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프리뷰]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날 때 어떤 말을 남길까

[Y프리뷰]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날 때 어떤 말을 남길까

2023.02.0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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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촌'의 백미 '꽃구경', 부모와의 이별 연습
[Y프리뷰]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날 때 어떤 말을 남길까
사진 = ENA '효자촌' 10회 예고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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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식들이 알면서도 회피하고 싶은 미래, 부모와의 이별. 그 이별의 순간이 언제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부모와 자식은 이별 앞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까.

각자 수많은 말들이 입술에서 맴돌겠지만, ENA '효자촌' 속 이별 연습을 통해 들여다본 부모와 자식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엄마, 사랑해." "나는 네가 있어서 좋았다."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 위치한 촌장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ENA 예능 프로그램 ‘효자촌’ 10회 사전 시사회가 진행됐다. 본 방송은 오늘(5일) 저녁 7시 40분 공개된다.

'효자촌' 10회에서는 장우혁 씨 모자가 '효자촌'을 떠나며 이별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 등장한다. 부모와 자식의 이별 의식을 '효자촌'에서는 '꽃구경'이라고 부른다.

제작진은 갑작스럽게 장우혁 씨의 어머니를 불러 붉은 꽃봉투를 전하며 "아드님과 작별 시간이 왔다. 오늘 하루 마지막 시간을 보내보자고 아드님에게 이야기하시고, 그 시간을 준비하시면 된다"고 '꽃구경'을 안내한다.

장우혁 씨, 그의 어머니,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도 '꽃구경'은 단순히 '효자촌'을 떠나는 상황일 뿐이라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드님과의 작별 시간"이라는 한 마디에 이 가상의 작별은 묘한 분위기를 띈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 모두 이 '꽃구경'에 부모의 죽음이라는 상상을 한 꺼풀 덧씌우고 바라보게 된다.

"사람이 만나면 헤어지고, 오면 가는 거고, 너랑 내가 이제 헤어져야 안 되겠나. 좋은 추억 쌓고 간다. 아쉽기는 하지만, 너랑 나랑 이제 헤어져야지."

장우혁 씨의 어머니는 꽃구경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아들에게 전하며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의 진리를 거듭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덤덤한 표정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는 어머니를 본 장우혁 씨는 "'실제로 우리가 만났으니 이별하는 날도 있다'는 말을 돌려서 이야기하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는 두 모자(母子) 사이에는 다소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장우혁 씨가 뱉은 말은 "엄마 사랑해." 장우혁 씨의 어머니는 "우리 이 기회 없었으면, 이런 속에 있는 말도 안 해보고 끝까지 속으로만 생각하고 살았겠지"라며 평생 듣기 어려웠던 아들의 고백에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상의 이별 연습이라는 것을 거듭 생각해보려 하지만, 강가에서 이별 의식의 마지막을 치르는 두 모자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장우혁 씨의 어머니는 "건강하고 잘 살아라. 나한테는 신경 많이 안 써도 된다"는 말을 남겼고, 장우혁 씨는 자리를 떠나라는 제작진의 미션을 알면서도 "못 가겠다. 어떻게 엄마를 혼자 두고 가"라고 되뇌며 오열했다.

'효자촌'은 '짝' '나는 솔로' 등을 만든 남규홍PD가 만든 신작이다. 남PD는 연애 다음으로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느끼는 인간 관계,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효자촌'에 담았다. 이에 보는 이들은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별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어느 날 당하듯, '효자촌'의 이별 의식이 가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물을 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효자촌'은 두 모자의 '이별 연습'에 보는 이들이 한껏 몰입하게 만든다. 보는 이들 역시 인생의 끝에 맞이할 이별을 떠올리게끔 만든다. 수없이 '나는 내 부모와 헤어질 때 어떨까'를 거듭 자문하게 하고, 장우혁 씨의 모자에 나와 내 부모를 대입하게 한다. 그렇게 '꽃구경'은 '이별하지 않을 수 있는 부모와 자식은 없다'는 우리가 너무 당연해서 가끔은 잊고 사는 진리를 전한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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