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계속되는 韓 영화 고전... '아바타2' 피했더니 '슬램덩크'에 밀려

[Y초점] 계속되는 韓 영화 고전... '아바타2' 피했더니 '슬램덩크'에 밀려

2023.01.31.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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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교섭'·'더 퍼스트 슬램덩크'·'유령'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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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자본과 스타 파워를 앞세운 한국 영화들이 연달아 흥행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극장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31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만 6042명의 관객을 모아 나흘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누적 관객은 195만 명으로 이번 주 중 200만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날 박스오피스 2위는 2만 5085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교섭’이었다. 지난 18일 개봉한 ‘교섭’은 9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이후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영화의 누적 관객은 146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50만 명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교섭’과 같은 날 개봉한 ‘유령’은 분위기가 더욱 좋지 않다.

설 연휴 기간 특수가 기대됐던 것과 달리 ‘유령’은 해당 기간 박스오피스 4위에 머물렀고 이후 순위는 6위까지 추락했다. 전날 ‘유령’은 1만 347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쳐 누적 관객은 54만 명에 불과하다. ‘유령’의 손익분기점은 약 335만 명으로 현재의 속도라면 손익분기점 달성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유령’의 경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씨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했음에도 흥행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대형 대작인 ‘아바타: 물의 길’을 피해 개봉했음에도 의외의 복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도 밀려난 것.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한 영화 ‘영웅’도 상황은 비슷하다. 영화는 개봉 한 달이 지나서야 겨우 3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50만 달성은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데시벨,’ ‘압꾸정’, ‘동감’, ‘탄생’, ‘고속도로 가족’, ‘심야카페: 미씽 허니’, ‘그겨울, 나는’, ‘유포자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창밖은 겨울’, ‘탑’, ‘세이레’, ‘첫번째 아이’, ‘우수’, 12월 개봉한 ‘젠틀맨’, ‘크리스마스 캐럴’, 1월 개봉한 ‘스위치’ 등 다양한 한국 영화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소리 없이 극장에서 막을 내려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가 극장가에서 고전해온 것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천만 관객을 넘은 한국 영화는 ‘범죄도시2’가 유일하며, 지난해 판권 판매가 아닌 극장 개봉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도 ‘마녀2’, ‘헤어질 결심’, ‘헌트’, ‘한산: 용의 출연’, ‘육사오’, ‘공조2’ 등으로 10편이 채 되지 않는다.

한국 영화의 고전을 두고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지만 무엇보다 큰 요인으로 손꼽히는 것은 극장들의 관람료 인상이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는 지난 3년간 매년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영화 관람료는 전년 대비 12.6% 증가했으며 평균 관람료는 9,656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이맥스 3D 등 특별관의 경우 주말 요금이 2만 5,000원까지 치솟았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등 주요 OTT의 월 구독료가 1만 원대라는 점을 상기하면 관객들이 극장 개봉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여기에 촬영을 끝마쳤으나 엔데믹을 기다리다 미처 개봉을 하지 못한 영화들이 수십 편인 상황 역시 한국 영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며 수차례 개봉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흥행에 쓴맛을 보고 있기 때문. 다수의 영화 관계자는 “내부 시사회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관객에게도 선택받기 마련이다. 개봉을 마냥 미루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한국 영화가 부진을 끝내고 다시 한번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극장가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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