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다음 소희’ 배두나… 부끄럽지 않은 필모의 정점에서

[Y터뷰] ‘다음 소희’ 배두나… 부끄럽지 않은 필모의 정점에서

2023.02.08. 오전 0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다음 소희’ 배두나… 부끄럽지 않은 필모의 정점에서
배우 배두나 ⓒ트윈플러스파트너스
AD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깊이 생각하면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떠 작품이든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필모그래피를 보면 차곡차곡, 창피하지 않은 작품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다음 소희’ 역시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품 중 한 편이죠"

‘도희야’ 이후 9년. 배두나 씨가 자신의 영화적 ‘동지’ 정주리 감독과 함께 뜨거운 영화로 돌아온다.

오늘(8일)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는 현장실습을 명목으로 콜센터로 파견돼 실적 압박에 시달리게 되는 고등학생 소희(김시은)와 그가 겪은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7년 ‘전주 콜센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지난해 한국 작품으로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공개 직후 영화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릴레이 수상 소식을 알렸고, 평단은 ‘다음 소희’에 폭발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지난 2일 배두나 씨는 인터뷰를 통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날 배두나 씨는 지난해 ‘브로커’와 ‘다음 소희’를 통해 칸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으나 잭 스나이더 감독과의 작업으로 인해 칸을 찾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며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그는 “’브로커’ 당시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영화를 함께 작업한 사람으로서 관객을 만나고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바쁘게 다니고 있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된 그는 “외국 배우들 중에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고 출연하고 싶다는 이들도 많다. 저도 덩달아 자랑스럽고 기쁘다”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정주리 감독은 앞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배두나 씨가 자신의 페르소나임을 숨기지 않았던 바, 그는 오랜만의 호흡을 맞춘 정 감독에 대해 애정과 존경의 인사도 전했다.

배두나 씨는 “너무 좋은 감독님이 더 많은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서 이민을 가신 줄 알았다. 오랜만에 하는 두 번째 작품의 시나리오를 보내주셔서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었다”라며 정 감독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전했다. 이어 “’훌륭한 감독님이 저를 다시 찾아 주신 것이 저의 연기 스타일을 좋아해 주셔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더 기쁜 칭찬처럼 느껴진다”라며 말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는 구조적으로 전반부를 소희(김시은)가 이끌고 가며, 후반부는 유진(배두나)이 주도한다. 배두나 씨는 이같은 전개에 대해 “당황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부담이 된다고 느끼며 걱정도 했지만 감독님이 짠 구조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느껴서 지지했다”라며 정 감독에 대한 신뢰도 잊지 않았다.

또한 작업을 함께 김시은 씨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너무나 매력적인 친구였다. 신인 배우들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SF 대작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그가 사회적인 메시지를 주는 ‘다음 소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배두나 씨는 “장르는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는 끌리는 것 같다”라며 “우리보다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 한 번 더 들여다보고 대신 이야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지난 2006년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괴물’을 선보이며 배두나 씨는 ‘저의 열 번째 영화’라며 담담하게 이야기했던 바 있다. 이번 영화 역시 그는 “작업할 때는 열심히 하지면 지나고 나면 놓아주려고 한다. 때문에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두나 씨는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거나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도 필모그래피를 아름답게 가꿔서 훗날 창피하지 않은 작품을 하고 싶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런 작품을 차곡차곡 쌓아왔다는 뿌듯함이 있는데, 나에게는 ‘다음 소희’ 또한 자랑스러운 작품 중 하나”라고 덧붙이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두나 씨는 이번 영화 역시 그저 자신이 출연한 다른 작품들과 다르지 않다고 했지만, ‘다음 소희’는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에도 관객들의 마음 속에서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처럼 영화가 지닌 강인한 생명력과 진한 여운을 생각해본다면 ‘다음 소희’는 그가 오랜 세월 성실하게 쌓아 올린 필모그래피의 정점처럼 느껴진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