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5분 맛보기 vs 3시간 경연... 예능, 극과 극 '파격 편성' 왜?

[Y초점] 5분 맛보기 vs 3시간 경연... 예능, 극과 극 '파격 편성' 왜?

2023.02.20. 오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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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5분 맛보기 vs 3시간 경연... 예능, 극과 극 '파격 편성' 왜?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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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은 짧게는 5분 만에 끝나고, 길게는 3시간까지도 한다. 주 타깃층이 누구냐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는 편성 시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보통 '풀버전은 유튜브에서 확인하라'는 문구가 달리는 5분 예능은, 이 정도면 그냥 예고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끝난다. 그러나 이 같은 파격 편성은 변화하는 시청 환경에 대응하는 나름의 생존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tvN은 지난 17일 신규 5분 예능 ‘그림형제’를 선보였다. 나영석 PD와 손잡은 대한민국 대표 웹툰작가 이말년, 주호민 씨가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그린 그림으로 퀴즈를 내고 인터뷰를 한다. 전체 영상은 본 방송 이후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서 공개된다.

나 PD가 연출한 또 다른 예능 '출장 십오야'도 시즌2부터는 편성 시간을 5분으로 줄이고 유튜브에 전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종영한 '신서유기 외전’,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 등도 모두 tvN을 통해 5분 분량으로 방송됐다.

이처럼 나 PD는 편성에 있어서 유튜브를 우선 순위로 두고, TV를 후순위에 뒀다. '더 보고 싶지? 궁금하면 유튜브로 들어와 봐'라고 말하는 셈이다. TV보단 OTT나 유튜브 등을 즐겨보는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시간장소에 구애 없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누리는 젊은 세대의 입맛을 공략한 것이다.

5분 예능은 최소한의 방송 시간을 활용해 시청자와 콘텐츠 사이 매개체 역할을 한다. TV 보다 제약이 적은 온라인 플랫폼이 오히려 콘텐츠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한다.


반면 중장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TV에서의 호흡이 꽤 긴 편이다. 2~3시간에 가까운 편성으로 tvN과는 정반대의 전략을 구가한다. 자신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좀처럼 채널을 잘 돌리지 않는 세대적 성향을 반영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 방송 시간은 평균적으로 2시간 30분 정도다. 같은 시청자 연령층을 노린 TV조선 ‘미스터트롯2' 방송 시간도 이와 비슷하다. 요즘 영화 한편이 약 2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트로트 예능은 영화 러닝타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종편이지만 웬만한 지상파 방송보다 높은 시청률도 방송 시간을 길게 뽑는 데 한 몫한다. 최근 '불타는 트롯맨' 9회 자체 최고 시청률은 15.2%, TV조선 '미스터트롯2' 9회의 경우 20.5%로 집계됐다. 방송사들은 시간을 늘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제 '예고편 10초, 방송 1시간'은 옛말이다. 플랫폼 다변화에 따른 융통성을 갖춘 방송사가 주목 받는 시대가 왔다. 급변하는 시청 환경에 따라 익숙해진 편성을 벗어난 방송사들의 다양한 편성 전략이 주목된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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