 더욱 평범하고 뻔하게 느껴질 따름이었다.

'미끼'는 허성태 씨의 연기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지점이다. 데뷔 11년 만에 맡은 가장 큰 역할인 데다가, 그간 작은 역할을 통해 쌓아온 악역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될 역할을 맡았기 때문. 이 지점을 곱씹을수록 '미끼'의 허성태 씨는 더욱 아쉽다. 그간 악역 연기를 많이 해왔기에 또 다시 택한 악역 연기에 대중의 기대치도 적지 않다는 것을 고려했다면, 그의 안전을 바랐던 선택 혹은 어디서 본 듯한 캐릭터 구축, 다소 평범함에 그친 악역 연기는 없었을 텐데.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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