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정수빈 "'트롤리',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다양한 연주하는 배우 되고파"

[Y터뷰] 정수빈 "'트롤리',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다양한 연주하는 배우 되고파"

2023.02.1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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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정수빈 "'트롤리',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다양한 연주하는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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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데뷔, '소년심판', '3인칭 복수', '아일랜드'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데 이어 '트롤리'로 지상파 첫 주연을 거머쥐기까지 불과 3년. 이 정도면 '괴물 신인'이란 수식어가 딱이다. 종횡무진 활약으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신예 배우 정수빈(26) 씨다.

정수빈 씨가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 종영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YTN 사옥을 찾았다. 그가 출연한 '트롤리'는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정수빈 씨는 극중 김혜주(김현주 분)의 집을 찾아온 낯선 불청객 '김수빈' 역을 맡았다. 정수빈 씨는 등장과 동시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겼고, 후반부에는 김혜주가 알지 못했던 진실을 풀어놓으며 반전을 주는 인물로 활약하며 안방에 눈도장을 찍었다.

'트롤리' 출연 전에도 정수빈 씨는 넷플릭스 '소년심판' 무면허 뺑소니 사건의 소년범 백미주, '3인칭 복수' 학교폭력 피해자 태소연, '아일랜드' 데이트폭행 피해자 이수련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진 인물을 안정적인 연기력과 개성으로 소화해냈다.

더불어 '트롤리'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작도 성공적으로 끝내면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 YTN Star와 만난 정수빈 씨는 '트롤리'에 출연하며 느꼈던 점과 배우로서 앞으로 꿈꾸는 방향성들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Y터뷰] 정수빈 "'트롤리',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다양한 연주하는 배우 되고파"

◆ "도표로 만들어 인물 서사 공부…산부인과 자문 구하기도"

사실 '트롤리' 준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초 '김수빈' 역에 낙점됐던 배우가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키면서 자진 하차했고, 제작진은 급히 대체할 배우를 찾았다. 비슷한 시기 '3인칭 복수'와 '아일랜드'를 찍고 있던 김수빈 씨가 최종 캐스팅됐고, 준비할 기간은 2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솔직하지 못한 것 같아요.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했어요. 과거 서사가 있고 비밀을 가진 채 찾아가는 역할이고, 거짓으로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제가 캐릭터를 섬세하게 찾는 과정이 필요해서, 한국사 정리를 하듯이 도표를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김수빈' 비주얼을 만들어나가는 부분도 노력이 필요했다. '3인칭 복수' 촬영에 먼저 임했던 정수빈 씨는 극중 캐릭터에 맞게 백발에 가까운 노란색으로 탈색을 했던 상황. 하지만 '트롤리'를 위해 다시 흑발로 염색을 감행해야 했다. 또 극중 임신을 한 채로 김혜주의 집을 찾는 만큼 임산부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임신을 했다가 유산을 하게 되는 인물인데, 그 소재를 불편감 없게 다루고 싶었어요. 유산 경험 이후에 여성의 몸의 변화 등을 이해하기 위해 자문을 구했죠. 아는 배우분의 누나가 산부인과 전문의셔서 질문을 정리해서 여쭤보니 잘 알려주셨어요. 덕분에 수빈이를 더 풍부하게 표현하고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Y터뷰] 정수빈 "'트롤리',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다양한 연주하는 배우 되고파"

◆ "'트롤리', 함께라면 전차를 멈출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드라마"

드라마 '트롤리'에서는 윤리학에 등장하는 '트롤리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전차에서 그대로 직진한다면 인부 다섯이 죽고, 선로를 변환한다면 옆 선로의 인부 한 명이 죽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다. 주역으로 활약한 정수빈 씨는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고 임했다고 밝혔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선배님들도 선택에 힘든 점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조금 더 따듯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심 끝에 선택한 것 같아요. 저에게는 회사, 제작진, 출연진, 시청자분들 모두가 있어야 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 함께 하면 전차를 멈추는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입니다."

이전 작 '너와 나의 경찰수업', '3인칭 복수' 등을 통해 주로 청춘의 얼굴을 보여줬던 정수빈 씨는 이번 '트롤리'를 통해 대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특히 김혜주에게 연민을 느끼는 캐릭터로 등장해 김현주 씨와 주로 호흡을 맞췄고, 박희순 씨, 김무열 씨와는 대립각을 세우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현주 선배님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으셨어요. 선배님은 다양한 연주를 하시더라고요. 제가 한 음을 낼 수 있는 배우라면, 앞으로는 선배님처럼 다양한 연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희순 선배님은 연기를 사랑하는 게 너무 느껴졌고, 순수하고 착하셨어요. 김무열 선배님은 눈이 가진 힘을 보여주셔서 저도 모르게 '눈빛이 너무 멋져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웃음)"

[Y터뷰] 정수빈 "'트롤리',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다양한 연주하는 배우 되고파"

◆"성실한 태도 강조했던 부모님…덤덤한 위로 전하는 작품 하고파"

이토록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준 신인이 어떻게 데뷔하게 됐는지가 궁금해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에 재학 중인 그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진로를 결정해야 했던 시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러 갔다가 배우의 꿈을 처음 꾸게 됐다고 한다. 무대 위 배우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고, 저렇게 연기하면 행복할까 싶어 막연히 시작하게 됐다고.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뛰어난 건 아니었다며 손사레를 쳤다.

"학창 시절 부모님은 제가 아프면 등교해서 학교 보건실에 가라고 할 정도로 엄격하셨어요. 늘 성실하게 하는 태도를 강조하셨기 때문에 입시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예종도 출중한 사람보다는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야 한다는 걸 강조해요. 끊임없이 궁금함을 갖는 성싱함이 필요하더라고요."

데뷔 이후 주로 아픔을 가진 캐릭터의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올해 역시 20대로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고, 좋은 작품으로 또다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년심판' 미주를 좋게 봐주셔서, 오디션이 주어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 성격은 많이 엉뚱하기도 하고 밝은데, 실제 성격과 닮은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나의 아저씨'나 '나의 해방일지'처럼 덤덤하고 묵직하게, '지금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컴퍼니]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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