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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그리고 ‘라라랜드’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지니고 있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자기 장기를 한데 모아 총집약시킨 영화 ‘바빌론’을 들고 국내 관객을 찾는다.
‘바빌론’은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과도기 당시 영화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퍼스트맨’ 이후 국내에서는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1926년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바빌론’은 스타가 되길 꿈꾸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와 ‘미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톱스타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영화계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청년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흑인 트럼펫 연주자 시드니 팔머(조반 아데포)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앞서 ‘라라랜드’에서 재즈를 통해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던 감독은 마치 재즈의 그것처럼 동일한 주제를 새롭게 변주해 선보인다. 소재는 재즈에서 영화로 바뀌었으나 다시 한번 꿈과 사랑 그리고 삶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층 더 강화하고 확장된 주제 의식을 보여준다.
영화를 다루는 영화인만큼 감독은 배우와 감독, 그리고 관객까지. ‘바빌론’이 영화라는 예술을 만들고 소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강조한다. 하지만 영화 예술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사와 헌사 그리고 존경을 보내기보다는 때때로 자조 섞인 농담과 더불어 신랄한 풍자와 해학 또한 잊지 않고 선사하며 영화 예술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과시한다.
러닝타임이 189분에 달하는 ‘바빌론’은 앞서 소개한 인물들이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겪는 사건들을 그려낸다.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정신없이 강렬하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다양한 사건들이 병렬적으로 펼쳐지고, 감독은 이를 넘치는 속도감으로 있는 힘껏 몰아붙인다.
“관객에게 같은 것만 줘서 되겠어?” “고루함을 타파한 그에게 감사할 뿐”이라는 극 중 인물들의 대사처럼 기존의 문법을 답습하는 대신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그만의 방식으로 혁신적이고 새로운 마법으로 작품을 채우는 데 힘을 쏟는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의 충격에 버금간다고 느껴질 정도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은 때때로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보았는지 정확히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다소 긴 러닝타임, 전에 없던 연출 스타일 등은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만큼 다소 높은 허들이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높은 곳에서 밝게 빛나다 바닥까지 추락한 이들과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는 이들, 찬란하면서도 어두운 시대에 대한 먹먹한 안녕은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혼신의 힘을 다해 트럼펫을 부는 시드니 팔머를 연기한 조반 아데포의 얼굴이나 관능과 매혹, 꿈과 욕망 그 자체로 보이는 넬리 라로이를 완벽히 소화한 마고 로비, 장편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선보이며 모두를 압도하는 강렬한 마지막 장면을 만들어낸 디에고 칼바 등의 연기는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될 명장면의 탄생이라 불러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영화 ‘바빌론’. 데이미언 셔젤 감독 연출.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 진 스마트, 조반 아데포, 리 준 리, 토비 맥과이어 등 출연.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89분. 2월 1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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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은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과도기 당시 영화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퍼스트맨’ 이후 국내에서는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1926년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바빌론’은 스타가 되길 꿈꾸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와 ‘미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톱스타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영화계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청년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흑인 트럼펫 연주자 시드니 팔머(조반 아데포)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앞서 ‘라라랜드’에서 재즈를 통해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던 감독은 마치 재즈의 그것처럼 동일한 주제를 새롭게 변주해 선보인다. 소재는 재즈에서 영화로 바뀌었으나 다시 한번 꿈과 사랑 그리고 삶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층 더 강화하고 확장된 주제 의식을 보여준다.
영화를 다루는 영화인만큼 감독은 배우와 감독, 그리고 관객까지. ‘바빌론’이 영화라는 예술을 만들고 소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강조한다. 하지만 영화 예술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사와 헌사 그리고 존경을 보내기보다는 때때로 자조 섞인 농담과 더불어 신랄한 풍자와 해학 또한 잊지 않고 선사하며 영화 예술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과시한다.
러닝타임이 189분에 달하는 ‘바빌론’은 앞서 소개한 인물들이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겪는 사건들을 그려낸다.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정신없이 강렬하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다양한 사건들이 병렬적으로 펼쳐지고, 감독은 이를 넘치는 속도감으로 있는 힘껏 몰아붙인다.
“관객에게 같은 것만 줘서 되겠어?” “고루함을 타파한 그에게 감사할 뿐”이라는 극 중 인물들의 대사처럼 기존의 문법을 답습하는 대신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그만의 방식으로 혁신적이고 새로운 마법으로 작품을 채우는 데 힘을 쏟는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의 충격에 버금간다고 느껴질 정도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은 때때로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보았는지 정확히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다소 긴 러닝타임, 전에 없던 연출 스타일 등은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만큼 다소 높은 허들이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높은 곳에서 밝게 빛나다 바닥까지 추락한 이들과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는 이들, 찬란하면서도 어두운 시대에 대한 먹먹한 안녕은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혼신의 힘을 다해 트럼펫을 부는 시드니 팔머를 연기한 조반 아데포의 얼굴이나 관능과 매혹, 꿈과 욕망 그 자체로 보이는 넬리 라로이를 완벽히 소화한 마고 로비, 장편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선보이며 모두를 압도하는 강렬한 마지막 장면을 만들어낸 디에고 칼바 등의 연기는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될 명장면의 탄생이라 불러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영화 ‘바빌론’. 데이미언 셔젤 감독 연출.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 진 스마트, 조반 아데포, 리 준 리, 토비 맥과이어 등 출연.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89분. 2월 1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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