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얼라인이 SM에 심은 ‘이수만 퇴진’이라는 나무 한 그루

[Y초점] 얼라인이 SM에 심은 ‘이수만 퇴진’이라는 나무 한 그루

2023.02.07. 오후 12: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초점] 얼라인이 SM에 심은 ‘이수만 퇴진’이라는 나무 한 그루
AD
SM 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게 됐다. 최근 발표된 SM 3.0 전략에 따라 SM 엔터테인먼트는 멀티 레이블 및 제작 센터 체제로 운영되며 지난 해 9월 조기 종료된 이수만 프로듀서와의 프로듀싱 계약에 의해 SM 엔터테인먼트는 유례 없는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됐다.





[Y초점] 얼라인이 SM에 심은 ‘이수만 퇴진’이라는 나무 한 그루

지난 3일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는 SM 3.0 전략에 대한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히는 자리에서 양질의 IP 제작, 해당 IP를 통해 사업적으로 수익화, 글로벌 시장에서의 IP 확장, IP를 통해 수익화 된 재무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음악 퍼블리싱 사업, 레이블의 인수, 팬덤 이코노미 비즈니스, 그리고 메타버스와 같은 신규 사업에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SM 엔터테인먼트는 제작센터/ 레이블 체제에 돌입, 소속 아티스트를 5+1개의 제작 센터로 구분하고 버추얼 아티스트의 제작 및 운영 관리를 전담하는 1개의 ‘가상 아티스트/IP 제작 센터’를 신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발표 말미에서 두 공동 대표는 창업자인 이수만 프로듀서와의 프로듀싱 계약 종료를 언급하면서 이수만 프로듀서가 SM의 주주 역할에 머무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날 발표된 SM 3.0 전략은 H.O.T, S.E.S 등을 발굴한 이래 줄곧 이수만 프로듀서의 영향력 하에 있던 SM 엔터테인먼트의 독립 선언문이자 SM 왕국을 세운 창업자와의 결별 선언문이기도 했다.

[Y초점] 얼라인이 SM에 심은 ‘이수만 퇴진’이라는 나무 한 그루

SM 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이 같은 격한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었다. 이들은 SM 엔터테인먼트 지분 1.1%를 확보한 후 SM 내부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 이수만 프로듀서와 SM 경영진을 압박했다.

얼라인이 SM 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에서 가장 문제로 삼은 것은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 기획과 SM 엔터테인먼트 간에 맞은 용역 계약이었다. 이들은 2022년 상반기에만 라이크 기획에 지급된 수수료가 114억원에 달하는 지점을 지적하고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얼라인은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 등사를 요청하면서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들이 지분투자한 관계 기업들 간의 거래 자료 등도 함께 요구했다. 줄곧 지적되어온 SM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결국 얼라인의 지속적인 압박에 SM 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 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얼라인은 SM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등 표대결을 불사한 압박에 돌입했다. 이에 SM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달 20일 공식입장을 통해 얼라인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Y초점] 얼라인이 SM에 심은 ‘이수만 퇴진’이라는 나무 한 그루

당시 밝힌 공식입장에 따르면 SM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새롭게 선임될 사외이사 3인은 사내이사 1인, 외부 인사 1인, 그리고 얼라인 측 추천 위원 1인으로 구성된 임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를 통해 추천하기로 했다. 또한, SM의 대표 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중 1인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받아들였다. SM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영적 판단을 독단적으로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또한, SM 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이사와 감사로 구성된 내부 거래 위원회를 설치하고,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관계회사, 그리고 자회사들과의 모든 거래에 관해 면밀히 검토하는 안 역시 수용했다.

이 때 합의문에서 SM 엔터테인먼트가 멀티 프로듀싱 체제로 전환함을 공식발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본사 및 자회사가 보유한 본업과 무관한 비핵심 자산들을 매각하여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안도 담겼다. 최근 발표된 SM 3.0 전략 역시 이 합의문에 기반한 셈이다.

이후 얼라인은 SM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제기 청구를 철회하고 1년간 진행해 온 공개 주주 캠페인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얼라인이 SM 엔터테인먼트의 우호적 주주로서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얼라인이 SM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이렇게 SM 제국의 정점에 늘 있을 것 같던 이수만 프로듀서가 일선에서 떠나게 됐다. 이를 두고 SM 내부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환영의 뜻을 비치고 있다. 하이브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 의식과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은 소통 문제, 불공정 관행 등이 해결될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최근 이수만 프로듀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나무 심기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번에 발표된 SM 3.0 역시 SM 엔터테인먼트의 변화를 이끌 소중한 나무 한 그루일지도 모른다. 과연 이 SM 3.0D이라는 나무 한 그루가 맺게 될 결실들은 SM 엔터테인먼트를 다시 업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YTN 곽현수 (abroad@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